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행정법원
비현실적인 요실금 요류역학검사 기준을 둘러싼 법정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제12부는 A씨가 보건복지부 장관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2016구합56479)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2013년 4월 11∼17일 A의원을 상대로 요실금 수술과 관련된 현지조사(조사대상 기간 2009년 1월 1일∼9월 30일, 2011년 4월 1일∼6월 30일)를 실시, 요류역학검사 결과를 인정기준에 맞게 조작,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았다는 이유로 업무정지처분에 갈음한 과징금을 부과했다.

조사기간 총 요양급여비용은 5억 5917만 730원으로 총 부당금액은 588만 6840원(월평균 부당금액 49만 570원)으로 파악됐다. 보건복지부는 부당비율 1.05%를 적용, 업무정지 40일(20일의 2배)에 과징금 2943만 4200원을 통보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6년 2월 23일 국민건강보험법 제52조 제1항을 적용, 588만 6840원의 요양급여비용을 환수처분했다.

한편, A원장의 남편이자 산부인과 의사인 B씨는 요류역학검사기기 납품업체 직원과 공모, 요류역학검사 결과를 조작해 건보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를 편취한 혐의로 형사 사건 수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2015년 12월 30일 "B씨가 요실금 환자들을 상대로 실제 요류역학검사를 실시한 후 요실금 수술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요실금 수술 이후 심평원 심사에 대비해 요류역학검사 그래프를 다른 사람의 것으로 교체한 것만으로는 요양급여 대상이 아닌 환자를 요양급여 대상인 것처럼 조작해 요양급여비용을 편취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했다.

A원장은 "이 사건 인정기준은 의학적 근거없이 직업수행의 자유와 환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보건권을 침해해 위헌·무효"라며 "심사자침 역시 법령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것이 아니므로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요누출압 수치를 인정기준에 맞추기 위해 검사결과를 조작하지 않았다며 처분사유가 부존재하다는 점도 들었다.

보건복지부가 조사대상기간을 자의적으로 축소, 과징금 액수의 산정기준이 되는 부당청구비율을 높였다는 점도 지적했다.

요실금 수술이 요양급여 대상으로 신설된 것은 지난 2005년 12월 30일.

이후 요실금 수술이 폭증하고,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되자 보건복지부는 2007년 1월 23일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을 개정, 수술 인정기준을 높였다.

보건복지부는 요실금 수술 세부사항을 통해 '인조테이프를 이용한 요실금 수술은 요류역학검사(방광내압 측정 및 요누출압 검사)로 복압성 요실금 또는 복압성 요실금이 주된 혼합성 요실금이 확인되고, 요누출압이 120cmH2O 미만인 경우에만 인정키로 했다. 이 인정기준 이외에는 비용효과성이 떨어지고 치료보다 예방적 목적이 크다고 간주, 시술료 및 치료재료 비용 전액을 환자가 부담토록 비급여로 정했다.

보건복지부가 고시를 바꾸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08년 11월 27일 '방광내압 및 요노출압 측정 시 검사 방법'에 관한 심사지침을 마련, 돋보기 심사에 나섰다.

심평원은 "요실금 수술 세부사항 가운데 '방광내압 측정 및 요누출압 검사'가 표준화된 방법으로 실시되지 않아 부정확한 검사 결과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불필요한 수술 등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며 새 심사지침을 통해 이를 방지하고, 적정진료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2009년 1월 1일 진료분부터 적용하기 시작한 심평원 심사지침은 방광내압 및 요누출압 측정검사는 방광을 비웠을 때부터 시작해 방광의 충만과 배뇨시 압력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검사 시작 및 도중에 방광내압(Pves), 복강내압(Pabd)이 음압이 나타날 때는 즉시 '0'(Zero) 이상으로 보정하도록 했다. 또 요누출압 측정검사는 생리식염수 주입 용량이 300㎖ 이하에서 시작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

하지만 불합리한 요실금 수술 급여기준 고시를 폐지하라는 의료계의 의견이 잇따르자 보건복지부는 2011년 12월 1일 '120cmH2O 미만인 경우'라는 요건을 삭제하고, 진료 담당의사로 하여금 검사결과지 및 소정의 항목을 포함한 판독소견서를 제출하도록 변경했다.

행정법원 재판부는 요실금수술 및 요류역학검사와 관련한 헌법재판소의 합헌결정(2010헌마204·2010헌마679·2012헌마187 병합. 2013년 9월 26일 선고)을 들어 "'요누출압이 120cmH2O 미만인 경우'라는 요건이 삭제된 개정 고시 및 이 사건 인정기준의 위헌 여부에 관해 목적의 정당성이나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될 뿐만 아니라 요류역학검사가 복압성 요실금인지 여부 및 그 정도를 기계적 장치에 의한 객관적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하며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 등을 들어 침해의 최소성이나 법익균형성도 갖추고 있으므로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 환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와 보건권 등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이 사건 인정기준이 헌법상 보장된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 환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와 보건권을 침해해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한정된 자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건강보험제도에 있어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해 국민의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서는 가장 경제적이고 비용효과성이 높은 적정한 진료방법이 선택돼야 한다"고 지적한 재판부는 "요양급여 대상은 그때그때의 건강보험재정이나 의학적 연구성과에 따라 급여 인정범위를 탄력적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 사건 인정기준이 2011년 12월 1일 보건복지부 고시로 개정되면서 '요누출압이 120cmH2O 미만인 경우'라는 요건이 삭제됐다는 점만으로 인정기준의 효력에 소급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심사지침의 위법 여부에 대해 재판부는 "이 사건 심사지침에서 정한 요류역학검사의 방법은 요양급여를 실시함에 있어 정확한 진단을 토대로 의학적으로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최적의 방법으로 실시할 의무가 있는 의사가 가장 신뢰성 있는 검사결과를 얻기 위해 적정한 검사방법을 취했는지 여부를 심사하는 기준"이라며 "표준적인 검사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에 불과할 뿐 의사에게 새로운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 사유는 원고가 시행한 요류역학검사 방법이 이 사건 심사지침을 위반했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환자의 검사결과지를 복사해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함으로써 이 사건 인정기준을 위반했다는 것"이라며 "이 사건 심사지침의 성격이나 위임의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이 사건 처분의 적법성에 영향을 미칠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요양급여비용을 편취한 혐의에 관해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행정청이 반드시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구속받는 것은 아니고, 증거자료에 의해 그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해 행정처분을 할 수도 있다"며 "현지조사 결과를 기초로 처분을 한 것 자체가 절차적으로 위법하게 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현지조사의 위법 여부·처분사유의 존부·재량권 일탈 및 남용에 관한 주장 역시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업무정지 또는 과징금 처분을 받을 자가 위반사실이 확인된 날 5년 이내에 업무정지 또는 과징금 처분을 받은 사실이 있는 경우 해당 업무정지기간 또는 과징금의 2배에 해당하는 처분을 할 수 있다며 2010년 5월 14일 60일간 요양기관 업무정지 처분에 갈음해 9480만 3500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사실을 들어 2배에 해당하는 가중처분을 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행정법원 판결에 불복, 고등법원 상소를 통해 다시 판결을 받아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