지자체 한방난임사업 임신성공률 부풀렸다
지자체 한방난임사업 임신성공률 부풀렸다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19.07.0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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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협회 24.9% 주장...전수조사 결과 11.2% 불과
바른의료연구소 "한방난임 유효성·안전성 미입증"

한방난임사업의 임신성공률을 놓고 진실 공방이 제기됐다. 한의계가 한방난임사업 임신성공률이 24.9%라고 발표하자 바른의료연구소는 성공률이 높은 결과만 취사선택한 것이라며 전수조사 결과 11.8%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6월 28일 보건복지부 정책연구용역 보고서(지자체 한의약 난임부부 지원사업 대상자 실태조사 최종결과 보고서)를 인용, 자자체 한방난임사업의 임신성공률이 24.9%로 의학적 보조생식술의 하나인 인공수정 임신율(13.5%) 보다 높다고 주장했다. 한의협은 2014∼2016년까지 지자체 한방난임사업을 실시한 전국의 11개 시도(20개 기초단체) 1,6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수행기관:연세대학교 원주산학협력단) 결과라고 밝혔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이에 대해 바른의료연구소는 한의협이 주장한 24.9%의 임신성공률은 20개 지자체 사업의 1,669명이 아니라, 그나마 성적이 좋은 제천시(2013년)·고양시(2011년)·익산시(2013∼2015년)·부산광역시(2014년) 등 4개 지자체의 277명을 대상으로 나온 결과만을 취사선택한 것이어서 전혀 대표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2015년 제주도·김포시 임신율 0% ▲2016년 서산시·대전서구 0% ▲2013년 화성시 5% ▲2014년 인천서구 7.3% 등 임신율이 극도로 낮은 지자체의 사업결과를 제외한 점을 짚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전국 지자체의 한방난임사업 결과를 전수조사한 결과, 2017년 29개 지자체에서 1,22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신성공률은 10.5%라고 밝혔다. 2018년 34개 지자체에서 1,358명이 참여한 한방난임사업 임신성공률은 11.8%로 드러났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지난 2년간 한방난임사업 임신성공률은 11.2%로 24.9%라는 한의협의 주장은 실제 사업의 임신율을 2배 이상 대폭 부풀려 왜곡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의계 임신·분만 추적조사 결과 신뢰 못해 

바른의료연구소는 추적조사 결과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한의협은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2014년부터 3년간 지자체 한방난임사업에 참여한 1,669명 전체를 모집단으로 추적조사힌 결과, 3개월 이내 임신율은 21.2%이며, 6개월 이내 임신율은 27.6%라고 밝혔다. 

바른의료연구소가 추적조사 내용을 살펴본 결과, 연락이 되지 않거나 조사를 거부한 사람을 제외한 613명만 추적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수조사가 아닌 1/3만 조사한 결과는 모집단의 임신율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고 지적한 바른의료연구소는 "사업에 만족한 대상자일수록 조사에 응하고, 불만족한 대상자는 조사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보고서의 추적조사 결과는 전혀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자체 한방난임치료사업 유효성·안전성 미입증

바른의료연구소는 "한방난임치료가 저출산 문제의 확실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려면 무작위 대조 이중맹검 임상시험(RCT)을 통해 한방난임치료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입증해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국내외 연구에서 이를 입증했다는 보고는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유일하게 체외수정 시 침술을 보조적으로 병행한 경우 임신성공률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역시 2013년 <Human Reproduction Update>지에 실린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 논문에서 "체외수정 시 침술 보조요법의 이득을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는 발표로 부정되고 있다는 것.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국내에서 수행된 난임 관련 한의학 치료 임상연구 경향 고찰'(대한한방부인과학회지, 2017) 논문에서 난임에 대한 한의학 치료효과를 보고한 임상문헌 50편이 최종 분석에 포함됐으나 50편 모두 대조군이 없는 비교 연구이자 증례보고 연구로서 한방난임치료의 유효성을 입증할 수 없다고 바른의료연구소는 지적했다.

보건복지부에서 현재 추진 중인 임상연구(2015∼2018년)는 비대조군·비무작위배정·비맹검 연구디자인이므로 아무리 결과가 좋더라도 임상적 의의를 부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유효성 및 안전성이 미입증된 한방난임치료로 지자체 사업을 시행하는 것은 지자체장들의 심각한 직무유기"라면서 "지자체장들이 지자체 주민들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 불법 임상시험을 시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방난임사업 침구치료비 건강보험 청구 왜?

바른의료연구소는 건강보험에서 한방 난임사업의 침구치료비를 청구하고 있는 데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2018년도 34개 지자체 중 서울 강동구 등 3곳을 제외한 지자체에서 침구치료비를 건강보험에 청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7년도 부산광역시 사업에서 215명의 대상자에게 1인당 47회의 침구치료를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지자체들은 난임여성에게 한방난임 치료비를 지원하는 것에 생색은 낼 대로 다 내고 있는데, 왜 애먼 건강보험에서 지자체 사업을 지원해야 하냐"면서 "지자체들이 대상자의 본인부담금을 면제해 주면서 건강보험에 청구를 하는 것은 의료법 제27조 제3항을 위반한 불법 본인부담금 면제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짚었다.

바른의료연구소 ⓒ의협신문
바른의료연구소 ⓒ의협신문

바른의료연구소는 "2017∼2018년 한방난임사업을 시행한 지자체의 사업결과를 전수조사한 결과, 임신성공률은 달랑 11.2%에 불과하다.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은 난임여성의 6∼8개월간 자연임신율(20∼27%)에도 훨씬 못 미치는  지자체 한방난임사업은 유효성이 없다"면서 "한의협은 지자체 한방난임사업의 임신성공률을 대폭 부풀려 왜곡하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의협에 대해서도 "8개월 동안 효과 없는 한방난임치료를 받느라 임신이 될 수 있는 골든 타임을 놓치거나, 보조생식술 금지기간 설정으로 보조생식술을 제한당하거나, 한방난임치료의 부작용을 경험하거나 등의 피해사례를 자유롭게 제보할 수 있도록 센터를 개설해 달라"고 요청한 바른의료연구소는 "피해사례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해당 지자체장에 대해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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