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7개 단체 성명 "대법원 비상식적 판결" 비판
의료계 7개 단체 성명 "대법원 비상식적 판결" 비판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2.12.3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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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의 초음파 사용 합법 판결은 의료계 극심한 갈등 유발할 것"
"국민 생명·건강에 위해…국가 의료시스템 붕괴 책임 대법원에 있다"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 7개 단체가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합법이라는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비상식적인 판결"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대한의사협회·대한간호조무사협회·대한방사선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대한임상병리사협회·대한응급구조사협회는 12월 30일 연대 성명을 통해 "한의사의 초음파 사용이 합법이라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의료계의 극심한 갈등을 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의료용 초음파 진단기기라는 영역의 특수성을 간과하고, 동시에 의료법상 의료인 면허제도의 존재 의미를 부정한 처사이며, 그 결과 보건의료 체계의 극한 혼란으로 인해 국민 건강권에 심각한 위해를 줄 것이 자명하다"고 우려했다.

7개 단체는 "대법원이 '한의사가 한방의료행위를 하면서 그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의료행위에 통상적으로 수반되는 수준을 넘어서는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라고 내린 협소한 판결은 국가가 폭넓고 미래적인 관점에서 보장해야 할 국민의 건강권에 대한 무참한 외면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의사가 초음파 기기를 68회에 걸쳐 과도하게 사용했음에도 환자의 자궁내막암을 진단하지 못해 기소된 건임에도, 재판부는 한의사의 초음파 기기 사용이 환자에게 위해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국민의 한 사람인 환자의 입장에서 볼 때, 암이라고 하는 중증 질환을 수년에 걸쳐 지속적인 관찰을 행하도록 자신의 신체를 들여다보기를 허했음에도 심각한 오진이라는 결과만을 받아든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라고 대법원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의학과 한의학은 학문적 원리가 다르고 질병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에 있어서의 접근법 또한 전혀 다른 분야라는 것도 짚었다.

7개 단체는 "초음파 진단기기는 명백히 의학의 원리에 의한 진단을 목적으로 개발됐고, 해당 목적으로만 사용토록 허가된 기기"라며 "의료행위에 있어 해당 분야에 대한 자의적 교육여부나 기기 사용범위 자체의 인체 위해성 여부가 의료인의 면허범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는 것으로,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의학과 한의학의 차이에 대한 몰이해와 국민의 건강권 수호라는 헌법이 보장해야 할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를 심대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누구든지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는 의료법 제27조의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음에도, 대법원은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규정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합리적으로 수용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험 속에 방치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대법원이 의과의 전문영역인 초음파 진단을 확인도 증명도 되지 않는 방식의 보조적 사용도 괜찮다고 폄훼한 것으로, 초음파 진단기기에 의한 오진의 위해성을 간과한 잘못된 판단이라는 것도 강조했다.

7개 단체는 "해당 대법원의 판결로 앞으로 발생할 무자격자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으로 인한 국민들의 막대한 피해와 관련, 대법원에서 말한 보건위생상 위해의 기준에 대해 우리 보건의료 종사자들은 결코 동의하기 어려우며 책임질 수 없음을 명백히 한다"고 밝혔다.

또 "이 같은 잘못된 판단기준이 앞으로 의료계에서 용인될 경우 각 직역 간 극심한 갈등을 피할 수 없을 것임은 명약관화하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 보건의료 단체들은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을 무면허의료행위로 판단하지 않은 대법원의 판결에 심각한 유감을 표하며, 이번 판결로 앞으로 야기될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위해는 물론 국가 의료 시스템의 붕괴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이번 판결을 주도한 대법관 및 대법원에 있다"고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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