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밝히는 '의사직업윤리위' 구성 이유
서울대병원이 밝히는 '의사직업윤리위' 구성 이유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7.07.26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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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논란이 계기...잘못 바로잡는다
의학전문 직업성 고민 비롯해 의사 행위규범 제시 기대
▲ 김연수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이 지난 6월 15일 오후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고 백남기씨 사망진단서의 사망종류를 '병사'에서 '외인사'로 수정 권고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이 소속 의사들의 바람직한 의학전문직업성 확립을 위해 행위규범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의사직업윤리위원회 규정'을 최초로 만들어 주목받고 있다.

의사직업윤리위원회는 병원윤리위원회가 고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사망의 종류를 '병사'에서 '외인사'로 수정하는 과정에서 구성됐으며, 지난 6월 13일 규정 공표를 하면서 앞으로의 활동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대병원 의사직업윤리위원회 규정 제정과 위원회 설립을 위한 준비는 2017년 1월부터 본격화 됐다. 또 3월 위원회 설립 준비 워크숍과 위워회 규정(안) 검토를 거쳐, 4월부터 5월까지 병원 내부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월요간담회 보고 및 의견수렴, 합동 진료과장회의 보고 및 의견수렴, 의무장회의 보고 및 의견수렴, 임상교수간담회 보고 및 의견수렴을 마쳤다.

이후에는 확대간부회의 보고와 규정심의위원회 및 병원관리회의 심의를 거쳐 6월 13일 규정을 공표하게 됐다.

김연수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은 지난 6월 15일 사망진단서 수정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병원윤리위원회는 최선의 진료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의학적 판단과 진단서에 기재되는 규범적 판단의 차이를 인정했다"며 "외상 발생이후에 상당기간 치료 중에 사망한 경우 이를 병사로 볼 것인가 외인사로 볼 것인가에 대해 의학적으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규범적으로는 현재 대한의사협회의 지침을 따르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사망진단서 수정의 주체를 담당교수가 아닌 담당 전공의에게 권고했는데, 전공의가 피교육자라고 하더라도 사망의 종류를 판단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과 경험을 가진 의사이고, 법률적으로 작성자인 의사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작성자에게 권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피교육자는 담당교수의 지도하에만 수정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피교육자인 전공의가 판단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그 의견 또한 의사로서 존중되는 것이 바람직한 교육이라고 판단했다"며 "앞으로 이러한 일들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병원윤리위원회와 다른 성격의 의사직업윤리위원회를 구성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병원윤리위원회의 이같은 사망진단서 수정 권고에 따라 당시 해당 전공의는 사망진단서 사망의 종류를 '병사'에서 '외인사'로 바꾸게 됐다.

의사직업윤리위원회가 만들어지게 된 이유에 대해 권용진 교수(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는 "대한의사협회에서 만든 보편적인 '의사윤리지침'과 '의사윤리강령'이 있음에도 서울대병원의 의사직업윤리위원회가 주목받는 이유는 교육·연구·진료에 있어 병원 소속 의사에게 기대되는 전문역량의 지속적인 개발, 윤리적 의료행위, 환자와 그 가족 및 사회에 대한 책임있는 태도와 행동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보편적인 '의사윤리지침'과 '의사윤리강령'은 의사의 진료와 관련된 부분을 다루고 있다면 의사직업윤리위원회는 진료뿐만 아니라 교육과 연구를 하고 있는 병원 소속 의사들의 모든 행위에 대해 윤리적인 차원에서 문제점을 검토하고 개선점을 찾아보겠다는 것.

권 교수는 "의사의 행위규범에 어떤 내용들이 포함될 지 현재 논의중이지만, 진료, 연구, 교육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윤리적으로 관련된 부분들이 해달 될 것"이라며 "백남기 농민 사건에서 진단서를 작성해야 하는 의사의 행위, 연구를 하는 의사에게 필요한 행위 등에 대해 규범이 만들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앞으로 서울대병원의 의사직업윤리위원회의 활동에 대한 기대가 크다.

김연수 부원장은 "기존 서울대병원의 병원윤리위원회와 의사직업윤리위원회의 역할은 다르다"고 밝힌 뒤 "윤리위원회는 안락사와 의료분쟁 같은 것을 다룬다면, 의사직업윤리위원회는 의사의 행위에 대한 합의 수준을 다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의사집단의 합의수준을 다룬다고 했을 때 의협에서 만든 의사윤리지침 및 의사윤리강령을 따르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일부에서 지적할 수 있으나, 병원 소속 의사는 진료뿐만 아니라 교육과 연구를 하기 때문에 별도의 위원회에서 윤리적인 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부원장은 "서울대병원이 처음으로 의사직업윤리위원회를 만든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며 "규정은 이미 공표됐고, 앞으로 구체적인 행위규범을 만드는 일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또 "행위에 대한 규범을 새로 만드는 일은 힘들겠지만, 첫번째 일로 이번에 사망진단서 내용을 바꾼 것은 성과"라며 "앞으로 고 백남기씨와 같은 일이 생겼을 때 모범 답안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의사직업윤리위원회의 위상 강화를 위해 권고사항을 따르지 않았을 때 병원 인사위원회에 회부되도록 한 것도 눈에 띈다.

이와 관련 김 부원장은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의사들로부터 공론의 과정을 거쳐 의견을 모으고, 이 내용에 따라 권고를 내리는 것이기 때문에 권고를 따르지 않았을 때 패널티를 주도록 규정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의사직업윤리위원회가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수정과정에서 면피를 하기 위해 급하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냐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김 부원장은 "사망진단서 내용을 바꾼다고 서울대병원이 이득을 보는게 없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고, 서울대병원 전체 의사들의 생각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겠다는 생각이 있고, 이런 것들을 의사직업윤리위위원를 통해 체계를 잡고자 하는 것"이라며 "앞으로의 활동에 주목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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