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사의 집요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어디까지?
실손보험사의 집요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어디까지?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0.07.17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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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 상대 부당이득 반환 소송 '채권자 대위'→'채권양도'로 전략 수정
가입자들도 '채권양도' 위임에 어리둥절…법률 전문가, "법적 효력 없을 것"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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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사들이 가입자(환자)를 대신해 의료기관을 상대로 임의비급여 진료에 대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지속해서 패하자 소송 전략을 '채권양도 소송'으로 바꾸고 있다.

실손보험사들은 병원의 임의비급여 행위를 주된 내용으로 보험 가입자(환자)가 병원에 대해 갖는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권을 대신해 행사하는 소송(채권자 대위 소송)을 대대적으로 제기했으나 법원이 올해 들어 대부분 '각하' 판결을 하고 있다.

가입자들이 병원에 대해 가지는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권을 대신해 행사했던 것인데, 대표적인 것이 맘모톰, 페인스크램블러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이다.

실손보험사가 소송에서 연패를 거듭하자 새로운 소송 전략 카드로 가입자가 보험금을 청구할 때 미리 '채권양도'에 대한 동의를 받아 가입자의 채권에 대한 자격이 실손보험사에 있다는 것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즉, '채권자 대위 소송'에서 채권자 대위 자격을 법원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해 아예 가입자가 보험금을 청구할 때 '채권양도' 위임을 받아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진행해 나가겠다는 의도다.

채권양도란, 채권을 채권자로부터 제3자인 양수인에게 그 내용의 동일성을 잃게 하지 않고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 즉, 다른 사람에게서 금전이나 그에 상응하는 것을 돌려받을 권리를 제3자에게 주는 것을 말한다.

D실손보험사가 보험금 청구서에 새롭게 신설한 '채권양도 안내사항'에 대해 가입자들이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 하고 있다.
D실손보험사가 보험금 청구서에 새롭게 신설한 '채권양도 안내사항'에 대해 가입자들이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 하고 있다.

실손보험사가 소송 전략을 바꾸고 가입자들로부터 '채권양도'에 대한 동의(위임)를 받기 시작하자 가입자들도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갑자기 실손보험사들이 보험금 청구서를 제출할 때 그동안 없던 '채권양도'에 대한 동의를 구하고 있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물어보는 질문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A실손보험에 가입한 B씨는 '보험금 청구서 작성 중 이상한 문구가 있어서 문의드립니다'라는 제목을 글을 올렸다.

B씨는 "피보험자 본인은 임의비급여 진료행위 등과 같이 국민건강보험법 관련 규정에 위배돼 청구된 진료비는 피보험자의 질병(상해)을 치료한 병원의 부당이득임을 인지하고, 해당 치료행위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회사에 피보험자가 치료 병원에 대해 가지는 부당이득 반환 청구권(또는 손해배상 청구권)을 양도하고, 원활한 채권행사를 위해 채권양도 통지 권한을 보험사에 위임한다는 내용이 무슨 뜻인지 알려달라"고 질문했다.

그러면서 "보험금을 청구하는데 이런 동의가 왜 필요한지, 그리고 동의하지 않으면 보험금 청구가 불가하다는데 이는 위법한 내용이 아닌지 모르겠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B실손보험사 '보험금 청구서' 서류에 기재된 '채권양도 안내사항'. 보험사들이 가입자가 보험금을 청구할 때 임의비급여에 대해 채권양도 동의를 구하기 시작했다.
B실손보험사 '보험금 청구서' 서류에 기재된 '채권양도 안내사항'. 보험사들이 가입자가 보험금을 청구할 때 임의비급여에 대해 채권양도 동의를 구하기 시작했다.

C실손보험에 가입한 D씨는 "어머니가 10년 넘게 가입한 보험사인데, 병원을 이용한 후 보험금을 청구하려고 앱에 들어가니까 그동안 없었던 '채권양도 사항'에 동의를 해야 보험금을 신청할 수 있다고 뜬다"며 채권양도가 무슨 의미인지 궁금해했다.

그러면서 "이게 원래 다른 보험사도 다 채권양도 이런 사항이 있는 건지, 고객들이 다 동의를 하는 게 맞는 건지, 여태까지 없었던 거라 뭔지 모르겠다"며 걱정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한 변호사는 "예전에는 없던 채권양도 동의가 갑자기 생기다 보니 가입자들이 혼란스러워하는 것은 당연하고, 실제로 채권양도를 통해 소송이 진행되기 시작하면서 의료기관 측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임의비급여와 관련해 실손보험사들이 집요하게 소송을 통해 다투고, 끝까지 문제로 삼아 손실을 낮추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법무법인 변호사는 실손보험사의 '채권양도' 동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가입자가 의료기관으로부터 어떤 채권을 가질 수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앞으로 발생할 채권을 양도하라고 하는 것은 법적 효력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변호사는 "가입자 가운데 채권양도를 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을 텐데, 보험금 청구서를 제출할 때 동의서를 받도록 한 것은 유효한 계약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손보험사들이 채권자 대위 소송에서 각하 판결이 나오자 궁여지책으로 채권양도 쪽으로 방향을 틀고 의료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하는 것 같다"며 "앞으로의 소송에서는 채권자 대위 자격이 있는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채권을 양도받은 것이 의미가 있는지가 다퉈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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