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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사 채권자대위소송이 의료계에 미치는 영향

실손보험사 채권자대위소송이 의료계에 미치는 영향

  • 현두륜 변호사(법무법인 세승)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2.03.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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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모톰 시술 이외에도 유사 소송 적법 여부 영향...민법 근간 허물 것
무자력 요건 완화 시 무분별한 소송 양산...실손보험사, 의료기관 압박
실손보험은 보험사-환자 간 계약...환자-의료기관 진료계약과 무관

현두륜 변호사(법무법인 세승) ⓒ의협신문
현두륜 변호사(법무법인 세승) ⓒ의협신문

2022년 3월 17일 오후 3시 대법원 대법정에서는 맘모톰 시술과 관련해 실손보험사가 의료기관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공개변론이 진행됐다. 

서면심리가 원칙인 대법원 재판에서 공개변론을 진행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다. 그만큼 이번 소송의 사회적 영향력이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공개변론 사건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실손보험사가 보험가입자를 대신해 의료기관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채권자대위 소송)이 적법한지 여부이고, 두 번째는 맘모톰 시술에 관한 진료계약이 무효인지 여부이다. 후자는 맘모톰 시술에만 국한되지만, 전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유사 소송의 적법 여부와 직접 관련돼 있다. 

이미 실손보험사는 맘모톰 시술 이외에도 다른 시술이나 처치, 입원료 청구 등과 관련해 의료기관을 상대로 수 많은 채권자대위 소송을 제기했다. 대부분의 하급심 판결은 이러한 소송이 부적법하다고 판시했으나, 일부 판결은 그와 반대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에 따라 이번 공개변론에서도 대법관들은 채권자대위 소송이 적법한지 여부에 관해 법학전문대학원의 민법 교수 2명을 각각 참고인으로 불러 의견을 들었다. 

채권자대위권이란 채권자가 자기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채무자의 권리를 대신 행사하는 권리로서, 프랑스 민법에서 유래한 제도이다. 

채권자대위 소송은 채권자가 채무자의 권리를 대신 행사하는 것이므로 자칫하면 채무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채무자의 의사에 반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 대법원은 지금까지 피보전채권(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해서 갖는 채권)이 금전채권일 경우에는 채무자의 무자력(無資力, 재산이 없음)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실손보험사는 채무자(보험가입자)의 무자력을 요건으로 할 경우 사실상 채권자대위 소송 제기가 불가능하므로 실손보험과 관련된 소송에서는 그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험가입자 또는 환자가 의료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채권자대위 소송은 의료기관의 과잉진료 또는 불법진료를 통제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실손보험도 국민건강보험과 같은 사회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으므로, 그와 동일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채권자대위 소송은 채권자가 자신의 채권을 보전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므로, 그 요건을 완화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만약, 실손보험사의 주장처럼 무자력 요건을 완화한다면, 무분별한 소송을 양산하고 실손보험사가 이를 악용해 의료기관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 현재에도 실손보험사로부터 소송을 빌미로 부당한 압박을 받는 의료기관들이 상당히 많다. 

실손보험은 보험사와 보험가입자가 보험약관에 따라 계약이 체결되는데, 환자와 의료인 간의 진료계약은 이와 무관하다. 

의료인이 환자가 가입한 보험계약의 내용과 상관없이 최선의 진료를 제공할 의무를 부담한다. 

그에 따라 실손보험사가 보험계약의 내용을 근거로 의료기관을 상대로 채권자대위 소송을 제기할 경우, 환자와 의료인간의 신뢰관계가 손상될 우려가 높다. 

만약, 진료비 청구에 문제가 있다면 환자 측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진료비 확인에 관한 민원을 제기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고, 의료기관의 불법·과잉 진료는 현행 법과 제도의 테두리 내에서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 

가입이 자유로운 민간보험을 공적보험인 건강보험과 동일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수긍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손보험사에게 채권자대위 소송을 허용하는 것은, 민법의 근간을 허물뿐만 아니라 국민의 건강 보호라는 공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대법원의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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