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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19 17:45 (화)
모든 연차 전공의 '무기한 파업' 돌입…"누가 가운을 벗겼나!"
모든 연차 전공의 '무기한 파업' 돌입…"누가 가운을 벗겼나!"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0.08.2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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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43개 수련병원 전공의, '가운 벗기' 행사 "우리 목소리 들어달라"
서울대병원 전공의 81% 참여…투석실·선별진료소 등 코로나19 대응 인력 잔류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은 23일 오전 8시. 서울대병원 대한의원 분수대 앞에서 가운벗기 및 성명서 낭독 행사를 진행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은 23일 오전 8시. 서울대병원 대한의원 분수대 앞에서 가운벗기 및 성명서 낭독 행사를 진행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23일. 전국 전공의들이 3차 파업을 완성했다. 기간은 무기한. 필수 의료를 포함한 그야말로 전면적 파업이다.

전공의들은 21일 의대 정원 확대를 포함한 의료정책에 반발해 연차별로 순차적 업무 중단을 시작했다. 그리고, 23일 레지던트 1, 2년차를 끝으로 무기한 파업 로드맵을 완성했다.

전공의들은 23일 전체 연차 전공의 3차 파업을 완성하면서 '가운 벗기' 및 '성명서 낭독' 행사를 진행했다. 전국 수련병원에서 낭독된 성명은 모두 같았다.

전공의들은 성명서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염려가 큰 시기에 환자분들께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정부의 태도와 별개로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최선을 노력을 기울이겠다. 방역에 저희가 필요하다면 즉시 그곳으로 달려가겠다"고 먼저 약속했다.

이어 "우리 국민들은 자주 의사를 만나고, 가장 빨리 의사를 만날 수 있는 나라에 살고 있다"며 의대 정원 확대의 불필요성을 짚은 뒤 "효과가 검증된 중요한 약들을 국민들이 더 싸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한약을 싸게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면서 한방첩약급여화 추진의 불합리성을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는 10년 뒤 20년 뒤 보건의료 행방을 결정할 정책을 의사들의 의견도 묻지 않고 추진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더이상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삼으며 수백억에서 수조원에 이르는 세금과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미래가 걸려 있는 중대한 정책을 졸속으로 추진하는 것을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현장 의사들의 목소리를 들어 달라. 젊은 의사들이 '오죽하면' 병원 밖으로 나오게 됐는지 한 번만 귀 기울여달라"면서 "의료정책 결정 과정에 현장 전문가 목소리가 반영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행사에는 전국 43개 수련병원 전공의들이 동참했다.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은 23일 오전 8시. 서울대병원 대한의원 분수대 앞에서 가운벗기 및 성명서 낭독 행사를 진행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은 23일 오전 8시. 서울대병원 대한의원 분수대 앞에서 가운벗기 및 성명서 낭독 행사를 진행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협신문]은 23일 오전 8시. 서울대병원을 찾았다. 대표의 성명서 낭독이 끝난 뒤 전공의들은 일렬로 줄을 서서 한 명씩 가운을 벗고, 퇴장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고려, 40여명의 전공의만 행사에 참석했다.

젊은 의사 단체행동 관계자는 "서울대병원 전공의 81% 정도가 참여한 것으로 집계했다. 펠로우 등 나머지 20% 정도의 인력은 ICU, 분만실, 투석실, 선별진료소 등 코로나 대응 인력으로 남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중엽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행사 직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white-coat-off 행사는 의료계와 정부가 제대로 된 대화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전국 전공의들이 오늘을 기점으로 병원 업무를 모두 중단하고, 나온다는 것을 알리는 차원에서 마련됐다"며 "마음이 착잡하고,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22일, 보건복지부가 의대 정원 확대·공공의대 신설 추진을 수도권 코로나19 상황 안정화 이후로 유보하겠고 발표한 데 대해 "신뢰할 수 없다"며 전면 재논의 입장을 거듭 촉구했다.

김중엽 대표는 "유보, 보류라는 단어는 사실 말만 바꾼 거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1시간만 유보해도 유보라 할 수 있다. 신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의사 수가 늘어야 하는지, 줄여야 하는지를 의료계와 원점에서 논의해야 한다. 전면 재논의 입장이 나온다면, 언제든지 파업을 철회할 것"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상황에서, 진료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선별진료소, 코로나 대응 병동에는 전공의들이 전부 들어가 있다. 제외되지 않았다"면서 "병원 요청에 맞춰 다 (전공의들이)들어가 있다. 코로나 방역이나 환자 보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분명히 했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코로나 시국에 왜 이런 걸(파업을) 하냐고 한다. 그걸 뒤집어서 얘기하고 싶다. 왜 정부는 의료계와 상의 없이 코로나19 시국에 일방적으로 이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가?"라며 "힘은 정부에 있다. 이에, 키도 정부가 가지고 있다. 정부가 전면 재논의하겠다는 입장으로 나온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울산대병원 전공의들이 23일 병원에서 가운벗기 행사에 앞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의협신문
울산대병원 전공의들이 23일 병원에서 가운벗기 행사에 앞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의협신문
부산대병원 전공의들이 23일 병원 앞에서 가운벗기 및 성명서 낭독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의협신문
부산대병원 전공의들이 23일 병원 앞에서 가운벗기 및 성명서 낭독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의협신문
강북삼성병원 전공의들이 23일 병원 앞에서 가운벗기 행사에 앞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의협신문
강북삼성병원 전공의들이 23일 병원 앞에서 가운벗기 행사에 앞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의협신문
부산동아대병원 전공의들이 23일 병원 로비에서 가운벗기 및 성명서 낭독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의협신문
부산동아대병원 전공의들이 23일 병원 로비에서 가운벗기 및 성명서 낭독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의협신문
국제성모병원 전공의들이 23일 가운벗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의협신문
국제성모병원 전공의들이 23일 가운벗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의협신문
신촌세브란스병원 전공의들이 23일 병원 로비에서 가운벗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의협신문
신촌세브란스병원 전공의들이 23일 병원 로비에서 가운벗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의협신문
가톨릭의료원 전공의들이 23일 오전7시 서울성모병원 본관 정문 앞에서 가운벗기 및 성명서 낭독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의협신문
가톨릭의료원 전공의들이 23일 오전7시 서울성모병원 본관 정문 앞에서 가운벗기 및 성명서 낭독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의협신문

가운 벗기 및 성명 낭독 행사는 서울에서만 ▲강남성심병원 ▲강북삼성병원 ▲건국대병원 ▲경희대병원 ▲고대구로병원 ▲고대안암병원 ▲노원을지대병원 ▲누네안과병원 ▲삼육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의료원 ▲에이치플로스양지병원 ▲연세의료원 ▲원자력병원 ▲한양대병원 등 17개 병원에서 진행됐다.

강원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춘천성심병원, 경기지역은 ▲고대안산병원 ▲부천세종병원 ▲아주대병원 ▲일산 백병원 ▲한림대성심병원, 광주·전라지역에서는 ▲원광대병원 ▲전남대병원 ▲전주예수병원이 동참했다.

대구·경북에서는 ▲대구가톨릭대병원 ▲영남대병원, 대전·충청지역은 ▲건양대병원 ▲순천향대천안병원 ▲충남대병원 ▲충북대병원 마지막으로 부산·울산·경남에서 ▲고신대복음병원 ▲대동병원 ▲동국대경주병원 ▲부산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울산대병원 ▲진주경상대병원 ▲창원경상대병원 ▲해운대백병원 ▲동아대병원 등 10개 병원이 행사를 진행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전공의 전면 파업 전날인 22일, 의대 정원 확대·공공의대 신설 추진을 수도권 코로나19 상황 안정화 이후로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의료계는 '유보'라는 모호한 표현으로는 파업 국면을 돌릴 수 없다고 분명히 하며 사실상 거절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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