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특별법 시행과 맞물려 대한의학회를 중심으로 수련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특히 대한내과학회의 경우 전공의 수련기간이 4년에서 3년으로 단축됨에 따라 수련교과과정을 개정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끝냈다. 대한외과학회는 애니메이션을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전공의들의 수련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위한 노력에 나섰다.

의학회, '정량중심'→'역량중심' 전환

전공의 수련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의학회는 정량중심의 전공의 수련교육평가에서 역량중심의 수련교육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든 의사들이 기본적으로 지녀야 할 공통역량에 대한 표준지침을 만들어 수련병원이 이를 지키도록 하고, 각 과별로 역량강화를 중심으로 하는 수련교육 목표를 수정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의학회는 이를 위해 2015년 8개 학회를 대상으로 전문역량을 구체화한 연구를 진행했으며, 이 연구결과를 중심으로 18개 전문과목학회도 전문역량을 구체화해 빠르면 2018년도부터 수련교육평가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박중신 의학회 수련교육이사는 "최근 전공의 특별법, 내과 수련기간 단축등으로 각 학회별로 수련교육을 어떻게 시켜야 할 것인지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4년 동안 수련을 받은 외과 전문의가 맹장수술도 못하는 현실이기 때문에 핵심역량을 키우는 표준화된 전공의 수련교육이 필요하다"며 "역량중심으로 수련교육시스템을 바꿔 교육의 질은 물론 교육의 평준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련기간 4년보다 '수련 질' 더 중요

박중신 이사는 내과의 경우 4년에서 3년으로 수련기간이 줄어들어도 수련교육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수련기간이 길고 짧은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수련기간 동안 어떤 내용의 교육을 알차게 시키느냐가 중요하다는 것.

박 이사는 지난해 12월 1일 경기도 양평에서 열린 대한의학회 제15기 학회 임원 아카데미에서 "전공의들이 수련교육을 받으면서 윗년차, 교수, 기타 잡다한 일들을 뒤치다꺼리하면서 교수 등 너머로 술기를 배우다가 수련기간이 끝나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같은 일이 지속되고 반복된다면 수련의 질이 담보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박 이사는 "현재 대부분의 학회는 연차별 수련과정에서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수련교육 목표에 대한 언급이 없고, 실제 역량이 갖춰있지 않지만 이론적인 부분을 달달 외워서 전문의가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재 4년차 전공의들이 전문의시험 때문에 평균 3개월 정도 수련교육 과정에서 빠져나가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앞으로는 이런 일은 없어질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박 이사는 "지금은 한꺼번에 시험을 일괄적으로 치르고 있는데, 이는 전공의 수련을 올바르게 테스트 할 수 없는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며 "의학회는 수련교육 과정에서 단계적으로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수련기간이 길고 짧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수련기간 동안 어떤 내용의 교육을 내실있게 시키느냐가 중요하다. 대한의학회를 중심으로 수련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 의협신문 김선경 기자

내과학회, 술기 중심 교육·수련병원 자격 강화

수련교육 시스템 변화는 내과학회가 가장 먼저 진행했다. 2017년부터 수련기간이 단축되기 때문에 이에 맞게 모든 수련교육시스템을 개정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내과학회의 수련교과과정 주요 개정 내용을 보면 내과의사로서 필요한 특수검사의 술기습득과 판독력 배양을 수련의 목표로 정하고 있다. 즉, 3년 수련시간 동안 수련의 질을 더 높이겠다는 것이 골자다.

특히 심장 및 복부 초음파 검사와 관련해서는 뚜렷한 기준이 없었는데, 앞으로 전공의 수련기간 중에 각종 초음파 검사, 내시경 검사 등을 교육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전공의 수련기간이 3년제로 변하면서 수련병원 지정요건 강화에도 나선다. 수련병원이 충분한 지도전문의를 보유하고, 적극적인 지도전문의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것.

유철규 내과학회 이사장은 "125곳의 수련병원들이 학회에서 제시하고 있는 수련교육 목표를 제대로 충족할 수 있도록 현지실사를 강화할 계획이며, 수련병원이 해결하지 못하는 교육은 협력 수련병원에서 시행이 가능하도록 적극 권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엄중식 내과학회 수련이사도 "초음파 교육, 내시경 교육등을 충족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님에도 수련병원을 하겠다고 신청했을 때 학회는 적당한 선에서 타협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외과학회, 애니메이션 이용 교육…수련기간 단축 재추진

대한외과학회도 전공의 교육 내실화를 위해 현재 수련기간 4년을 3년으로 단축시키는 것을 다시 한번 추진한다.

또 외과 교과서도 최신 의학 지식의 발전을 반영한 내용을 포함해 올해 3월 개정판을 선보이고, 외과전공의 수련교육에 애니메이션(E-learning)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바쁜 전공의들이 언제 어디서든 PC·스마트폰으로 교육 받을 수 있도록 한 것.

노성훈 전 대한외과학회 이사장은 "외과는 전공의 교육내실화를 위해 그동안 노력해왔기 때문에 언제든지 수련기간 단축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며 "전공의특별법으로 인한 주 80시간 근무로 환자들에 대한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학회 차원에서 3년 단축 재추진을 비롯해 입원전담전문의의 안정적인 안착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학회는 2011년부터 전공의 수련기간 동안 기본지식을 교육하는 연수강좌와 함께 기본 술기교육을 학회 주관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전문의 시험을 보기 전에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필수교육과정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덧붙엿다.

아울러 지금까지 비용문제로 관심을 보이지 않던 학회 등도 외과학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E-learning 서비스'에 관심을 갖고 있어 새로운 교육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길연 외과학회 수련이사는 "그동안 병원에서는 전공의들을 수련받는 대상자이기보다는 값싸게 일을 시켜먹을 수 있는 대상으로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전공의도 이제는 동료라는 생각을 해야 하고, 학회는 미래의 유능한 외과의사를 키우는 것이 가장 큰 과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공의특별법 시행 후 모든 학회들이 전공의 수련교육을 바꿔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으며, 최근 몇년간 대한의학회를 중심으로 각 학회가 이에 대한 준비를 했으므로 수련의 질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