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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보건의료 선험사례서 통일 후 해법 찾다

탈북민 보건의료 선험사례서 통일 후 해법 찾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4.09.2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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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보건의료학회·남북하나재단, 25일 공동 학술대회
'한반도 통일보건의료 연구의 흐름과 미래' 주제로 열려

전우택 통일보건의료학회 초대 이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남북하나재단(이사장 정옥임)과 통일보건의료학회(이사장 전우택)는 25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2층 제2대연회실에서 '한반도 통일보건의료 연구의 흐름과 미래'를 주제로 공동학술회의를 열었다.

이번 학술회의는 남북하나재단 설립 4주년과 통일보건의료학회 창립을 기념해 통일 준비와 통일이후의 과제로서 가장 중요한 영역이라 할 수 있는 남북한 보건의료시스템 전반에 대한 폭넓은 논의를 위해 마련됐다.

특히, 열악한 의료 환경과 만성적인 영양부족에 시달리던 북한에서의 생활과 고된 탈북과정을 거치면서 건강상의 문제를 호소하는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보건관리 및 건강증진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학술대회는 정옥임 이사장과 전우택 이사장, 유기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추무진 대한의사협회 회장, 문옥륜 서울대 보건대학원 명예교수 등이 참석해 축하했다.

정옥임 이사장은 "보건의료분야는 남북한 주민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는데 있어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분야로 통일을 대비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먼저 온 통일이라 할 수 있는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보건의료분야의 선험 사례들이 향후 남북한 보건의료분야의 통합방안을 마련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무진 의협회장은 "대한의사협회는 1998년 유성희 회장을 필두로 북측과 첫 접촉을 한 이후로 의약품 지원 등 꾸준한 대북사업을 지원해 왔으며, 지난 종합학술대회에서도 통일의료에 대한 고민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이제는 보건의료실태 조사, 보건의료인력 교류 등 통일에 대한 미래지향적인 청사진을 제시할 때"라며 "이런 시점에 통일보건의료학회가 창립된 것은 고무적인 일일이고, 현 정부에 대한 대북정책과 관련된 정책을 지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개회사 및 축사에 이어 열린 기조연설에서 전우택 이사장은 통일 이후 북한주민의 의료보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문 의료인력 양성의 필요성과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보건의료 지원을 통한 살아있는 정보와 경험의 축적이 갖는 함의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

전 이사장은 "북한 보건의료의 붕괴를 보면서 우리는 이것을 북한 체제의 붕괴 전조 현상으로 분석만 하고 있을 수많은 없다"며 "통일 국가의 하나가 될 사람들이라는 점을 고려해 통일 후 보건의료 문제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생물학적 생명의 소중함을 보여주는 보건의료지원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며, 국소수의 특권층이 아닌 일반 주민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의료지원이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북한과 통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훈련되고 준비된 남한 의료인력의 양성과 확보가 필요하며, 북한이탈주민들을 통한 보건의료지원 경험을 통해 통일을 준비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 이사장은 "그동안 축적된 통일 보건의료 영역의 지식과 지혜를 좀 더 체계화하고 그것을 토대로 더 발전된 구체적인 정책과 지원활동을 하기 위한 학술적 토대를 만들기 위해 통일보건의료학회를 창립하게 됐다"며 "앞으로 학회는 보건학과 의학 영역뿐만 아니라 보건의료와 연관된 사회학·인류학·심리학 등 다양한 다른 학문 영역의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학회로 발전해 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통일보건의료 연구의 흐름'을 주제로 진행된 주제발표 및 패널토론에서는 김신곤 고려의대 교수(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황나미 선임연구원(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석주 서울의대 교수(서울대 통일의학센터), 김수암 소장(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센터), 전병율 교수(연세대 보건대학원), 송태진 고려의대 교수가 통일보건의료 연구의 흐름 및 통일보건의료 연구의 미래에 대해 논의했다. 토론에는 북한이탈주민 출신 의사와 간호사가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주제발표 및 패널토론에서 김신곤 고려의대 교수는 '통일 이후를 대비한 프로토타입(prototype) 연구'로써 북한이탈주민이 갖는 병리학적 특성과 남북한주민을 역학 조사한 비교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김신곤 교수는 "남한에 와서 체중이 5% 이상 증가한 북한이탈주민의 경우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무려 9배나 높아졌다"며 "대사증후군이 당뇨병의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임을 고려할 때, 현재 탈북민의 대사증후군 유병 규모는 머지않은 시기에 이로 인한 당뇨병의 급격한 증가를 예견하게 하는 것으로 이를 막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적극적인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당뇨병은 빈곤을 경험한 세대가 갑작스런 풍요에 처하게 될 때 그 위험도가 현저히 증가하는 생활습관병으로 1990년대, 성장기에 극심한 기아를 경험한 30~40대 북한이탈주민의 경우 체중증가에 따른 발병 위험이 더 높다"고 덧붙였다.

황나미 선임연구원은 "남북 분단 상황에서의 차세대 통일세대의 질적인 인적 자본 확보를 위한 비정치적·인도적 사업의 보건분야를 초월한 융통적·자율적 활성화 방안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석주 교수도 "지금까지 통일보건의료는 여러 연구자의 헌신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을 이루어냈다"며 "향후 연구 신뢰도의 향상, 연구 영향력의 확대, 연구 중립성의 확보, 충분한 연구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밖에 전병율 교수는 "지금까지 발표된 북한통계는 의도적 조작 가능성이 크고, 이를 토대로 수행된 연구는 실질적인 북한의 현황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북한관련 통계DB를 제대로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북한이탈주민의 건강증진과 통일 대비 남북한 보건의료 통합방안 연구 등을 위한 남북하나재단과 통일보건의료학회의 '착한(着韓) 보건의료지원 및 연구개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이번 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두 기관은 ▲북한이탈주민 보건의료 분야의 조사연구 및 전문인력 교육훈련 ▲북한이탈주민의 건강증진을 위한 공동사업 ▲통일대비 남북한 보건의료분야 통합방안 연구 등의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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