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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한의사 초음파 사용 판결…"비상식적 판결" 비판

대법원 한의사 초음파 사용 판결…"비상식적 판결" 비판

  • <정리> 이정환 기자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3.01.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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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7개 단체 "의료시스템 붕괴 및 의료계 극심한 갈등 유발" 우려
울산·충북·여자의사회, 학회 및 개원의사회 등 잇단 판결 규탄 성명 발표
"불법 의료행위에 대해 모든 수단과 방법 동원해 총력 대응하겠다" 경고
"국회·보건복지부 의료인 면허범위 구체적 명시 의료법 개정 나서라" 촉구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합법이라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대한 의료계의 분노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68회에 걸쳐 사용했음에도 환자의 자궁내막암을 진단하지 못한 것에 대해 비상식적 기준을 제시하면서 한의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에 대한 규탄과 함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포기한 판결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 7개 단체(대한의사협회·대한간호조무사협회·대한방사선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대한임상병리사협회·대한응급구조사협회), 대한가정의학회·울산광역시의사회·대한도수의학회·한국여자의사회·충청북도사회·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대한한부과학회는 잇따라 성명을 내고,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먼저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 7개 단체가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합법이라는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비상식적인 판결"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의료계 7개 단체는 지난 12월 30일 연대 성명을 통해 "한의사의 초음파 사용이 합법이라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의료계의 극심한 갈등을 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의료용 초음파 진단기기라는 영역의 특수성을 간과하고, 동시에 의료법상 의료인 면허제도의 존재 의미를 부정한 처사이며, 그 결과 보건의료 체계의 극한 혼란으로 인해 국민 건강권에 심각한 위해를 줄 것이 자명하다"고 우려했다.

7개 단체는 "대법원이 '한의사가 한방의료행위를 하면서 그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의료행위에 통상적으로 수반되는 수준을 넘어서는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라고 내린 협소한 판결은 국가가 폭넓고 미래적인 관점에서 보장해야 할 국민의 건강권에 대한 무참한 외면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의사가 초음파 기기를 68회에 걸쳐 과도하게 사용했음에도 환자의 자궁내막암을 진단하지 못해 기소된 건임에도, 재판부는 한의사의 초음파 기기 사용이 환자에게 위해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국민의 한 사람인 환자의 입장에서 볼 때, 암이라고 하는 중증 질환을 수년에 걸쳐 지속적인 관찰을 행하도록 자신의 신체를 들여다보기를 허했음에도 심각한 오진이라는 결과만을 받아든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라고 대법원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의학과 한의학은 학문적 원리가 다르고 질병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에 있어서의 접근법 또한 전혀 다른 분야라는 것도 짚었다.

7개 단체는 "초음파 진단기기는 명백히 의학의 원리에 의한 진단을 목적으로 개발됐고, 해당 목적으로만 사용토록 허가된 기기"라며 "의료행위에 있어 해당 분야에 대한 자의적 교육여부나 기기 사용범위 자체의 인체 위해성 여부가 의료인의 면허범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는 것으로,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의학과 한의학의 차이에 대한 몰이해와 국민의 건강권 수호라는 헌법이 보장해야 할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를 심대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누구든지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는 의료법 제27조의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음에도, 대법원은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규정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합리적으로 수용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험 속에 방치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대법원이 의과의 전문영역인 초음파 진단을 확인도 증명도 되지 않는 방식의 보조적 사용도 괜찮다고 폄훼한 것으로, 초음파 진단기기에 의한 오진의 위해성을 간과한 잘못된 판단이라는 것도 강조했다.

7개 단체는 "해당 대법원의 판결로 앞으로 발생할 무자격자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으로 인한 국민들의 막대한 피해와 관련, 대법원에서 말한 보건위생상 위해의 기준에 대해 우리 보건의료 종사자들은 결코 동의하기 어려우며 책임질 수 없음을 명백히 한다"고 밝혔다.

또 "이 같은 잘못된 판단기준이 앞으로 의료계에서 용인될 경우 각 직역 간 극심한 갈등을 피할 수 없을 것임은 명약관화하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 보건의료 단체들은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을 무면허의료행위로 판단하지 않은 대법원의 판결에 심각한 유감을 표하며, 이번 판결로 앞으로 야기될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위해는 물론 국가 의료 시스템의 붕괴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이번 판결을 주도한 대법관 및 대법원에 있다"고 천명했다.

대한가정의학회는 12월 30일 성명을 통해 "오늘날 한의사의 의료 지식은 현대의학의 수준을 따라오기에 거리가 멀고, 체계적인 현대의학에 대한 수련과정을 거치지 않았음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한의사가 현대의학에 대한 이해가 좋아졌다는 주장은 어떠한 근거도 없으며, 단순히 교육 과정과 의료 환경의 변화라는 명분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은 매우 불합리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초음파 검사 행위가 보건위생상 위해 발생 우려가 없다'는 대법원의 시각에 관해서도 "국가 보건의료체계의 근간을 흔들고,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면서 "(초음파)기술과 지식이 없는 한의사가 허가되지 않은 초음파 검사를 하면서 내린 오진에 말미암은 것임에도 어찌 위해의 우려가 없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짚었다.

울산시의사회와 충북의사회도 같은날 성명을 통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규탄했다.

울산시의사회는 "2년여 동안 68회의 초음파기기를 사용해 한의사가 얻은 의학적인 정보는 과연 무엇인가? 오진으로 인한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친 환자에게 어느 누가 위해성이 없다고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그간 대법원의 판례가 대한민국 국민의 모든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대변한다고 믿어왔다"면서 "하지만 '새로운 판단기준'이라는 대법원의 변명 같은 빈약한 논리에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울산시의사회는 "무자격자들의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길이 열리면 피해는 결국 오진으로 인한 국민에게 귀결되며, 이후 생기는 국민들의 건강권 유린은 대법원에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의학의 코스프레만으로는 치료할 수 없는 것이 의술이다. 한의학의 현대화라는 명목으로 의학의 영역을 침범하려는 한의학계도 각성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북의사회는 "대법원은 면허의 경계를 파괴하고 의료법을 혼란케 하는 판결을 내렸다. 무면허 의료행위가 만연해 국민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사태가 초래될 것이 명약관화하다"고 비판했다.

또 "충격과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모든 피해는 대법원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대한의사협회를 향해서도 "대법원판결을 기회로 경거망동하려는 한의사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철저히 저지해야 하며, 판결에 대한 후속대책을 철저히 강구할 것"을 촉구했다.

대한도수의학회는 1월 2일 성명을 통해 대법원의 한의사 초음파 기기 사용에 관한 판결은 헌법재판소의 결정도 무시하고 의료법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며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도수의학회는 "'초음파 사용이 보건위생상 위해가 없다'는 대법원의 잘못된 판결은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하면서 "정부는 한의사의 초음파 기기 사용으로 피해를 보는 국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여자의사회도 같은날 한의사 초음파기기 사용 관련 대법원 판결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릴레이 성명에 동참하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송두리째 흔드는 불합리한 판결은 바로 잡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자의사회는 파기 환송심을 다룰 서울중앙지법에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보다 신중히 검토해 현명한 판단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요구하고, 국회와 보건복지부에는 "의료인의 면허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 확정해 주기를 바란다"라며 "이를 위해 의료법령 개정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1월 3일 성명을 통해 강력한 반대와 유감을 표명했다.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의료행위는 국민보건위생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한 만큼, 면허에 따라 극히 제한적인 범위에서 자격을 갖춘 사람만이 행할 수 있도록 허가돼야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판결 근거 중 '한의대에서 초음파 진단기기 관련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항에 대해 "일부 관련 과목 수강과 단편적인 교육만으로 면허 범위 밖의 진료 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자동차 운전면허가 있으면 항공기를 운항해도 된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 판결은 국민 건강에 지대한 위험을 가져오며, 진단기기의 불필요하고 무분별한 남용으로 국민의료비가 천문학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면서 "대법원 판단의 오류를 바로잡고 국민 건강에 미칠 위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 밝혔다.

피부과학회도 1월 4일 성명을 내어 국민 건강과 생명을 위험에 빠뜨린 대법원 판결을 규탄하고, "대법원 스스로가 판결을 되돌릴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의료인의 면허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의료법을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한의사들이 이번 대법원의 판결을 근거로 면허범위를 넘어선 무면허 의료행위를 지속한다면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줄 수 있는 불법의료행위에 대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대한재활의학회와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도 1월 5일 공동 성명을 통해 한의사 초음파진단에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린 대법원을 규탄, 바로잡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활의학회·재활의학과의사회는 대법원판결이 "의료 면허체계를 뒤흔들고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판결"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어 "대법원의 한의사 초음파진단 용인을 용납할 수 없으며, 가능한 모든 경로를 통해 바로잡을 것임"을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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