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중문대학이 중국에서 절박유산에 흔히 처방하고 있는 한약재 20종(백출·토사자·속단·아교주·상기생·감초·황기·백작약·당귀·황금·두충·숙지황·지황·생지황·산약·사인·천궁·애엽·진피·사삼)의 안전성을 생쥐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임신 초기에 노출된 경우 산모의 산전 및 산후 사망의 관찰, 산모의 체중증가 및 배아 성장, 산후 체중증가 등의 유의한 감소, 태아흡수 및 근골격계 기형 역시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Vehicle Control (대조군), Largehead Atractylodes Rhizoma (백출), Chinese Dodder Seed (토사자), Himalayan Teasel Root (속단), Chinese Taxillus Twig (상기생), Milkvetch Root (황기), Chinese Angelica (당귀), Rehmannia Root (지황), Szechuan Lovage Rhizoma (천궁), Tangerine Peel (진피) [자료제공 = 대한의원협회]
상당수의 한방난임치료 한약처방에 태아와 산모에 악영향을 미치는 한약이 포함돼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의원협회는 2일 "임신 중 한약복용이 태아와 산모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외 논문·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상당수의 한약 및 한약재가 태아와 산모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협회는 "지방자치단체의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을 통해 산모에게 처방한 한약 중에는 태아는 물론 산모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한약재들이 포함돼 있다"며 "국내외 여러 연구에서 위험성이 수차례 보고된 한약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이라는 지자체의 선심성 정책을 통해 국민의 혈세를 지원받아 처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방난임사업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태아와 임산부에 대한 안전성 외에도 그 효과 역시 불분명하다는 데에 있다"고 지적한 의원협회는 "실제 부산시에서 시행한 한방난임사업에서의 임신성공률은 자연임신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면서 "결국 효과도 불분명하고, 안전성도 담보되지 않는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을 시행하는 것은 국민의 혈세로 비윤리적 임상시험을 자행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WHO Monographs on Selected Medicinal Plants'를 통해 "임신 중 감초의 안전성은 확립되지 않았으므로 예방조치로서 임신 중 감초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전통적인 사용 보고에 의하면 작약은 유산시키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임신 중 작약의 사용은 금기이다"·"현재 자료로는 충분한 위험편익 평가를 할 수 없으므로 육계는 임신 중에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등을 권고했다(http://apps.who.int/medicinedocs/en/d/Js2200e/).

의원협회는 지자체에 대해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한약을 투여하는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면서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대해서도 "임신 중 처방하는 한약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엄격히 검증해 산모와 태아에 조금이라도 해가 되는 한약은 모두 임부금기한약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신 중 처방하는 한약·한약재 위험성
의원협회는 국내 한의사가 2016년 <유럽통합의학회지>에 투고한 논문에 의하면, 국내에서 임신 중 흔히 처방되는 한약은 안전이천탕·보생탕·달귀산·안태음·귤령보생탕·궁소산·교애사물탕·달생산·안태금출탕·온담탕·사물탕 등으로 4∼15개 한약재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구성 한약재 사용빈도는 백출이 81.6%로 제일 많았고, 감초(81.4%)·인삼(62.1%)·진피(54.1%)·사인(51.0%)·숙지황(47.1%)·황금(43.4%)·향부자(41.6%)·소엽(39.5%)·두충(38.3%)·백작약(38.3%)·당귀(37.7%)·천궁(35.4%)·구기자(35.0%)·백복령(33.8%)·생강(32.6%)·산수유(28.3%)·백편두(26.6%)·백두구(23.2%)·지각(19.7%) 등의 순이었다

의원협회는 임산부 한약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백출은 임신 중 투여한 생쥐와 토끼에서 태아성장지표 감소, 착상 후 손실률 증가, 산전 및 산후 사망률 증가, 선천성 근골격계 이상 발생, 태아흡수(초기에 태아가 사망한 경우 자궁에 흡수되는 현상), 태아수종, 짧은 귀 기형 등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감초 역시 동물실험이 아닌 사람 대상 연구에서 조산 위험 증가·인지수행 능력(언어·시공간인지능·기억력) 및 정신과적 문제(주의력 결핍·규칙 위반·공격적 행동)·아이의 스트레스 대응 호르몬조절체계 변화 등을 관찰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임신 중 한약복용 위험성(국내 보고)
보건복지부의 한방치료기술연구개발사업에 선정, 1997년 8월∼2000년 7월 경희대학교가 수행한 <한약이 임신 중 태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의하면, 3년 동안 실험한 총 31종의 한약 중 27종(숙지황·행인·백출·백작약·적복령·진피·목단피·도인·갈근·인삼·목향·안태음·지각·교애궁귀탕·아교·보중익기탕·안태금출탕·사물탕·궁소산·애엽·천궁·사인·반하·당귀·천남성·소엽·계피)이 세균주를 이용한 유전자 돌연변이원성 실험에서 양성으로 나왔다.

또한 숙지황·당귀·갈근·안태움·애엽 등은 세포독성이 있다고 보고했으며, 포유류 배양세포를 이용한 염색체 이상 실험에서는 행인·천궁·안태금출탕·의이인·갈근에서 양성으로 나왔고, 사물탕·백출·사인·소엽·백복령·반하·당귀·백작약·숙지황·목단피·천남성·진피·안태음·궁소산·소엽·애엽 등의 한약재는 의양성으로 나왔다.

한약이 생쥐의 생식능력에 미치는 영향에서도 태아의 출산체중 감소·임신태아 수의 감소·태아의 염색체 이상(백출) 등이 관찰됐다.

▲ 1) Safety evaluation of commonly used Chinese herbal medicines during pregnancy in mice. Human Reproduction, Vol.27, No.8 pp. 2448-2456, 2012.2) <한방치료기술연구개발사업 최종보고서> 한약이 임신 중 태아에 미치는 영향3) 회색 칸: 실험대상 아님4) O:양성 △:의양성

한방난임치료에 처방된 한약·한약재재 안전성
의원협회는 부산시가 발간한 2014년·2015년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 결과보고서>에 실린 한약처방을 살펴본 결과, 조경종옥탕이 가장 많이 처방했고, 온경탕·조위승청탕·귀비탕·당귀작약산·도인승기탕·창부도담탕·소시호탕·계지복령환 등의 순으로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의원협회는 한약 구성 한약재가 산모와 태아에 미치는 위험성을 조사한 결과, 한방난임치료에 처방한 모든 한약에 태아에 위험성이 있거나 위험 가능성이 큰 한약재가 포함돼 있으며, 어떤 한약은 모든 한약재가 태아에 위험성이 있을 수 있는 한약재로 구성돼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의계는 "양방의료계의 한의약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방과 폄훼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면서 "한의약이 국민에게 보다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사업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의계는 "난임부부를 위한 양방난임시술은 국가 사업으로 지원이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한의난임치료지원은 지자체 단위에서만 이루어지고 있을 뿐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오는 10월부터 양방난임시술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듯이 한의난임시술도 건건강보험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