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 준비 마무리
최대집 회장 "잃어버린 의사 자존심 되찾자"
문재인케어와 전면전을 선포한 의료계가 휴일 도심 한복판에서 대규모 의사 집회를 연다.
대한의사협회는 20일(일) 오후 1시부터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제2차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를 개최한다.
'문케어 저지와 중환자 생명권 보호 대회'를 명칭으로 한 이번 궐기대회는 정부의 문재인케어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며 작년 12월 10일 열린 제1차 대회에 이어 열리는 두 번째 전국 집회다.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천명하고 당선된 최대집 의협회장이 임기 시작 3주 만에 전국 단위 대규모 집회를 여는 것은, 문재인케어의 '비급여 전면 급여화' 정책에 대한 의료계의 강한 거부감과 급박한 정서가 반영된 것이다.
특히 지난 11일부터 의정협의가 재개됐으나 의협이 장외 투쟁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은 궐기대회를 계기로 끌어모은 투쟁 동력으로 배수의 진을 쌓아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회의 의미가 큰 만큼 일선 회원의 참여 열기도 높다. 약 3만 명이 모인 1차 대회와 비교해 최대 두 배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국 16개 시도의사회는 궐기대회 참여 준비를 마치고 집회 당일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대부분 지역에서 1차 대회 보다 많은 수의 회원이 참여 예정인 것으로 알려보다.
서울시의사회의 경우 산하 25개 구의사회에서 각각 약 300명의 회원이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련병원 전공의와 봉직의도 과거와 달리 높은 관심과 공감을 보이는 분위기다.
경상남도의사회 관계자는 "각종 행사를 미리 잡아 놓은 의대 동문회 등이 궐기대회 참여를 위해 행사를 취소했다.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여행 계획을 세운 회원도 일정을 연기했다는 소식도 들여오고 있다"고 전했다.
집행부는 회원의 참여 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최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일선 수련병원과 전문과목 학회·의사회를 직접 방문하며 문재인케어의 문제점과 이를 저지하기 위한 의료계 투쟁 방향을 전하고 궐기대회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해왔다.
지난 12일에는 청와대 100m 앞에서 우천 속 1인 철야 시위를 진행하며 "제2차 총궐기대회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의사집회가 될 것이다. 6만 명 이사의 의사들의 단합된 의지가 청와대 인근을 뒤덮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국민 홍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의협은 18일 자 주요 일간지에 광고를 게재하고 문재인케어는 포퓰리즘 정책이며, 결국 보험재정의 파탄을 불러와 건강보험료의 급격한 상승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대집 회장은 전국 회원에게 보낸 서신문에서 이번 궐기대회에 대한 열기의 정도가 앞으로 의료계 투쟁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타협으로 연명해온 행태를 떨쳐버리고 이제는 과감히 승부해야 할 시기다. 의사로서 계속 살아갈 것인지를 묻는 중차대한 문제다. 압도적인 참여율만이 답이다"라고 말했다.
또 "의사로서 잃어버린 자존심을 되찾아오겠다는 의지만 갖고 집회에 나와달라. 집회와 시위와 표현의 자유를 당당히 누리며 오랜 무력감과 좌절감을 씻어내자"고 호소했다.
대회는 오후 1시 의협 정성균 대변인과 홍순원 대외협력이사의 개회선언을 시작으로 최대집 의협회장의 개회사, 이철호 의협 대의원회 의장과 박홍준 서울특별시의사회장의 격려사에 이어 △이필수 전라남도의사회장 △노만희 대한개원의협의회장 △이향애 한국여자의사회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안치현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의 연대사 순으로 진행된다.
이후 참여자 전원이 대한문부터 세종 로터리, 광화문 로터리, 내자 로터리, 신교 로터리, 효자치안센터로 이어지는 약 2.5km를 도보 행진한 뒤 청와대 앞 100m 지점에서 집회를 한다. 이곳에서 백진현 전라북도의사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드리는 건의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 회장의 마무리 인사 뒤 시위대가 대한문으로 복귀하는 오후 5시경 대회가 마무리된다. 서울의대 문하늘, 연세의대 춤동아리 매버릭스 등의 공연도 있을 예정이다.
의협은 대회 당일 집회 장소 인근에 '국민을 위한 무료 진료 상담실'을 열어 전문의 10명이 시민을 상대로 각종 건강 상담을 할 예정이다. 상담실은 영국대사관 초입부터 서울특별시의회 사이에 설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