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6 13:14 (금)
메르스 진료하고 14일 가택격리..."할 일 했을 뿐"

메르스 진료하고 14일 가택격리..."할 일 했을 뿐"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5.06.12 18:06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의도성모 최수미 교수, 자택격리 마치고 진료복귀
감염관리실장 맡아 추가 감염 방어 "기본 지킨 덕분"

▲ 메르스 환자를 진료하고 가택격리를 마친 최수미 가톨릭의대 교수(여의도성모병원 감염내과·감염관리실장)가 12일 병원에서 열린 '메르스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합동미사'에 참석, 당시 감염관리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지난 5월 27일 메르스 의심환자를 진료한 후 14일간 가택격리에 들어갔다 복귀한 최수미 가톨릭의대 교수(여의도성모병원 감염내과·감염관리실장)가  12일 병원에서 열린 '메르스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합동미사'에 참석했다.

박신언 몬시뇰(가톨릭학원 상임이사)은 감염관리실장으로 감염내과 의료진들과 손발을 맞춰 메르스 의심환자(5월 28일 확진받은 6번 환자)를 진료하고, 신속하고 정확한 감염관리를 통해 원내 감염을 막은 최 교수에게 공로상을 전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여의도성모병원은 5월 26일 밤 보건당국으로부터 아무런 메르스 환자 정보를 통보받지 못한 채 응급실에서 6번 환자를 진료한 뒤 당일 중환자실로 옮겼다. 5월 27일 최 교수는 메르스 증상을 의심, 보건당국에 의심환자를 알림과 동시에 중환자실 내 1인 음압 격리병상으로 신속히 격리 조치했다.

여의도성모병원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의심환자가 6번 메르스 양성으로 판정받자 지침대로 5월 28일부터 환자에 노출된 의료진과 직원 44명을 가택격리하고, 76명은 능동감시에 들어갔다. 12일 현재까지 3차례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아 메르스 추가감염 사태를 완벽히 방어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로상을 받은 후 소감을 밝힌 최 교수는 "노출자 감염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얘기하기가 부담스럽고, 조심스럽다"면서 "의사로서 해야 할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다. 다시 이 같은 상황에 처한다 해도 똑같이 대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스 사태 초기 첫 확진환자로부터 접촉자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질병관리본부의 불통, 보건당국의 미숙한 초동 대응으로 의료진들이 무방비 상태에서 여러 문제점을 고스란히 겪을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한 최 교수는 "그런데도 평소 병원 의료진들이 원내 감염관리 기본수칙을 잘 수행했고, 응급실 체류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의료원 차원에서 노력해 온 데다 남아 있는 의료진들이 예방 지침을 잘 지켜준 덕분에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환자에 노출됐던 의료진들 모두 음성으로 나온 것을 미뤄볼 때 공기 전파 가능성은 떨어질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감염 전문가들이 나섰고, 지침도 수정·보완되면서 정부와 자자체도 대응체계를 갖춰가고 있다. 초기에 높은 사망률이 주목받으면서 불안과 공포가 가중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상생활에서 손 위생·기침 예절·개인위생 등 기본적인 감염예방수칙만 잘 지켜 달라"고 당부한 최 교수는 "메르스 환자에게 노출됐거나 격리 중 증상이 발생하더라도 혼자 판단해 병원을 찾아다니지 말고, 핫 라인이나 관할 보건소 또는 의료기관에 연락해 지시대로 따라 주면 추가 전파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에 치료를 받고 있거나 질환이 있음에도 메르스 감염에 대한 우려 때문에 병원 진료를 기피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최 교수는 "대부분의 병원에서 진료지침을 마련해 감염을 예방하고 있고, 선별진료실을 통해 선제적인 격리조치를 하고 있다. 더 안전하게 감염관리가 되고 있다"면서 "막연한 공포로 수술이나 치료 시기를 놓쳐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최 교수는 수상소감 외에 별도의 인터뷰는 극구 사양했다.

송석환 여의도성모병원장은 "최 교수는 감염관리실장을 맡아 누구보다 감염병 관리에 열의를 보였고, 메르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대처해 왔다"면서 "가택격리를 하면서도 주변에 피해를 줄까 염려돼 자신의 집에 친정 식구들을 오게 하고, 본인은 친정집에 혼자 2주간 격리생활을 했다"고 그간의 사정을 전했다.

"가택격리를 하는 2주 동안 아이들 얼굴도 보지 못했다. 그런데 학교 당국으로부터 '당분간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말았으면 한다'는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귀띔한 송 병원장은 "그런 일이 있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저도 참으로 당혹스럽고, 답답함을 느꼈다. 아이 엄마인 최 교수는 오죽했겠냐"며 "인터뷰를 사양한 점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
▲ '메르스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가톨릭중앙의료원 선언문'을 주변 사람에게 문자 메시지로 전하고 있는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오른쪽 첫 번째)과 최수미 교수(두 번째). 문 의원은 학교에서 최 교수의 자녀를 등교시키지 말라고 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눈시울을 붉혔다. ⓒ의협신문 송성철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