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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사=공공재" 발언에, 최 공공 김 공공 SNS 패러디 봇물
정부 "의사=공공재" 발언에, 최 공공 김 공공 SNS 패러디 봇물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0.08.1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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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협 '예비 공공재 회원여러분' 서신…'국시 거부 협의체' 구성!
(사진=pixabay) ⓒ의협신문
(사진=pixabay) ⓒ의협신문

"의사는 그 어떤 직역보다 공공재라고 생각한다"…정부 발언에 투쟁 열기 '고조'

정부 발언 속에 등장한 '공공(재)'가 때아닌 의료계 핫 유행어로 등극하는 웃픈(웃기지만, 슬픈) 헤프닝이 발생하고 있어, 이목을 끈다.

대한민국 의사들이 4대악 의료정책(△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한방첩약급여화 시범사업 △영리 추구 비대면진료 정책)에 반발, 14일 전국의사 총파업을 앞둔 가운데 보건복지부 관계자의 "의사는 공공재"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투쟁 열기를 오히려 고조시키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의대생 대표단체인 의대협은 '예비 공공재 회원여러분…'으로 시작하는 대회원 서신을 통해 국시 거부 협의체 구성과 집단 휴학 현황 파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헌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이 10일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와의 인터뷰에서 "의사는 그 어떤 직역보다 공공재라고 생각한다"고 발언, 의료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

'공공재(public goods, 公共財)'는 모든 사람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재화 또는 서비스로, 그 재화와 서비스에 대해 대가를 치르지 않더라도 소비 혜택에서 배제할 수 없는 성격을 가진다(출처=두산백과).

하지만, 의사들은 국가가 의사의 교육, 수련, 개업 취업, 의료행위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의 위험, 그리고 법적 책임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책임도 지고 있지 않음을 꼬집고 있다. 국가가 언제부터 의료의 공공성을 인정했느냐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최 공공 오셨는가?"…"아이고, 김 공공 님 안녕하세요?"

온라인에서 의사들이 정부의 '공공재' 발언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페이스북 캡쳐 편집) ⓒ의협신문 홍완기
온라인에서 의사들이 정부의 '공공재' 발언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페이스북 캡쳐 편집) ⓒ의협신문 홍완기

A개원의는 [의협신문]과의 대담에서 "어제오늘 의사 커뮤니티에서 '공공재'가 유행어로 자리 잡았다. 어디에서나 공공재 이야기가 계속됐다"고 전했다. 특히 "서로를 '최 공공', '김 공공' 등으로 부르며 인사하는 모습도 많이 보였다"고 덧붙였다.

실제, 온라인에서 의사들이 정부의 '공공재' 발언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한의원협회는 12일 공식 SNS에 '대한민국 의사들은 공공재가 아닙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이미지를 업로드했다. 많은 의사들이 해당 이미지를 공유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B의사는 개인 SNS에 '전국에 계신 공공재 여러분, 오늘도 공공스러운 하루 되세요…공공재 낳은 우리 엄마는 나라에서 상 안 주나요?'라는 글과 [의협신문]에서 보도한 '보건복지부 "의사는 공공재…의대 정원 확대, 정부 의지 강경' 기사를 함께 게재했다.

해당 글은 채 하루가 되기 전에 300여 명의 공감을 얻었다.

C의사는 "공공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진실된 사람이었느냐"는 패러디 글귀를 남기며 "나는 공공재다"라는 문구를 함께 남겼다. 댓글에는 '공공재 함부로 까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호구돼 본 적 없었나?'라는 '재 패러디' 글이 생산되기도 했다.

'의사들 술자리 게임을 앞으로 공.공.재.빵∼ 으악∼'이라는 글이 있는가 하면 '의사가 공공재? 국가가 내 학비, 기숙사비, 책값, 생활비 줘봤나?', '나는 부모가 날 낳아주고 키워주고 내 노력으로 의사가 된 줄 알았는데 국가가 나를 만들어줬다는 걸 이제 알게 됐다' 등의 글도 눈에 띈다.

D의사는 "'의사는 공공재' 발언은 인간 모독이다. 인간에게 어떻게 공공재라는 표현을 쓸 수 있는가?"라며 "의사를 언제든 필요에 따라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 그렇게 해도 되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는 공공의 재화나 서비스라고 보는 개념이다. 이건 말실수가 아니다. 인간에 대한 모독"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존경하는 예비 공공재 회원여러분…' 의대협 '국시 거부 협의체' 구성·동맹 휴학 현황 파악 등 선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회장 조승현)는 12일 대회원 서신을 공개했다. ⓒ의협신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회장 조승현)는 12일 대회원 서신을 공개했다. ⓒ의협신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회장 조승현)는 12일 대회원 서신에서 "존경하는 예비 공공재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예비 공공재 협회 회장입니다"라며 '공공재' 패러디 대열에 합류했다.

의대협은 서신문에서 의사 국가시험 거부 결의체를 구성하는 한편, 동맹 휴학에 대한 현황조사를 함께 진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의대협은 "현재 회원분들이 내어주시는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도록 전 단위 내 국시 거부 및 동맹휴학에 관련해 현황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단위 내 마지막 학년 대표분들과 국시 거부 결의체를 구성하여 내부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일련의 조치들은 회원들의 강경한 의지와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함이라고도 전했다.

의대협은 "대의원회를 통해, 커뮤니티를 통해, 협회 창구를 통해 건네주신 회원분들의 많은 의견을 전달받았다. 의사 국가시험을 막 접수한 의과대학 최고 학년 회원분들의 시험 취소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도 전달받았다"면서 "그러한 선배들의 움직임에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단체 휴학도 불사할 것이라는 타 학년 회원분들의 목소리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7일 대전협 주관 '젊은 의사 단체행동'에 수많은 학생 회원분들이 참여해주셨다. 예상을 훌쩍 넘는 분들이 와주셔, 인도로 밀려날 만큼 수많은 전공의 선생님들과 학생이 모였다"며 "하지만 되돌아온 것은 학생들의 목소리에 아랑곳하지 않는 강경한 정부의 의지였다. 잘 보았다. 학생들이 포기할 줄 아셨나 보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감사하게도 절대로 멈추지 않겠다는 열기가 느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의대협은 앞서 3일 전국 의대생 비상사태를 선포, 대한전공의협의회 파업 일이었던 8월 7일 금요일부터 대한의사협회 파업 일인 8월 14일 돌아오는 금요일까지 40개 전 단위 수업 및 실습 거부를 진행하고 있다.

의협, 14일 전국의사 총파업 '독려'…"후배들이 모욕 다시 겪지 않도록!"

대한의사협회는 11일 전 회원 문자에서 정부 '공공재' 발언에 대해 "의사를 '도구' 취급하는 정부의 일방통행과 오만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분노했다.

의협은 "의사를 '도구' 취급하고 공장을 세워 원하는 대로 찍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정부의 일방통행과 오만을 우리가 계속 지켜만 봐야 하겠는가? 우리의 후배들이 또다시 일생동안 이런 모욕을 견디도록 지켜만 보시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의사 인력증원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시작된 의료계 투쟁은 7일 젊은 의사 단체행동을 통해 포문을 열었다. 대전협이 진행한 설문에서는 전공의 95%가 14일 총파업에도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의대생들 역시 7일부터 14일까지 강의와 실습을 거부하는 등 젊은 의사들의 강경 투쟁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의사는 공공재"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개원가와 병원계까지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의협은 11일 전국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요양병원의 장들에게 공문을 보내 소속 의사들이 14일 전국의사 총파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투쟁 동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공문에서 "전공의뿐만 아니라, 분만, 응급, 투석, 입원환자 및 중환자 담당의 필수인력을 제외한 모든 교수 및 전임의, 전문의들이 함께 14일 총파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외래진료 및 수술 및 시술, 검사 등의 일정을 조정하는 등 조치를 취해주기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김대하 의협 대변인은 "젊은 의사들의 열기가 병원으로 확산되고 있다. 의대생, 전공의뿐만 아니라 대학병원의 전임의들도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는 만큼 개원가와 교수사회의 선배들도 응답할 것"이라면서 14일 전국의사 총파업에 전 직역을 망라한 의사들의 결집력을 예상했다.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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