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빠진 수가협상 체결식…거세지는 '결렬' 후폭풍
'의협' 빠진 수가협상 체결식…거세지는 '결렬' 후폭풍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2.06.10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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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협, 투입재정 추정치 미공개 "초유 사태…구조적 문제" 지적
강도태 건보공단 이사장 "의원·한의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워"
김동석 수가협상단장 사퇴...개원가 "코로나19 토사구팽" 반발
(왼쪽 위) 국민건강보험공단은 6월 9일 서울강원지역본부 스마트룸에서 '2023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체결식'을 개최했다. 지난 6월 1일 수가협상을 체결한 병원, 치과, 약사, 조산사 유형 협상 대표 단체들이 모두 참석했다. [사진제공=국민건강보험공단] / (오른쪽 아래) 김동석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은 법정 기한을 넘긴 6월 1일 오전 10시경까지 의원 유형 2023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 협상을 이어갔다. 하지만 2.1%라는 최종 수치에
(사진 위) 국민건강보험공단은 6월 9일 서울강원지역본부 스마트룸에서 '2023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체결식'을 개최했다. 지난 6월 1일 수가협상에 합의한 병원, 치과, 약사, 조산사 유형 협상 대표 단체들이 모두 참석했다. [사진 제공=국민건강보험공단] / (사진 아래) 김동석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은 법정 기한을 넘긴 6월 1일 오전 10시경까지 의원 유형 2023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최종 2.1%를 제시하자 "이해할 수 없다"며 결렬을 선언했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2023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체결식이 '의원 유형'이 빠진 채 진행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의원·한의 유형이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가운데 개원가를 중심으로 의원 유형 협상 결렬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6월 9일 서울강원지역본부 스마트룸에서 '2023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체결식'을 개최했다. 지난 6월 1일 수가협상에 합의한 병원, 치과, 약사, 조산사 유형 협상 대표 단체들이 참석했다.

강도태 건보공단 이사장은 "코로나19 장기화와 대내외 사회경제적 불확실성으로 가입자와 공급자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 의료계의 이해와 양보로 계약이 체결된 것에 대해 감사를 드린다"며 "특히 병원유형과 치과 유형은 2020년 이후 3년 만에 체결되어 더욱 반가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한병원협회와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수가협상 체결식에 참석한 것은 3년 만이다.

병협은 지난 2년간 수가협상 결렬을 선언, 2021년도 환산지수 1.6%, 2022년도 1.4%를 통보받았다. 치과 유형 역시 2년간 협상 결렬에 따라 2021년도 1.5%, 2022년도 2.2%를 각각 적용받았다.

병협은 올해 보건의료 공급자단체 중 가장 먼저 협상에 합의했다. 

윤동섭 병협 회장은 협상 체결식 인사말을 통해 "이번 투입 재정 추정치(이하 밴드)가 협상 전날까지 공개하지 않은 것은 '초유의 사태'"라고 꼬집었다.

윤동섭 회장은 "이번 협상은 준비 과정에서 제도 개선을 위해 건강보험공단과 각계가 노력한 결과, 환산지수 모형을 일부 개선하는 성과를 거뒀다"면서도 "하지만 협상 마지막 날 전까지 밴드가 공개되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다음날 오전까지 이어지는 협상이 반복되는 등 협상 구조에 대한 문제점이 재연됐다"고 비판했다.

"공단은 보건의료서비스 수준을 유지·발전시켜 사회안전망을 공고히 해야 하는 임무가 있다"고 지적한 윤동섭 회장은 "적정보험료 수준과 보험재정의 안정적인 유지를 통한 재정의 지속가능성, 합리적 보상을 통한 의료제공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동섭 회장은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사태는 언제라도 다시 발생할 수 있다"라면서 "선제적인 인프라 투자의 필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프라 투자를 인식해야 한다"는 윤 회장의 발언은 "코로나19 관련 손실보상과 예방접종 비용 등을 수익과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재정 투입에 제동을 걸고 나선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의원 유형 결렬 후폭풍…단장 사퇴선언 이어 개원가 "코로나19 토사구팽" 반발

코로나19의 폭발적 증가와 혼란. 방역 최전선에는 의료진들이 있었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의료진들은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였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이번 수가협상 과정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환자를 돌본 의료계의 헌신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거세다.

급기야 의원유형 수가협상단장의 사퇴 선언까지 나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간 의원 유형 수가협상을 이끈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수가협상 결렬 다음날인 6월 2일 "더는 일방적인 협상 쇼의 희생양이 되길 거부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히고, 불합리한 현 수가협상 구조를 거세게 비판했다.

김동석 회장은 "수가협상에 적용하는 지속 가능한 목표진료지 증가율(Sustainable Growth Rate:SGR) 모형에서 유독 의원 유형에서만 불리한 결과가 나왔다. 수가 인상률도 지난해 3.0%에서 2.1%로 대폭 낮췄다"면서 "건보공단은 다른 유형과 달리 의원에게서만 1년 사이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는 납득할만한 근거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원가는 건보공단 재정 소위가 의원 유형에 최종적으로 제시한 수가 인상률이 역대 최저인 '2.1%'라며 반발했다.

대한일반과의사회는 6월 7일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3년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거치면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진료 현장에서 일하고, 감염 가능성을 무릅쓰고 궂은 일을 마다한 의원 종사자들의 수고에 상응하는 대우를 해 줄 기회였다"라면서 "그럼에도 수가협상 기간 내내 건보공단은 고압적이고 불성실한 태도와 재정운영위원회의 월권적인 행위로 협상 결렬에 이를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대한신경외과의사회는 6월 8일 성명에서 "사냥이 끝나면 개는 버려진다(토사구팽)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며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상황에서 정부는 봉사와 희생이라는 윤리적 무기를 이용해 의료계에 손을 벌렸지만, 상황이 정리되자 의료계와 손절하려 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는 6월 9일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최전선에서 국민 건강을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 대한민국 1차 의료인에 대한 보답이 수가 인상률 2.1%"라면서 "코로나19로 개원가가 수혜를 입었다는 건보공단의 주장을 뒷받침 하는 하등의 근거도 없을 뿐만 아니라 분노를 넘어 비통한 마음이 차오르게 한다"고 비판했다.

의료계는 "일방적인 수가협상 구조는 불공정하다"며 재정운영위원회 공급자 참여와 함께 물가 및 임금 인상률을 자연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는 6월 10일 성명에서 "기한 내 협상 결렬 시, 정부가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수치로 수가를 결정하는 것은 '강압적 통보'에 불과하다"며 재정운영위원회 공급자 단체 참여, 물가·임금 상승률 자연 반영 모델 개발 등을 촉구했다.

비뇨의학과의사회는 "수가협상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밴드(재정규모) 결정을 위한 공단 재정운영위원회의 구성에 협상 당사자인 공급자단체는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며 "최소한의 물가와 임금 상승률이 자연적으로 반영된 기초 인상률을 보장하고, 그 외 일부 추가적인 인상률은 협상을 통해 결정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가협상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계의 관심은 2024년도 환산지수 협상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힌 '수가구조 개편 방안'에 쏠리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31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수가구조 개편방안을 연구 중으로, 2024년도 환산지수 협상 시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수가구조 개편방안 연구는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이 연구책임을 맡았다. 오는 11월 최종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강도태 건보공단 이사장 역시 체결식에서 "근원적인 수가제도 개선이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며 "지속가능성과 보건의료체계의 발전이라는 큰 틀 안에서 합리적인 수가협상제도가 되도록 개선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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