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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 판도라 상자 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원격의료' 판도라 상자 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8.07.2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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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스스로 '적폐 정책'으로 규정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재추진 의사 밝혀
초기 대면 진료 전제..."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는 않을 것...단계마다 의료계와 협의"

ⓒ의협신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의협신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원격의료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다시 열어 젖혔다.

초기 대면 진료를 전제로 사후관리에는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혀, 의료계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박 장관의 발언으로 의료계는 또 한 번 소용돌이가 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진행 중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즉 문재인 케어 관련 의정 실무협의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의 문제 발언은 취임 1주년을 맞아 가진 19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나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박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원격의료를 허용하지 않으면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 의료기술이 그 지위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급속하게 의료기술(원격의료 기술 포함)이 발전함에 따라 의료환경이 변하고 있는데, 원격의료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의료기술 발전에 저해요소가 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물론 파업까지 언급하며 원격의료를 강력히 반대해온 의료계를 의식해 전제를 달기는 했다.

박 장관은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전부 개방하자는 것이 아니라 초기에는 의사가 환자와 대면 진료를 하고, 이후 정기적인 관리를 원격의료를 활용해서 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또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추진 단계마다 의료계와 충분히 상의하겠다며 일방적으로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 장관의 원격의료 관련 발언은 상황에 따라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추진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배석했던 강도태 보건의료정책실장도 이런 해석을 확실하게 부인하지는 않았다.

ⓒ의협신문
강도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의협신문

강 실장은 2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박 장관께서 (의사- 환자 간 원격의료를) '한다', '안 한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한 것은 아니다.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규제 개선 차원에서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 (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왕진 등), 여러 가지 우려되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 우선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시행되고 있는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추이를 봐가면서, 의료계 등과 논의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이해했다"며 모호하게 답변했다.

또한 "일반적인 의료기술 발전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의료기술 발전 경향 등을 볼 때 지금의 높은 기술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강 실장은 '보건복지부가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라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사실상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다시 추진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가 정부 부처에 지난 정부 시절 적폐 정책을 찾아 보고하라고 했을 때, 보건복지부는 원격의료를 적폐 정책으로 선정해 보고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도 역시 즉답을 피했다.

강 실장은 "예전에도 지금도 의료계가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일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현재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을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의료계의 반대)에 대해서 의료계와 충분히 얘기가 되면 추진을 검토해 볼 수도 있지 않겠냐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박 장관과 강 실장의 원격의료 관련 발언은 매우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 추진에 대한 의지를 여전히 꺾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는 측면에서 향후 의료계의 대응에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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