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에게 인권을!" 2016년 12월 23일, 전공의특별법이 시행됐다. 이제 수련병원들은 전공의와의 수련계약 기준을 지켜야 한다. 수련규칙을 위반하면 최대 5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중요한 기준을 위반하거나 2년 연속 일정 기준에 미달한 병원들은 수련병원 지정이 취소된다. 2017년 말부터는 주당 최대 80시간의 수련시간 규정도 지켜야 한다.

전공의를 값싼 노동력으로 부리는 데 익숙했던 병원들은 분주히 준비에 들어가고 있다. 특히 내후년부터 적용될 '80시간'이 이슈다. 노동력은 줄어드는데 일은 그대로니 병원들은 난감함을 감추지 못했고, 전공의들은 "법대로 하라"며 발끈했다. '환자안전'이란 본래 취지는 뒷전으로 밀려난 채 수련시간 단축으로 진흙탕 싸움만 벌어진 것이다.

발의부터 제정까지 전공의특별법이란 총대를 맸던 김용익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송명제 전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18∼19기)은 '환자안전을 통한 병원문화 개선'이란 제정 목적을 되짚어보길 권했다. 모두가 한 목표를 향해가는 만큼 소모적 대립은 그만두고 거시적 관점에서 전략적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편집자>

 

   

 

   
▲ 김용익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의협신문 김선경 기자

김용익 전 의원은 전공의특별법 제정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은 물론 환자안전 확보를 위해서 꼭 필요했다고 회고했다. 김 전 의원은 "법 제정·시행으로 전공의 수련환경과 환자안전 확보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다.

과도한 근무시간으로 피곤에 시달리는 전공의가 진료의 상당 부분을 맡으며 환자가 위험했던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며 "수련환경 개선 논의에 전공의가 참여해 수련병원 및 대한병원협회 측과 협의할 경로를 만들었다는 것은 특히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법 시행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환자안전 확보의 시작일 뿐이다. 이후 환자안전법도 제정되는 등 후속 조치들도 추진됐는데, 앞으로 보건복지부와 국회의원들이 법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도록 노력을 계속해주길 바란다. 정치 일선에선 물러났지만, 밖에서 도울 수 있는 일을 찾아 돕겠다"고 약속했다.

당분간 병원협회의 신임위원회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의 일부 업무를 대체하는 점에 대해서는 "지금까지의 실무적 전문성을 활용하는 차원일 뿐 수련환경평가위원회의 독립성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전 의원은 "전문성을 살리는 것과 독립성 문제는 별개"라며 "병원협회는 외압을 자제하고 대한의사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만일 이전처럼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든다면 실무적 운영권마저 뺏길 수 있다. 이 점을 병원협회에 확실히 당부했다"고 말했다.

법의 안착을 통한 지속적인 제도개선의 바람도 피력했다. 그는 "연착륙이 쉽지 않을 정도로 변화의 폭이 커서 걱정이다. 변화하는 환경에 수련병원들이 빨리 안착해야 한다"며 "보건복지부와 국회는 물론 의료계 역시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힘들어질 것"이라 충고했다.

김 의원은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으로 인한 인력 공백을 우려하면서, 해결책으로는 병원의 봉직의 확보 유도책 마련과 일부 진료보조인력(PA) 양성화를 제안했다.

"수련병원 의사를 적극적으로 늘리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김 전 의원은 "현재 의원급 의료기관에는 전문의가 과잉공급 돼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수련병원 등 병원급에서 일해야 하는 인력이다.

인력 활용이 잘못돼 있다"며 "복지부가 의원급 전문의를 병원급으로 이동시키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의원급의 과당경쟁도 줄이고 병원급은 필요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되는 PA 양성화에 대한 견해도 조심스럽게 피력했다. 그는 "의사가 꼭 필요하지 않은 영역에 한해 대체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 외국에서도 일부는 PA를 인정하고 있다. 이는 세계적 추세"라며 "의료계가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의료계 주도적으로 PA 양성화를 추진하는 것과 외부에 의해 강제로 추진되는 것은 의미가 다르다"고 밝혔다.

전공의 제도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도 당부했다. 김 전 의원은 "전공의 교육 과정과 프로그램 등에 대한 근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법 제정 시 의협과 의학회 등이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하더니 지지부진한 것 같다. 전공의 제도를 제대로 개혁할 중요한 기회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 기회는 언제 또 올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