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격의료 실험, 대학병원 주도?
강원도 원격의료 실험, 대학병원 주도?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9.07.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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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사업협력병원, 1·3차 협업방식 원격모니터링 준비
정부 발표는 1차의료만 원격진료...졸속 추진 논란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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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급 의료기관으로 사업 대상을 제한한다는 정부의 설명과 달리, 강원도 원격의료 사업에 해당지역 3차 의료기관이 참여를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병원 연구진들은 1차·3차 협업방식의 '원격 모니터링'으로 사업이 기획·추진되고 있었는데, 이것이 일순 원격진단과 처방을 포함하는 '의원급 원격진료' 사업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의료계는 물론 사업 당사자인 연구자들조차 그 내용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규제특구 지정 논의가 졸속적·폐쇄적으로 이뤄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강원도 내 3차 의료기관인 A병원이 벤처기업 (주)휴레이포지티브(이하 휴레이)의 협력사업자 자격으로, 원격의료 실증사업을 준비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휴레이는 자사 당뇨병관리 원격모니터링 솔루션의 효과성·효율성·안정성 검증을 위해 실증특례를 추진해왔다. 이번에 사업승인을 받은 강원도 의사-환자 원격의료다.

휴레이의 사업제안을 받은 강원도가 그와 함께 할 전문기관으로 도내 대학병원인 A병원을 매칭하면서 A병원이 협력사업자가 됐고, 양 기관은 '1차-3차 의료기관 협업 형태의 원격모니터링' 형태로 사업을 준비해왔다.

기술개발과 서비스 관련 사항은 휴레이가, 실증사업 임상설계와 운영·분석은 A병원이 주관하는 방식으로, A병원이 원격 모니터링 실증사업 임상을 설계·운영하고, 지역내 1차 의료기관이 이에 참여하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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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레이-A병원이 준비한 원격 모니터링 실증 서비스 모형 

그러나 해당 사업은 정부 논의 및 규제자유특구위원회 승인과정에서 원격진단과 처방을 포함하는 '의원급 원격진료' 사업으로 모습이 바뀌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정부 논의과정에서 "전략산업 육성 측면에서 볼 때 원격모니터링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면서, 모형이 변경됐다는 것이 다수 관계자들의 전언.

당초 중기부는 1·3차 기관 모두에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를 전면 허용하자고 요구했으나, 정부여당 내 보건의료 파트에서 강하게 반발하면서 '1차 의료기관 원격의료' '원격진단·처방시 간호사 입회 의무화' 등으로 그 내용이 정리됐다.

여당 한 관계자는 "중기부가 가져온 최초 안은 3차 의료기관을 포함해 원격 모니터링과 원격진료를 모두 허용하는 내용이었다"며 "정책 결정과정에서 격론이 있었고, 이후 그 범위를 1차 의료기관-만성질환·재진환자, 간호사 입회하 원격진단·처방으로 정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논의 내용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사업을 준비해왔던 A병원 연구진들과 강원도 조차 23일 정부발표에서 최종 내용을 확인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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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정부는 규제자유특구위원회에서 결정한 범위 안에서 최종적으로 사업이 사업이 시행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나, 현실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실증특례사업은 최종적으로 위원회가 결정한 범위 안에서만 시행할 수 있으므로, 강원도 원격의료 사업은 의원-재진환자-간호사 입회 하 원격·진단 처방형태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업과 지자체가 사업운용을 주관하는 형태이나 이를 벗어난다면 중기부와 보건복지부가 각각 주무부처와 관계부처로서 필요한 관리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사업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강원도는 당혹감을 표하고 있다. A병원을 중심으로 사업수행을 준비해왔던 상황인데다, 사업대상과 기간·내용도 크게 수정돼 혼란이 크다.

강원도청 관계자는 "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도가 제안한 사업과 위원회 결정) 내용이 많이 달라져, 후속 논의와 입장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A병원의 사업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저희도 입장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향후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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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는 25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원격의료 추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료계는 정부의 원격의료 허용 결정이 얼마나 폐쇄적이고 졸속적으로 결정되었는지 확인됐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계는 물론 사업을 준비했던 당사자들도 그 내용을 정부 발표를 보고 확인했을 정도로, 이번 원격의료 허용 결정은 졸속적이고 폐쇄적으로 이뤄졌다"며 "탁상머리에서 나온 누더기 원격의료 사업은 당장 폐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호언장담과 달리, 3차병원인 A병원이 사업에서 배제될 가능성도 크지 않아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당장 사업의 가동과 상용화 가능성을 검토하자면 업무 프로토콜, 원격의료 또는 모니터링을 위한 지침 등이 만들어져야 하고, 사업 이후 효과를 평가하는데 있어서도 의학적인 지식을 가진 연구진의 분석이 있어야 한다"면서 "현재 이 역할을 A병원이 맡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수행 기업이나 도, 개인의원이 이런 역할을 수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A병원의 사업참여를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한 이 관계자는 "정부가 잘못을 바로 잡지 않는 한 현장의 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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