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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 전공의 투쟁 '불' 붙일까?
'원격의료' 전공의 투쟁 '불' 붙일까?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9.08.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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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이 '행동' 했을 때 파국"…'강력 투쟁' 암시
이승우 대전협 회장 "땔감에 '원격의료' 기름 부어"
2014년 3월 10일 전공의 파업 당시, 의협 회관에 집결한 전공의들의 모습 ⓒ의협신문 김선경
2014년 3월 10일 전공의 파업 당시, 의협 회관에 집결한 전공의들의 모습 ⓒ의협신문 김선경

"기형적인 의료체계에서 묵묵히 희생을 감내하며 수련받고 있던 전공의들이 '행동'하게 됐을 때의 파국을 현 정부가 그저 턱을 괴고 목도하고자 한다면,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원격진료' 정책을 그대로 추진하기 바란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7월 25일 성명서에서 '원격의료 추진'에 대한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전공의들의 '행동'이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 단체 행동에 대한 경고도 담았다.

의협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는 7월 2일 투쟁을 공식 선포하고, 본격적인 단체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의쟁투 단체행동의 파급력은 전공의들의 '파업' 투쟁 참여 여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A의사는 익명 댓글을 통해 "전공의만 파업해도 충분하다. 전공의가 파업하지 않으면 파업은 무의미하다는 얘기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의견을 달기도 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7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의쟁투에 대한 강력 지지를 선언했다.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자의 3분의 2 이상이 '의쟁투 지지 성명'에 동참했다.

하지만, 의협이 예고한 '총파업'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파업'을 포함한 전공의들의 '강력 투쟁' 참여 여부는 8월 임시총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이승우 대전협 회장은 "전공의 총파업도 가능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선 의쟁투가 전공의들이 좀 더 공감할 수 있는 로드맵과 아젠다를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대집 의협 회장 겸 의쟁투 위원장은 지난 17일 서울지역 전공의 대표자들과 비공개로 만났다.

이승우 대전협 회장은 비공개 만남 직후 [의협신문]과의 통화에서 "전공의들은 의사들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기조에 대부분 동감하고 있다. 똘똘 뭉쳐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제는 전공의들이 피부로 와 닿는, 개선 필요성을 절감하는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이슈, 핵심 아젠다에 주력해야 한다"고 밝힌 이승우 대전협 회장은 "이를 통해 전공의뿐 아니라 국민도 투쟁 필요성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승우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7월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의쟁투에 대한 강력 지지를 선언했다. ⓒ의협신문
이승우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7월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의쟁투에 대한 강력 지지를 선언했다. ⓒ의협신문

기자회견부터 대표자 만남까지, 전공의들은 '강력 투쟁' 동참을 위해선, 이슈나 효과적 아젠다가 중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해 왔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의사-환자 원격의료'라는 큰 둑을 터트렸다.

정부는 24일 현행 의료법상 금지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강원도에 한해 규제특구 사업의 일환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강원도 격오지 만성질환자 중 재진환자를 대상으로 1차 의료기관에서 원격으로 모니터링, 내원 안내, 상담·교육, 진단·처방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원격의료' 허용 발표에 의료계는 크게 반발했다.

대전협 역시 "전국의 1만 6천 전공의들은 환자의 편에 서서, 양심적 진료를 하는 꿈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의 치졸한 행태에 모든 방법을 강구해 대응할 것"이라며 '강력 투쟁'을 예고했다.

의쟁투 출범 이후 대전협 스스로 '강력 투쟁'을 예고한 것이다. 앞서 '강력 투쟁' 의 필요조건으로 제시한 '강력한 이슈'의 등장이다. 

'원격의료' 추진이라는 정부 정책이 전공의들이 '강력 투쟁 참여' 여부에 불을 붙이는 모양새다.

이승우 대전협 회장은 [의협신문]과의 통화에서 "현장에 있는 전공의들의 개별적인 의견을 다 들어보진 못했지만, 주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려가 상당히 크다"며 "원격의료 문제는 '뜨거운 감자'다. 정부에서는 일정 부분까지 제한을 두겠다고 하지만, 하나가 시행되고 나면, 점차 영역이 넓어질 거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원격진료는 얼굴을 보지 않고, 진료하겠다는 것이다. 진단·처치의 리스크를 상당히 높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에 300명 정도만 시범적으로 한다고 했지만, 1명이라도 의료사고가 생기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며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소재 문제를 먼저 짚었다.

이승우 대전협 회장은 "'원격진료'를 보건복지부가 아닌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축이 돼 추진하고 있다"면서 "국민의 생명이 달린 '진료' 영역을 기업의 규제를 완화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데 우려가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원격진료'가 투쟁에 대한 불씨에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도 내놨다.

"앞서 발표한 '의쟁투 지지 성명서'에서도 밝혔듯, 전공의들은 단합·조직화가 돼 있다. 투쟁의 배에 올라탈 준비가 된 상태"라면서 "8월 총회에서 파업을 포함한 논의를 진행될 예정이다. '원격진료'는 투쟁의 불을 지피는 화두가 됐다. 땔감을 모아, 불을 지피 수 있을지 고민하던 차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총회 때 원격진료에 대한 부분도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업'을 포함한 전공의 투쟁 로드맵은 8월 24일 정기총회 전후로 열리는 공청회에서 심도있게 논의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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