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모톰 실손보험 소송 '각하'…"보험사, 대위 자격 없어"
맘모톰 실손보험 소송 '각하'…"보험사, 대위 자격 없어"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9.12.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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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맘모톰 관련 실손보험사 소송서 '각하' 판결
재판부 "환자 동의 없이, 대위권 성립 안돼"...추후 소송 영향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초음파 유도하 진공보조장치를 이용한 유방 양성병변 절제술'(mammotome, 맘모톰 시술)을 놓고 실손보험사들이 의료기관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에서 '각하' 판결이 나왔다. '각하'는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법원이 판단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의료기관을 대리해 소송에 참여한 변호사는 "해당 판결은 보험사가 환자 대위 자격이 없다고 본 것"이라고 해석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49단독 재판부는 13일 오후 2시 S보험사가 M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을 '각하'했다.

이번 판결은 맘모톰 시술을 놓고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실손보험사의 무더기 민사소송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S보험사는 지난 6월 맘모톰 시술 96건(9800만 원)과 페인스크램블러 시술 53건(5700만 원) 등 149건을 문제 삼아 총 1억4000만 원을 반환하라며 의료기관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당한 의료기관을 대리해 맘모톰 관련 소송을 진행. '각하' 판결을 이끌어 낸 정혜승 변호사(법무법인 반우)는 "채권자 대위 소송의 경우 당사자(환자)의 의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짚었다.

정혜승 변호사(법무법인 반우) ⓒ의협신문
정혜승 변호사(법무법인 반우) ⓒ의협신문

정혜승 변호사는 "환자 중에는 본인의 사건이 진행되는지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당사자의 의사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채권자 대위 혹은 보험자 대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보험사가 청구대리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환자가 동의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재판부는 보험사 측에 환자를 대신해 청구하는 이유를 설명하라고 했다. 하지만 설명하지 못했다. 보험사는 환자들에게 직접 소송을 하면 금감원에 제재를 받는다고 얘기했다"고 밝힌 정 변호사는 "보험사가 돈을 잘못 지급했으니 제재 받는 게 당연하다. 그(이런 이유로 소송을 한다는 것) 자체가 꼼수다. 재판부는 이 같은 내용은 보험사에 불리한 사정이라고까지 했다"고 밝혔다.

실손보험사들이 건강보험 모델을 흉내내는 소송을 하는 것은 문제라고도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건강보험의 경우, 건강보험공단에서 환자를 대신해 소송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 하지만, 이번 소송을 제기한 실손보험사는 사기업일 뿐이다. 철저히 환자와 보험사 간의 문제"라면서 "(실손 보험사 측이)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이 유사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지만, 이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다.

"만약, 재판부가 보험사 측 손을 들어준다면 병원은 공짜로 진료를 해준 셈이 된다. 병원 입장에선, 해당 시술을 위해 인력·재료 등을 소비해 환자를 진료했는데 부당이득을 선고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 정 변호사는 "해당 소송을 하기 위해선 환자와 보험사 간 계약관계를 규명하고, 환자의 의사를 모두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절차 없이 소송하는 것은)손 안대로 코를 풀려는 시도"라고 꼬집었다.

맘모톰 소송을 둘러싼 첫 판결에서 '각하' 판단이 나왔지만, 소송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 변호사는 "판결이 나왔지만, 실손보험사들의 소송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맘모톰 외에 한방 쪽과 관련한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보험협회 차원에서 관련 소송이 관철돼야만 (나머지 소송을)쉽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이번 사건 역시 대법원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회사도 장사를 해야 하는 입장이란 건 이해한다. 하지만, 약관을 잘못 설정한 부분이다. 내부적으로 잘 걸러야 했던 문제를 이런 식으로 법원을 이용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맘모톰의 신의료기술 인정과 실손보험사의 소송 문제에 관여해 온 이세라 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는 "최근 실손보험회사들이 맘모톰 시술을 불법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민사는 물론 형사 소송을 제기하면서 많은 의사들이 혼란과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비급여 혹은 실손보험과 관련된 많은 문제는 기형적인 의료제도에서 기인하고 있는 만큼 이번 판결을 계기로 더 이상 맘모톰 관련 소송이 남발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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