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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표적 내과질환은 '순환계통 질환'

북한의 대표적 내과질환은 '순환계통 질환'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07.0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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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보건의료학회, 북한 의학저널 '내과' 10년 간 논문 분석
통일 대비 북한 질병 양상·치료방법 이해 및 공동논문도 계획

김신곤 통일보건의료학회 학술이사
국내 통일보건의료 전문가들이 남북한 보건의료 교류협력의 첫번째 과제로 북한에서 발간된 대표적인 의학저널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다.

북한의 의학저널이 국내 전문가들에 의해 분석되고, 그 결과물이 학술대회에서 소개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앞으로 남한 보건의료전문가들의 많은 관심은 물론 남북한 보건의료 교류협력에 있어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통일보건의료학회는 1일 오후 2시부터 연세의료원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에서 '북한 발간 의학논문의 최근 10년 간 동향'을 주제로 2016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그간 통일보건의료학회가 북한 의학과학출판사에서 발간하는 의학저널인 <내과>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 받았다.

북한의 <내과>지는 1979년부터 2015년까지 146호가 발간됐으며, 이번 분석에서는 최근 10년 간 논문 2092편 중 소화기·순환기·호흡기·내분비 영역에 초점을 맞춰 진행했다.

논문 분석에 참여한 김신곤 통일보건의료학회 학술이사(고려의대)는 "북한에서는 내과를 비롯해 조선의학, 예방의학, 외과, 의학, 기초의학, 소아·산부인과, 구강·안과·이비인후과, 조선약학 등 9개의 의학논문이 출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까지 북한 의학 연구들은 탈북의사의 증언 및 의학 서적 중 일부 자료와 같은 제한적 정보원을 통해 이뤄졌으며, 북한 발행 의학 학술지를 대상으로 하는 일부 연구는 있었으나 문헌고찰연구에 한정돼 있거나 의료의 질, 기술에 대한 평가는 미약했다"고 평가했다.

김 이사는 "북한 의료에 대한 직접적 접근 및 경험이 어려운 상황에서 텍스트를 기반으로 하는 간접 경험을 통해 남북한 보건의료 교류협력의 기초자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어 이번 학술대회에서 북한 의학저널 평가 연구 결과를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9개의 의학저널 가운데 먼저 <내과>에 대한 분석작업을 한 결과, 논문 상당수는 최고지도자의 교시를 인용하며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의학연구를 인민에 대한 의료봉사이자 영예로운 혁명과업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원저가 우리의 초록과 비슷한 형태로 분량은 1∼2쪽 정도에 불과해 출판비용 절감 등의 이유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논문에 사진이 없고, 통계분석 등에 대한 설명이 없는 것도 특징적이었다"고 말했다.

또 "실험연구, 관찰연구, 증례, 종설 등이 고루 다뤄지고 있으며, 실험논문의 경우 고전적 약제, 자체개발약물(천연물), 혹은 자체개발기술을 이용한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영어권 최신논문은 인용되지 않았고, 평가대상 논문 중 소화기 관련 논문이 제일 많았으며(25%), 그 다음이 순환기(15%)·호흡기(9%)·내분비(5%) 순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전우택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
김 이사는 "북한의 논문을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대분류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순환기질환이 가장 많았고(396편), 소화계통의 질환(344편)·신생물(138편)·특정 감염성 및 기생충성 질환(126편)·호흡계통의 질환(121편)·내분비/영양 및 대사질환(111편)·비뇨생식계통의 질환(108편)·근골계통 및 결합조직 질환(84편)·신경계통 질환(77편), 그리고 정신 및 행동장애(49편) 순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에 따르면 논문으로 다뤄진 구체적 질환으로 소화기내과에선 소화성 궤양과 위와 십이지장염, 간염 및 간경병증, 담도질환이 많았고, 순환기내과에선 고혈압·고지혈증·심부전이 많았다.

호흡기내과에선 폐렴·늑막염 등 감염성 질환이 제일 많았고, 만성폐쇄성폐질환·천식·이산화탄소중독 순이었다. 내분비내과에선 당뇨병과 자기면역성갑상선질병이 많았다.

이날 학술대회는 북한 의학논문 분석결과 발표 이외에도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의 '21세기 통일의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의 강연이 진행됐다.

또 '북한보건의료인력 교육 컨텐츠 개발' 주제 세션에서는 ▲공유를 위한 보건의료교육 모델개발의 필요와 방안(안신기 연세의대 교수) ▲북한 약사 대상 항생제 교육 시안(이혜경/북한 약사 출신, 남한 약사, 북한학 박사) ▲소화기 내과 교육 시안(최문석/성균관의대 교수·소화기내과) ▲북한의료인 교육 경험 및 고려사항(신희영 서울의대 교수·통일의학센터소장) 등의 주제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이 세션과 관련 김원호 통일보건의료학회 무임소이사(연세의대)는 "남북한의 교류가 활성화될 시기를 대비해, 북한보건의료인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자료를 미리 고민하고 개발하자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대회 주제를 정했다"고 말했다.

또 "남북한 보건의료인력 교육은 어느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교육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남한과 북한의 교육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서로의 장점을 부각시켜 상호 교육으로 진행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전우택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연세의대)은 "보건의료 영역은 한반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 그리고 복지와 행복에 가장 직접적인 연관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통일과 통일준비, 그리고 통일 이후의 과제로 가장 중요한 분야"라며 "학회는 북한에서 발표된 연구결과 및 연구자 정리를 시작으로, 이번에는 의학저널을 알아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또 "올해 추계 학술대회에서는 의협·치협·한의협·약사회·간협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통일보건의료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자리를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전 이사장은 "의학저널 <내과>를 필두로 다른 과 영역(총 9종의 의학저널)으로 확대해 북한 질병의 양상 및 시대적 변천사를 확인하고, 남북 의료인들의 질병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사고방식, 치료방법 및 선호도 등에 대한 차이와 공통점도 비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남북한 교류가 활발히 진행될 때를 대비해 북한의사들과의 직접접촉을 통해 해당 질환의 발병률, 발병양상, 치료현황 등에 대한 상호 이해 증진 및 공동 논문을 발간하는 계획도 수립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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