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68혁명 세대, 피임약 사용률 낮아 아쉽다."
"난 68혁명 세대, 피임약 사용률 낮아 아쉽다."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8.02.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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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 CEO 릴레이 인터뷰⑥] 잉그리드 드렉셀 바이엘코리아 대표
잉그리드 드렉셀 바이엘코리아 대표
잉그리드 드렉셀 바이엘코리아 대표

드렉셀 대표를 색깔로 표현한다면 '빨간색'이다. 사방으로 뻗어있는 드렉셀 대표의 한결같은 머리 스타일은 그녀의 솟구치는 '열정'을 상징하는 듯 했다. 1960년대 유럽을 휩쓸었던 '68혁명'의 세대답게 권위보다는 '수평적 소통'을, '여권 향상'과 '양성 평등'에 관심이 많아 보였다. 스스로 젊었을 때 여권향상에 '꽤 열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불고 있는 '미투(Me too)' 운동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반대급부에 대한 우려를 잊지 않았다. 그녀의 빨간색 정장과 그 속에 입은 하얀색 블라우스의 적절한 '매치'처럼 '열정'과 '절제'의 조화를 이뤄낸 듯 보였다. 드렉셀 대표는 "페미니스트보다 리버럴리스트(liberalist)로 봐달라"고 했다. 1일 잉그리드 드렉셀 대표를 만났다.

<일문일답>

해열진통제로 널리 알려진 아스피린의 적응증이 심장마비·뇌졸중 예방으로 확대됐다. 최근 또다른 적응증을 얻을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아스피린은 지난해 합성 120주년을 기념했을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의약품 중 하나다. 바이엘은 최근 연구를 통해 아스피린의 세 번째 재탄생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적응증은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암예방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외부 기관과 의료진이 관련 논문은 발표했지만 아직 적응증을 승인받은 국가는 없다. 적응증이 승인되면 보다 자세한 정보를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바이엘은 여성 건강과 관련한 의약품에 강점이 있다. 드렉셀 대표 역시 여성 건강 향상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안다.

여성 건강과 관련해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개인적으로 (그런 활동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60년대 유럽의 자유화와 여권 신장 분위기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런 변화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피임약이 개발돼 여성이 원하는 시기에 임신할 수 있게 된 것은 양성 평등에 크게 기여했다. 경구피임제는 여성이 직장이나 가정에서 더욱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단지 여성 혹은 남성이라는 이유로 고통을 받지 않아야 한다. 전 세계 인류가 성별에 따른 차별을 겪지 않아야 한다.

여성과 여권 등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본인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나? 최근 일고있는 '미투(Me too)' 운동에 대한 견해는?

어릴 적 여권 신장에 관심이 컸다. 돌이켜보면 꽤 열정적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여성과 남성의 파트너십을 강조하고 싶다. 성별간 균형과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바이엘코리아는 여성 임원이 많고 이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생물학적으로 여성과 남성은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과 생각이 조화를 이루기 위해 균형이 중요하다.
'미투 운동'은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피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한편으로는 양성간의 커뮤니케이션과 친밀감의 표현이 위축되는 것은 아닌가 우려되는 점도 있다. 원칙적으로 그 누구도 성에 따라 차별받지 않고 자신의 경험과 지식으로 평가받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지금은 보다 '보수적(?)'이 됐다는 의미인가?

최근 주한독일상공회의소 회장이 되면서 회장 칭호를 '체어맨(chairman)'을 '체어우먼(chairwoman)'으로 바꿔야 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있었는데 굳이 바꾸지 않았다. 체어맨은 회장을 수행하는 사람을 호칭하는 전통적 표현으로 생각한다. 보수화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굳이 나를 표현하자면 페미니스트보다는 '리버럴리스트'라고 생각한다.

2015년 가장 성공한 바이엘코리아 제품으로 황반변성치료제 '아일리아'를, 실패한 약으로 '피임약'을 꼽았다. 여전히 유효한 생각인지?

한국의 피임약 사용률 자체가 너무 낮아 그렇게 말한 것 같다. 피임약은 여성을 넘어 커플이 자신의 인생을 계획한대로 살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이다. 아직 사용률이 저조한 것은 아쉽다. 시장성과 면에서 가장 성공한 제품은 경구용 항응고제 '자렐토'이고 아일리아는 그 뒤를 잇는 제품이다. 자렐토와 아일리아는 분야별 1위 제품으로 올해도 그 위치를 지킬 것이다.

잉그리드 드렉셀 바이엘코리아 대표
잉그리드 드렉셀 바이엘코리아 대표

바이엘코리아 처방의약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제품 하나만 꼽아달라? 또 그 이유는?

여러 자식 중 가장 사랑하는 자식을 뽑으라는 말이다. 매우 어렵다. 바이엘의 모든 제품이 다 소중하다. 다만 그래도 하나를 꼽으라면 경구 피임약이다.

다른 제품을 맡는 다른 직원들이 삐치지 않겠는가?

(하하하)  CEO가 아닌 여성 건강 분야에서 오랜 시간 커리어를 쌓은 개인으로, 또 여성으로의 애정이다. 이해해주리라 믿는다.

자렐토와 넥사바, 스티바가가 바이엘코리아의 대표 품목으로 보면 되나?

넥사바와 넥사바 후속 제품으로 스티바가를 출시했다. 간세포암에 대한 허가를 지난해에 받았다. 스티바가는 넥사바보다 7개월의 생존 연장 기간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다른 항암제와는 차별화된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런 부분이 인정돼 신속하게 승인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유럽보다도 일찍 스티바가를 승인했다. 전 세계적으로 네 번째 승인 국가다. 올해는 간세포암에 대해 급여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자렐토도 올해 새 적응증을 추가할 계획이다. 다음 달에는 IUS(자궁 내 장치) '카일리나'를 선보인다. 카일리나는 체내 삽입 후 5년간의 피임 효과를 볼 수 있다.

부임 4년차다. 지난 3년간 어떤 부분에 주력했으며, 어떤 성과를 냈나?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업무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수평적 문화를 위해 '님'자를 이름 뒤에 붙이거나 '잉그리드'라고 부르도록 하고 있다. 원활한 소통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부서와 직급을 막론하고 아침에 '티브레이크'를 열어 1시간씩 직원과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눈다.
디지털화 등 기술 변혁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한국 부임이 결정됐을때 매우 기뻤다. 아쉬운 것은 혁신적인 한국에서, 바이엘코리아가 가장 혁신적인 회사는 아니었다는 점이다.

이에 새로운 혁신을 바이엘코리아에 도입하고자 노력했다. 디지털화와 관련된 변화를 꾀하고자 여러 프로젝트 팀을 만들었다. 디지털 마케팅을 위한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비즈니스 영역에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바이엘코리아 오피스에는 '그네'가 설치된 '혁신룸(innovation room)'이 있다. 일이 잘 안풀릴 때 혁신룸에서 그네를 타며 복잡한 마음을 다잡도록 했다. 한국은 활력이 넘치는 역동적인 국가로 이런 프로젝트를 제안하면 직원은 항상 호응하며 잘 따라와 줬다. 경쟁이 치열한 제약 업계에서 지난 3년 연속 전문의약품사업부가 두 자리 수 성장을 이뤄냈다.

바이엘 본사가 '몬산토'와 합병을 결정했다. 한국 법인에도 합병에 따른 변화가 있나? 구조조정이나 인원 감축이 있을 수 있나?

현재로서 구조조정이나 인원 감축 계획은 없다. 몬산토와 통합은 미래 농업 혁신을 위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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