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올 하반기 전국 41개 지역서 '원격의료' 추진
복지부, 올 하반기 전국 41개 지역서 '원격의료' 추진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9.08.2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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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 의사-방문간호사 원격의료·방문간호사 처방전 대리수령·처방약 전달 시범사업 시행
의료계 "원격협진 주장은 거짓말...즉각 중단해야" ...복지부, 의료계 반발에 '난색'
백진현 전북의사회장 등 지난 16일 임원은 최근 원격의료지원 시범사업 추진 계획을 밝힌 완주군보건소를 항의방문하고, 시범사업 계획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의협신문
백진현 전북의사회장 등 지난 16일 임원은 최근 원격의료지원 시범사업 추진 계획을 밝힌 완주군보건소를 항의방문하고, 시범사업 계획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의협신문

보건복지부가 올 하반기(일부 지역 9월)부터 전국 17개 지방자치단체 41개 의료취약지에서 보건소 의사와 방문간호사 간 원격의료, 방문간호사의 처방전 대리수령, 및 처방약 전달을 허용하는 '원격의료지원 시범사업'을 시행할 계획이어서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의료계는 해당 사업이 의료법상 의료인 간 원격협진 허용 범위를 벗어난 명백한 의료법 위반으로 판단, 총력을 기울여 저지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19일 전국의사대표자회의에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지난 7월 발표한 대정부 6대 요구안 즉 ▲문케어 전면적 정책 변경 ▲진료수가 정상화 ▲한의사 의과 영역 침탈 근절 ▲의료전달체계 확립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의료에 대한 국가재정 투입 등에 '규제자유특구 원격의료 추진 즉각 중단'을 추가하고, 정부가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전국의사총파업을 결행하겠다고 경고했다.

최근 중소기업벤처부가 발표한 강원도 원주시 규제자유특구 원격의료 추진 계획의 핵심은 의사(의원급)-환자 간 원격의료, 방문간호사 처방전 대리수령 및 처방약 전달 허용 등이다.

그런데 보건복지부까지 규제자유특구 원격의료와 유사한 시범사업을 전국 보건소를 통해 추진하겠다고 나서면서, 의료계의 대정부 투쟁 열기에 기름을 붓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원격의료지원 시범사업 추진 예정 지역 중 한 곳인 전라북도 완주군은 오는 9월부터 완주보건소 산하 운주·화산보건지소 등 두 곳에서 원격의료지원 시범사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백진현 전라북도의사회 등 임원진은 완주군보건소를 항의방문하고 즉각적인 사업 중단을 요구했다.

백진현 회장은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 16일 완주군보건소 관계자들과 만나 간담회를 했다. 문제의 사업을 즉시 중단하지 않는다면 의료법 위반으로 고발함과 동시에 원격의료 저지를 위해 모든 수단을 다해 투쟁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백 회장은 "불법 원격의료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확실한 의료전달체계 수립과 환자이송시스템의 질적 개선 등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특히 보건복지부가 힘없는 공중보건의를 원격의료산업 육성의 도구로 삼으려는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협도 16일 성명서를 내어 보건복지부를 맹비난했다. "원격의료 지원 시범사업은 방문간호사를 통한 형식을 취했지만 궁극적으로 환자에 대한 처방까지 원격의료로 할 수 있어 간호사를 앞세웠을 뿐 의료법상 금지된 환자와 의사 간 원격의료의 범주로 볼 수 있다"며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나아가 "의료취약지의 노령인구에 대한 고민으로 이동지원서비스, 지역의사회와의 공조를 통한 방문진료서비스 도입에 대해 법적 문제와 진료 안정성 등을 논의하는 가운데 확인된 정부의 독단적 정책 추진으로 의사와 정부 간의 신뢰, 의료의 발전을 위한 협력관계에 깊은 골을 형성했다"고도 꼬집었다.

A 지역의사회 임원은 해당 사업의 현행 의료법 위반 소지를 조목조목 짚었다.

A 임원은 "방문간호사에 의해서 모바일 의료기기를 사용해 원격의료를 시행한 후 발급한 처방전을 방문간호사가 대리수령을 할 경우에는 일단 세 가지 현행법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이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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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의료법 시행규칙에 의해 원격진료 시에는 원격진료실을 갖춰야 하는데 방문진료는 규정된 원격진료실에서 행하는 원격의료가 아니기에 불법 여부를 가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방문간호사는 처방전 대리수령인의 범주(직계존속·비속, 배우자 및 배우자의 직계존속, 형제자매, 노인 의료복지시설 종사자 등)에 속하지 않기에 위법 여부를 가려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더불어 "거동불편자에 대한 판단에서 지난 8월 4일에 통과된 의료법 개정안에는 ▲동일한 질병으로 재진할 경우 ▲장기간 처방이 동일해 변화의 가능성이 적은 경우 ▲거동이 불편한 사유를 입증할 증빙서류(입원확인서, 소견성 등)를 가지고 내원한 경우 ▲주치의 판단 시 안정성이 인정된 경우 등 네 가지 요건을 모두 만족하고, 해당 네 가지 항목에 부합하지 않는 비해당자에게 진료·치료 행위를 하게 하거나 거짓으로 진료비를 청구해 금고 이상의 형을 받는 등의 의료법을 위반한 경우 현행 50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과징금을 대폭 상향 조정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부연했다.

의료계의 지적에 대해 보건복지부도 자세히 해명했다.

오상윤 보건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장은 일단 원격의료지원 시범사업에 보건소 의사와 환자를 직접 방문한 방문간호사와의 원격진료 허용, 방문간호사 처방전 대리수령 및 처방약 전달 내용이 포함됐음을 인정했다. 다만,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한 강원도 규제자유특구 원격의료 추진 계획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오 과장은 "원격의료지원 시범사업이 강원도 규제자유특구 원격의료 추진 계획과 다른 점은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강원도 사업의 경우 의사-환자 간 원격모니터링을 허용하고 상담을 한다. 방문간호사의 처방약 대리수령, 처방약 전달도 허용한다"면서 "그러나 원격의료지원 시범사업은 보건소 의사-방문간호사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것이지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모델이 아니다. 이런 사업을 의료취약지 몇 군데에서 한다고 해서 의료계가 우려하는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방문간호사는 (현행 의료법에서 의료인 간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물리적 공간에서 원격협진을 하는 것은 아니고, 환자 가정으로 직접 찾아가 (간호사도 의료인이기 때문에 의료인 간) 원격협진을 하는 것"이라며 "의료계가 우려하는 것(의사-환자 간 원격의료가)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의료법 등 위반 소지에 대해서는 "이 사업 전제는 시범사업이라는 것이다. 현행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라 제한된 지역에서 한정된 환자를 대상으로 (해당) 시범사업을 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 방문간호사 처방전 대리수령 및 처방약 전달에 대해서는, 법(의료법과 약사법)에 모든 것이 세세하게 돼 있지 않아 그간 의약품 대리수령 등은 유권해석으로 풀어오던 부분도 있었다. 지자체에 시범사업 관련 지침을 내려 보낼 때도 이 사업은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른 시범사업임을 명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법상 원격의료를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시설, 장비에 관해서도 "의료법 시행규칙에 관련 두 가지 조건이 있다. 원격진료실과 데이터 및 화상을 전송·수신할 수 있는 단말기, 서버, 정보통신망 등의 장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라며 "해당 시행규칙 해석에 있어, 현재 기술 발전에 따라 데이터 및 화상을 전송·수신할 수 있는 단말기, 서버, 정보통신망 등의 장비만 갖춰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과장은 끝으로 "시범사업의 취지는 의료취약지의 거동이 불편한 환자에게 좀 더 편리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그런 부분에 있어서 필요하다면 의료계와 협의하면 제도를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의료계와 의견이 다른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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