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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결정 무시한 '대법원' 한의사 초음파 판결
'헌재' 결정 무시한 '대법원' 한의사 초음파 판결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3.01.0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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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회 초음파 사용하고도 오진…치료 시기 놓쳐 '자궁내막암 2기'
환자에게 위해 가했음에도 무시…한의학·현대의학 학문체계 달라
대한도수의학회 ⓒ의협신문
대한도수의학회 ⓒ의협신문

대한도수의학회는 1월 2일 성명을 통해 대법원의 한의사 초음파 기기 사용에 관한 판결은 헌법재판소의 결정도 무시하고 의료법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며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대법원은 2022년 12월 22일 한의사 초음파기기 사용과 관련해 "과거 헌법재판소는 수차례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라고 결정했으나, 당시와 비교해 최근 국내 한의과대학 의료기기 사용 관련 교육과정은 지속적으로 강화됐다"면서 "한의사가 모든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해도 된다는 취지는 아니지만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한의학적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사용한 행위는 의료법상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A 한의사는 자신의 한의원을 방문한 여성 환자에게 2010년 3월부터 2012년 6월까지 총 68회에 걸쳐 초음파 기기로 진단하면서 지속해서 침과 한약 등 한방치료를 시행했다. 한의원을 방문하기 전에 자궁내막증식증 진단을 받은 이 여성환자는 2년 넘게 한방치료를 받았으나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고, 이후 모 대학병원에서 자궁내막암 2기 진단을 받았다.

검찰은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한 A 한의사를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1심과 2심은 A 한의사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 무죄 취지로 환송했다. 

자궁내막증을 앓고 있는 여성 환자는 A 한의원에 내원, 2010년 3월부터 2012년 6월까지 총 68회에 걸쳐 초음파 기기 진단 하에 침과 한약 등 한방치료를 받았다.  여성 환자는 2년 넘게 한방치료를 받았으나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고, 이후 모 대학병원에서 자궁내막암 2기 진단을 받았다. ⓒ의협신문
자궁내막증을 앓고 있는 여성 환자는 A 한의원에 내원, 2010년 3월부터 2012년 6월까지 총 68회에 걸쳐 초음파 기기 진단 하에 침과 한약 등 한방치료를 받았다. 여성 환자는 2년 넘게 한방치료를 받았으나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고, 이후 모 대학병원에서 자궁내막암 2기 진단을 받았다. [사진=pixabay] ⓒ의협신문

대한도수의학회는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이 위해하지 않다는 대법원 판결은 오진으로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 환자에게 위해를 가한 사실을 무시한 판결"이라며 "국민 건강을 위한 제대로 된 판결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현대의학은 과학적이며 학문적인 체계 하에서 검증된 의료기기를 사용해 진단과 치료를 하며, 이에는 현대의학적 질병 분류체계와 진단에 의하여야 한다"고 밝힌 도수의학회는 "한의학의 체계하에서 교육받은 한의사가 초음파 기기를 통해 내린 진단은 어떠한 부분으로도 기존의 한의학적  체계에 들 수 없으며, 올바른 진단으로 환자를 진단한다고 할 수 없다"고 한의학과 현대의학의 학문 체계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짚었다. 

도수의학회는 "'초음파 사용이 보건위생상 위해가 없다'는 대법원의 잘못된 판결은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한의학 교정과정에 초음파 교육이 지속적으로 확대됐다'는 대법원의 판시 내용에 관해서도 "환자의 건강을 위해 의학교육이 담당해야 하는 부분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헌법에 보장하는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할 건강권을 제대로 파악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도수의학회는 "대단히 부적절한 이번 판결에 깊은 우려와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면서 "정부는 한의사의 초음파 기기 사용으로 피해를 보는 국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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