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신약 들고 '글로벌 유한' 성큼 가겠다."
"폐암 신약 들고 '글로벌 유한' 성큼 가겠다."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8.01.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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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 CEO 릴레이 인터뷰①]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국내 최대 매출 제약사, 마케팅력 최고의 제약사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녔지만 왠지 유한양행과 '신약개발'과는 거리가 있어보였다.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안방 최고' 유한양행을 '글로벌 유한양행'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지만 유한양행의 변신은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 대표가 글로벌 유한양행을 선언한 지 불과 3년만에 개발 중인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의 글로벌 국산 신약 등극 가능성이 커졌다.

갑작스러운 '글로벌 유한양행' 가능성에 외부는 '화들짝'이지만 이미 사내유보금을 R&D에 쏟아부을 때부터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었다는 반응이다.

이쯤되면 국산 신약 가능성에 들뜬만도 하지만 9일 만난 이 대표는 신중하다.

아직 한 번도 가지 않은 글로벌 신약개발의 길을 걷는 것인 만큼 한 발, 한 발 신중히 그러면서도 과감히 걸어가겠다는 의지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가 글로벌 신약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이 대표의 각오와 계획을 들어봤다.

<일문일답>

유한양행의 기대주 중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YH25448'에 대한 의료계의 기대가 크다. 아직 1상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임상결과가 대단히 긍정적이라는 얘기가 있다.

임상결과가 발표돼야 알 것 같다. 비소세포폐암 글로벌 치료제 '타그리소'와 효과와 부작용면에서 뒤지지 않을 것 같다는 기대가 크다.

일부 임상시험에 참여한 의료진은 유한양행이 '라이센싱 아웃(기술수출)'을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 하지 말고 최종 상품화까지 밀고 가라고 제안하기도 한다. 글로벌 신약 가능성이 큰 약을 다국적 제약사에 넘기지 말자는 말인 것 같다.

YH25448에 대해 기대가 크다. 타그리소 못지않다는 판단도 든다. 하지만 유한양행에는 글로벌 신약을 만드는 일은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다. 그만큼 리스크도 크고 어려움이 많다. 선진국 시장에 안착하려면 싫든좋든 글로벌 제약사에 '라이센싱 아웃'을 해야 할 것이다.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중국 제약사와 함께 개발을 추진하다 어긋나면서 임상과 출시 시기가 1년 정도 늦춰져 아쉽다.

라이센싱 아웃을 해도 국내 판권은 유한양행이 가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에는 이미 비소세포폐암 치료제가 2개 허가됐다. 그만큼 높은 가격을 받고 한국 시장에 들어오는데 어려워졌다는 말이다.

유한양행은 태생이 좋은 약을 만들어 아픈 환자를 치유하겠다는 창업자 고 유일한 박사의 정신을 기반으로 한다. 태생적으로 이익이 크지 않다고 조바심을 내거나 하지 않는다. 약이 좋다면 그에 합당한 약가를 책정받으리라 본다.

한국 시장 안착 전략이 궁금하다. 한국 시장에 대한 전략에 따라 임상시험 설계도 달라질 것으로 본다.

연구소와 지금 2상과 3상 임상설계에 대해 얘기 중이다. T790M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개발트랜드는 1차 치료제로 포지셔닝하는 거다. 유한양행 역시 YH25448을 1차 치료제로 개발하려 한다.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그렇다면 임상 3상 시험의 대조군이 1세대 표적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말인지?

연구소와 여러가지 가능성을 얘기 중이다. 신약개발과 함께 미국 현지법인을 올해 샌디에이고에 설립한다. 미국 법인은 발전가능성이 있는 미국 회사를 M&A하거나 신약개발 공동투자, 임상시험 공동연구 등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고 추진한다.

샌디에이고는 샌프란시스코에 이어 제2의 바이오연구개발 클러스터다. 글로벌 바이오·헬스 시장의 한 가운데로 들어가는 셈이다. 유한양행은 그 누구와도 어떤 방식으로든 개발하고 연구할 생각이다. 유한양행은 열려있다.

지난 2017년 매출 1위는 역시 유한양행이 차지할 것 같다. 올해 목표는?

1조6000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조금 버겁다. 특히 올해는 연구비 지출이 더 많아질 것이다.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YH25724'가 올해 전임상 시험에 들어간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YH25448'은 1상 결과가 곧 나올 것이다. 올해 2분기에는 임상 2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미국 FDA에도 올해 'IND(임상시험계획)' 승인신청도 한다.

돈 쓸데가 갑자기 많아졌다. R&D 비용이 커진만큼 영업이익은 타격받는다. 사업부가 언제까지 신약개발 인큐베이터를 해야할까 고민이기도 하다. 이런 고민은 어쩔수없이 당분간 안고 가야할거다. 그만큼 올해는 더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다.

그래서 영업부 직원에게는 늘 '고맙다. 영업을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하자' 말한다. 이제 돈버는 방법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열심히 제품을 생산해서 팔고 남는 이익은 쌓아두면됐지만 이제는 투자해야 한다. R&D에 투자를 하다보면 어느날 우박이 내리듯 축적됐던 투자의 결실이 쏟아지는 시대가 올 것으로 믿는다.

10% 매출성장 약속을 지켰다.

어려움이 있었다. 떨어져 나간 품목도 있었지만 공을 들인 몇몇 제품이 매출성장을 견인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다국적 제약사 제품을 도입해 판매하는 '도입품목'은 많아지지 않았다.

의약외품이나 생활용품을 빼고 순전히 의약품 매출만으로 2017년 1조원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

최종 매출분석을 해야 하지만 의약품 매출만으로 1조원 넘겼다는 의미를 두고 싶다. 총 매출 1조원을 넘긴 게 3년 밖에 안됐다. 당시 전체 매출액의 60% 정도가 의약품이었다. '언제 의약품만으로 매출 1조원을 올릴 수 있을까'했는데 기대보다 빨리 달성했다.

전략적으로 키운 일반의약품이 의약품 매출견인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알고 있다.

일반의약품 중 안티푸라민이 오래전부터 한 해 2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유한양행 일반의약품의 대표 주자였다. 취임 이후 안티푸라민을 포함해 한 해 매출 100억원대의 일반의약품 5개를 만들자는 전략을 짰다. 지난해 비타민제 '메가트론'과 '삐콤씨' 등 5개 일반의약품을 '100억원 클럽'에 가입시켰다. 목표였던 6개보다 한 개 부족하지만 노력했다.

차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을 맡으리라는 전망이 많다.

관련 질문을 수없이 받고 있다. 우선 그런 추천이나 요청은 감사한 일이지만 유한양행이 큰 폭의 변화를 하는 중이라 대표이사로서 시간을 다른 곳에 할애해도 되는지 고민이다. 하지만 제약계분들이 '유한양행이 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을 맡아 봉사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지적해 맡아야하나 하는 의무감이 든다.

능력은 모자라지만 이 시점에서 봉사를 꼭 해야한다고 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 이사장을 맡으면 정부에 하고싶은 말이 있다. 지금 한국 제약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느냐, 마느냐의 분기점에 있다.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당장 R&D 비용에 대한 세제 혜택을 한시적이라도 줬으면 한다. 지금처럼 찔끔찔끔 지원금을 주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육성방안이 될 것이다.

다만 제약협회 이사장을 선임하는 시기가 2월이다. 유한양행 주총이 열리는 3월에 재임여부가 결정되는데 한 달 앞서 열린다. 재임이 결정안된 상태에서 이사장직을 먼저 맡아도 될지 모르겠다.

그러고보니 첫 임기(2015∼2018년)가 끝나고 있다. 재임이 유력해 보인다.

재임이 된다면 보다 효율적인 조직으로 바꾸고 싶다. 현 조직이 세팅된지가 벌써 20년이 넘었다. 시대감각에 맞춰 조직을 바꿔야 한다. 일단 사업부별 순환보직제를 활성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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