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난임시술 임신율 과학적 근거 미확인"
"한방난임시술 임신율 과학적 근거 미확인"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8.04.02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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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설계부터 과정·결과 해석까지 문제점·오류 투성이
단국대·을지대 공동연구팀, 국내외 문헌 고찰 연구결과 발표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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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난임시술이 임신율을 높인다는 과학적 근거를 확인할 수 없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단국의대 의학교육학교실(연구책임자 채유미 교수)이 최근 의료정책연구소에 제출한 '한방난임사업에 대한 의학적·통계적 관점에서의 평가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국내·외 문헌 고찰 결과, 한방난임시술 단독으로 임신율을 높이거나 임신에 기여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확인할 수 없었다"면서 "한방난임시술로 인한 임신율은 자연임신율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낮은 경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단국의대 의학교육학과·을지의대 예방의학과·단국대 보건행정학과·단국의대 등 4개 기관 연구자가 참여했다.

"한방난임시술의 과학적 근거 여부를 떠나, 2014년부터 3년 간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사업의 효과성에 대한 근거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고 결론을 내린 공동연구팀은 "반드시 체계적이고 표준화된 수행체계를 갖추고 사업의 효과성과 안정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한방난임시술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의학적·통계적 방법론을 적용해 정교한 임상연구설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동연구팀은 "지방자치단체 예산을 투입해 한방난임치료비 지원사업을 수행할 때에는 사업의 효과성과 과학적 근거 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사업 수행 여부를 심도 있게 고민해 결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구를 수행하게 된 배경에 대해 공동연구팀은 "지속적으로 '한방난임사업'의 안전성·효과성에 의문이 제기되었음에도 이를 시정 보완하는 조치가 없다"면서 "다른 지자체사업에도 확산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산모와 태아의 건강보호 차원에서 사업의 효과성 및 타당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동연구팀은 '한방난임사업의 효과성 평가'를 위해 논문 분류기준과 체계적 문헌고찰을  진행한 결과, 국내 문헌 중에서는 의학적·과학적 관점에서 명백하게 한방난임시술의 효과를 입증한 연구결과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외국 문헌에서 무작위배정 비교임상 4건과 환자군만을 대상으로 한 전후비교 연구 1건 등 5건을 평가한 결과, 한방난임시술의 단독 효과를 입증한 연구결과는 발견하지 못했으며,  1개 논문에서 시험관시술과 중국 침술을 병행한 연구에서 임신율 향상을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방난임시술과 난임여성의 자연임신율을 비교 분석한 결과, 한방난임사업의 임신율(21.5∼27.6%)은 국외 문헌의 원인불명 난임 여성의 자연임신율(20∼27%)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낮은 경향성을 보였다.

한방난임시술 효과성 관련 문헌 요약 ⓒ의협신문
한방난임시술 효과성 관련 문헌 요약 ⓒ의협신문

공동연구팀은 2014∼2015년도 한방난임사업 결과보고서와 2015년도 난임부부 지원사업 평가 및 난임원인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연구 디자인부터 연구 대상자 선정·표준화된 치료 프로토콜 부재·연구결과·연구결과 해석·경제성 비교에 이르기까지 오류와 문제점이 있어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방난임치료의 효과는 치료군의 임신율을 한방난임치료군과 동질하면서 한방난임치료를 행하지 않은 대조군의 임신율과 비교함으로써만 평가될 수 있다"고 밝힌 공동연구팀은 "한방난임치료사업에서는 치료군만 존재하고, 그 결과를 비교할 수 있는 대조군이 없어 사업 결과 도출된 임신율이 치료하지 않았을 경우 예상되는 자연임신율에 비해 높은지 판단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이 사업이 효과가 있었는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 대상자 선정에 대해서도 "가장 중요한 특성인 난임의 원인에 대해 조사하지 않았다"면서 "한방난임치료사업의 대상자 선정 기준이 모호하고, 참여자들의 중요한 특성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문제점을 꼽았다.

전신질환으로 1년 이상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나 우울증과 같은 기분 장애로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은 병력이 있는 경우를 제외한 것에 대해 공동연구팀은 "일반적으로 이해 가능한 제외 기준으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또 "다기관 연구를 진행하면서 표준화된 치료 프로토콜 없이 각 기관별로 참여 한의사의 판단에 따라 다양한 치료가 시행되는 것을 허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표준화된 치료 프로토콜이 부재하다"고 덧붙였다.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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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완료한 219명 중 47명이 임신해 21.5%의 임신율을 보였다고 보고한 데 해서도 "임신율을 보고하면서 임신율이 도출된 관찰기간을 함께 제시하지 않았다. 관찰기간이 길면 그에 상응해 임신율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면서 "누적 관찰기간을 계산해 임신율과 함께 제시하지 않은 결과 보고는 비과학적"이라고 지적했다.

공동연구팀은 연구 결과에 대해 "이 사업을 통해 수행된 연구에서는 대조군 없이 치료군만 존재하기 때문에 사업의 효과를 판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관찰 기간, 난임의 원인, 이전 출산경험 등에 대한 정보를 제시하지 않아 기존 연구 결과와의 비교를 통한 간접적인 효과 판단조차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평가했다.

부산시 한방난임치료비 지원 사업과 국가난임사업의 경제성을 비교한 데 대해서도 "한방난임사업은 상대적으로 자연임신의 가능성이 높은 여성을, 국가난임사업은 자연임신의 가능성이 낮아 시술이 필요한 여성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두 사업의 정부지원금 대비 임신율을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면서 "한방난임사업은 국가난임사업 대상자들에 비해 양호한 상태에 있는 난임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면서 자연임신율을 높이는 것이므로 두 사업의 성격 자체가 매우 다르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방난임사업에서 임신율의 관찰 기간을 제시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관찰 기간이 길면 임신율은 높아지고, 임신에 대한 관찰 기간이 길어질수록 기대효용값은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관찰 기간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한방난임사업에 따른 기대효용값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한방난임사업에 대한 기대효용이라는 수치는 사업의 경제성 평가의 지표로서 사용되기에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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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난임시술이 임신율을 높인다는 과학적 근거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번 연구결과보고를 계기로 과학적 근거없이 국민의 세금으로 한방난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지자체에 경종을 울릴 전망이다.

특히 체계적이고, 표준화된 의학적·통계적 임상연구 절차없이 진행하고 있는 지자체 한방난임사업에 대한 지방의회 차원의 검증과 평가작업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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