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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3만명 시대...의료지원시스템은 열악

탈북민 3만명 시대...의료지원시스템은 열악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5.09.0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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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평균 11회 진료받지만 공중보건의사 6명이 전부
하나원 부속의원 정규의사 중심 전환 및 간호인력 늘여야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이 계속 늘어나고, 건강상의 문제로 진료를 받는 건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의료지원시스템은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정희 간호사무관(통일부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사무소 화천분소)은 4일 오후 2시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탈북민 보건의료 심포지엄'에서 하나원 입소 교육생의 건강관리 및 의료지원 현황을 발표하고, 북한이탈주민 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한 의료조직 확대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현행 탈북민 보건의료 지원체계를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통일 이후 북한주민 대상 보건의료지원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통일보건의료학회와 통일부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가 공동으로 개최했다.

심포지엄에서 전 사무관은 "하나원 교육생 건강관리를 체계적이고 안정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나의원(하나원 부속의원)을 정규의사 중심체계로 전환하고, 이를 뒷받침할 간호인력을 정비해 종합의료지원센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사무관에 따르면 2015년 3월 기준으로 탈북민은 총 2만 6143명이고, 이들이 하나원 부속의원 및 외부 의료기관에서 총 31만 3112건(원내진료 29만 1854건, 외부진료 2만 258건) 진료를 받았다. 또 하나원 입소 3개월 기간 동안 한 사람이 평균 11회 이상의 진료를 받았다.

그러나 하나원 입소생에 대한 건강관리 업무 영역이 확대되고 있으나 하나원 부속의원 진료시스템은 주로 공중보건의사 진료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지속적이고 안정된 진료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하나의원(본원, 화천분소 포함)에 근무하고 있는 공중보건의사는 6명(내과1명, 흉부외과 1명, 정신과 1명, 치과 1명, 한방과 2명)이고, 간호인력 10여명과 교육생 진료를 전담하고 있기 때문.

특히 하나의원에는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공중보건의사가 초창기에는 배치됐으나, 공중보건의사 수급 불균형을 이유로 2015년부터 공중보건의 배치도 중단됐다.

이와 관련 전 사무관은 "하나의원이 종합의료지원센터로 조직이 확대되면 진료와 교육, 상담이 한 곳에서 이루어지므로 지역연계 등 후속조치를 유연하게 처리해 획기적으로 탈북민 건강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원이 북한이탈주민에게 안정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탈북민 의료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기반으로 통일에 대비한 의료분야 연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의료조직 확대 추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남북의료통합을 위한 지역기반 의료지원 체계 구축 필요성도 강조했다.

전정희 간호사무관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전 사무관은 "취약한 건강문제를 지닌 북한이탈주민의 심신에 건강회복과 남한사회 조기정착을 돕는 의료지원 활동은 매우 중요하므로, 거주지별 신규 협력병원 추가 발굴로 믿고 찾아갈 수 있는 탈북민 친화적 거점병원 확보가 필요하하다"며 "이같은 틀이 갖춰져야 탈북민 입국 5만, 10만 시대를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민간 병원과 협력해 운영되고 있는 탈북민 의료상담실이 실질적으로 탈북민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므로, 현재 수도권 중심 4곳 병원에서 전국 광역시·도별 10개병원 내외로 민관협력 모델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일시대 준비를 위한 북한의료 연구 활성화도 언급했다.

전 사무관은 "우리사회로 먼저 온 탈북민의 건강문제를 바탕으로 북한주민의 건강문제를 살펴보는 의료 연구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탈북민의 질병행태에 대한 연구는 북한주민의 질병양상과 의료현실을 파악하는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사무관은 "앞으로 남북한 의료통합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나원 의료진을 중심으로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북한의료연구 장기 비전 제시와 연구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다"며 "대학에서는 통일을 대비한 보건의료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 개설 검토가 요구된다"고 고듭 강조했다.

이밖에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초기 보건의료지원 및 사회편입 후 보건의료지원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도 나왔다.

김민기 서울의료원장은 "하나의원의 의료지원은 탈북민들이 남한의 의료진과 만나서 의료이용을 시작하고 의료문화를 배우기 시작하는 정착과정의 첫 단추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탈북민들이 사회편입되면서 의료시설을 이용할 때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하나원 밖 의료진의 탈북민에 대한 교육도 잘 되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희영 서울의대 통일의학센터 소장은 "하나원을 나오게 되면 의료급여 혜택을 받게 되는데 일반 보험환자와 같은 대우를 받도록 해 차별로 인한 정신적 충격을 줄여주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원호 연세의대 교수는 "탈북민 지원에 있어서 의료기관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정책적 개선이 필요하고, 학회 등의 전문가 집단이 정부와 협업해 탈북민 건강정보 분석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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