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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 전공의 유족에 "진흙탕 싸움 시작 말라" 위협 논란
길병원, 전공의 유족에 "진흙탕 싸움 시작 말라" 위협 논란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9.02.1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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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관계자, 기자들에 '전공의 근무태도 문제 있었다' 퍼트려…
유족 "유언비어로 명예훼손하지 말아 달라…법적 대응 고려"
故 신 전공의의 누나 ⓒ의협신문
故 신 전공의의 누나 ⓒ의협신문 김선경

가천대 길병원 2년 차 故 신 전공의 죽음과 관련, 병원 측 관계자가 유족에 "진흙탕 싸움을 시작하지 말라"며 위협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14일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주최한 '수련환경 개선 촉구 및 전공의 사망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 유족 대표로 참석한 故 신 전공의의 누나는 기자회견 후 <의협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길병원 관계자가 기자들에게 유언비어를 퍼트리며 故 신 전공의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며 진정성을 결여한 병원측의 태도를 비판했다.

"동생은 3년간 환자를 위해, 병원을 위해 헌신하다 근무 중 병원 당직실에서 숨졌다. 하지만 사망에 대한 병원 측의 설명은 전혀 없었다. 동생의 죽음에 대해 함께 일했던 동료들에게 귀동냥해야 했다"고 밝힌 故 신 전공의의 누나는 "발인 날, 병원 측 관계자가 한 명이라도 올 줄 알았다. 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며 병원 측의 무성의에 항의했다.

"병원 관계자가 사실이 아닌 것을 퍼트리며 고인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며 분개했다.

故 신 전공의의 누나는 "모 일간지 기자로부터 병원 측이 억울하다면서 동생의 근무태도에 문제가 있었다는 듯한 취지로 언급한 것을 전해 들었다. 병원 측은 근거 없는 인신공격성 발언을 제발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병원 측은 동생의 수련환경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노조 파업으로 인해 환자가 줄었고, 소아청소년과는 타 과에 비해 업무강도가 약했다고도 말했다"고 언급한 故 신 전공의의 누나는 "하지만, 당시 동생과 소청과 전공의 동료들은 2명의 결원으로 생긴 공백을 메꾸고 있었다"고 죽음을 앞둔 당시 높은 업무강도에 시달려야 했던 상황을 전했다.

유족 측은 1년 전 1명의 소청과 전공의가 그만둔 뒤, 다시 4개월 전 또 다른 전공의가 나가면서 2명의 결원이 생겼지만 병원 측은 아무런 충원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병원 입장을 부검 결과나 경찰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돌연사'로 주장하는 기사를 통해 들었다. 경찰에서도 '돌연사'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 당시 심정은 참혹했다"고 밝힌 故 신 전공의의 누나는 "기사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지만, 다시 거짓 해명만 늘어놨다. 병원 측은 당시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수정을 요청하려 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병원 측이 기자들에게 거짓 내용을 전한 점도 짚었다.

"병원 측은  기자들에게 '돌연사가 유족과 합의된 사안이다. 장례 역시 이러한 사항이 정리된 후 치러졌다. 유족은 기사화를 원치 않고 있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했다고 전해 들었다"면서 "유족들은 사망 사실조차 공식적으로 듣지 못했다. 유족은 전혀 그런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故 신 전공의의 누나는 "동생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은 할머니께서 동생 사망 후 7일 만에 돌아가셨다. 동생이 몸담았던 병원에 누가 될까 싶어 동생의 장례식장에 찾아온 기자를 돌려보냈었다. 하지만, 할머니 장례식장에서는 인터뷰를 진행했다"면서 "인터뷰 사실을 안 병원 측 관계자는 전화통화로 나에게 '진흙탕 싸움을 하려 하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동생의 죽음을 산재로 인정받길 원한다. 그리고 이제는 동생의 죽음으로 3명의 결원을 짊어지고 있는 나머지 전공의들을 위해 하루 빨리 인원 충원 등 처우를 개선해 주길 바란다"며 "다시는 이러한 슬픔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 젊은 전공의들의 실질적인 처우개선이 이뤄지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병원이 개선 노력을 보이지 않으면 부검 결과 확인 후,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길병원 홍보팀 관계자는 유족 측의 문제 제기와 개선 요구에 대해 "홍보팀은 유족과 직접 연락을 취한 바 없다. 해당 발언에 대해선 전혀 모르고 있었다"면서 "내부적으로 파악을 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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