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현장은...동산병원 '코로나19' 전쟁을 시작하다
대구 현장은...동산병원 '코로나19' 전쟁을 시작하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0.02.2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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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보의·군의관·영남대병원 등 의료진 속속 파견…'연합군' 구축
코로나 전사들 "24시간도 부족…응원하는 시민 덕분에 힘 난다"
(사진제공:대구동산병원)
(사진 제공=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코로나19 확진 환자 수가 가장 많이 나온 대구지역이 지역거점병원을 중심으로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구시는 전쟁을 방불케 할 만큼 의료진과 방역 당국이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지역거점병원을 자처한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의료진들은 대구지역의 코로나19 확산을 막아내고, 대한민국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쳤다.

대구지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자 정부는 지난 21일 대구동산병원을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했다. 대구동산병원은 자체 의료인력을 비롯해 국군의무사령부 군의관과 전국 각지의 공보의 등의 지원을 받아 환자 치료 및 감염병 확산에 대응하고 있다.

대구동산병원은 대구·경북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자 지난 20일 지역거점병원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4월 대구시 달서구로 이전한 계명대 동산병원(성서 캠퍼스)과 대구시가 지역사회 코로나 확산 예방과 치료에 발 벗고 나서면서 대구중심지에서 2차병원으로 운영 중이던 대구동산병원을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으로 전격 결정하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대구동산병원은 지역거점병원 지정과 동시에 기존 입원환자 130여명에게 동의를 구한 후 40여명의 환자를 21일 오후부터 계명대 동산병원으로 순차적으로 이송했다. 나머지 환자들은 퇴원 및 전원 조치하면서 병원 전체를 비웠다.

환자 이송이 모두 완료된 이후, 계명대 동산병원과 대구동산병원은 비상대책본부를 꾸리고 확진자 격리병실 및 의료지원단 임시숙소 단장을 신속하게 완료하고 직원들 대상 교육하는 등 코로나19 확진자 치료를 위한 인력·시설·비품·각종 시스템 등을 갖췄다.

대구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환자 수용 및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적 위기에 두 병원 교직원이 지역민 건강수호를 위해 의료활동에 매진키로 다짐하면서 힘을 발휘했다.

대구동산병원은 현재 총 7개 병동 240병상 규모의 코로나19 확진자 전용 병실을 운영 중이다. 의사·간호사·방사선사·임상병리사 등 모두 230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대구동산병원이 지난 21일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되면서 곧바로 구급차를 이용해 코로나19 확진 환자들이 병원으로 이송돼 입원했다.
대구동산병원이 지난 21일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되면서 곧바로 구급차를 이용해 코로나19 확진 환자들이 병원으로 이송돼 입원했다.

확진 환자들은 구급 차량을 통해 쉴 새 없이 대구동산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22~25일 현재까지 218명의 환자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대구를 비롯해 경북지역에서 환자가 속속 증가하자 218여명의 확진 환자를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그러자 외부에서 협력의 손길을 내밀었다. 대구시의사회 소속 의료진과 국군의무사령부, 보훈병원 등 전국의 의료진들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이라는 목표하에 대구동산병원으로 속속 모여들어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대구동산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24일 현재 의무사령부에서 의사와 간호사 각각 10명이 파견 나왔고, 공보의도 10명이 합류했다.

이 밖에 보훈병원·근로복지공단·국군병원 등에서 의사와 간호사, 이웃 병원인 영남대병원에서 간호사 20명이 지역거점병원에 가세했으며, 대구파티마병원에서도 간호사 10명을 파견하면서 '코로나19 연합군'을 만들었다.

대구동산병원은 앞으로 확진 환자가 더 늘어나면 현재 가동하고 있는 240병상 외에 예전 900병상 규모의 병원 시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사진제공:대구동산병원)
(사진 제공=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실제로 대구동산병원은 24일 "경증환자 400∼500여명은 더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지역거점병원을 총괄하는 조치흠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장은 "현재 우리 지역에 불어 닥친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자 봉사의 마음으로 대구동산병원을 지역거점병원으로 결정했다"며 "성서 캠퍼스로 병원이 이전하기 전에는 최대 900병상을 운영했기 때문에 시설·장비 등 인프라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증 환자 이외에도 경증환자 등을 모아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대구지역 의료인들의 파견은 물론 중앙 정부 차원의 의료인력 파견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서영성 대구동산병원장도 "국가의 비상사태를 하루 빨리 극복하기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자기 일에 매진하는 교직원들이 너무 애처롭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서 병원장은 "보호구를 벗으면 땀범벅이된 의료진들이 늦은 식사를 해결하는 모습, 가족에게 혹시 전파될까봐 집에도 안들어가는 의료진들의 모습은 눈물나게 애처롭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와 함께 "지쳐있는 의료진들에게 격려와 위로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고, 시민들의 응원이 있기에 견디는 힘이 생기는 것 같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도 "응급실과 격리병원에서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끝까지 싸우자"며 "5700명의 대구시 의사 회원들은 지금 바로 선별진료소로, 대구의료원으로, 격리병원으로, 그리고 응급실로 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위기 상황에서 단 한 푼의 대가, 한마디의 칭찬도 바라지 말고 피와 땀과 눈물로 시민들을 구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의료진들의 노력을 응원하는 기부자도 늘고 있다.

고상규 대구경북병원회장이 고생하는 의료진들을 위해 떡 6박스, 생수 600병을 기증했고, 대구시의사회에서는 KF94 마스크 2만장을 지원했다. ㈜디에스티인터내셔날에서는 마스크 5000개와 무전기 50대를 지원키로 했다.

확진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 속에서 민·군·관이 합심해 의료인력을 지원하고 있지만, 확진 환자를 수용 및 관리하기에는 아직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역거점병원 내에서 확진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의료진들은 "여기가 아니면 어디에서도 해결하지 못한다"며 코로나19 확진 환자 진료와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땀방울을 쏟고 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위기 상황에서 코로나 전사들에게는 24시간이 모자랄 판이다.

대구동산병원 외부에는 경찰들이 지키고 있고,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 조용하고 한적해 보이지만, 밤새도록 불이 켜져 있는 비상대책본부와 입원 병동은 환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며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퇴근 후에도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달려가야 하기에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코로나 전사들은 24시간 대기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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