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수가협상 줄줄이 결렬 사태 나오나?…직전까지 '깜깜이'
최종 수가협상 줄줄이 결렬 사태 나오나?…직전까지 '깜깜이'
  • 홍완기 기자, 박승민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2.05.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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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허탈·서운" 2차 수가협상 후 쏟아진 탄식
최종 협상 직전, 밴딩 규모 제시 없어 '난항' 예고
(가운데)김동석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 (왼쪽 위) 송재찬 대한병원협회 수가협상단장 (왼쪽 아래) 김수진 대한치과의사협회 보험이사 (오른쪽 위) 박영달 대한약사회 수가협상단장 (오른쪽 아래) 이진호 대한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 ⓒ의협신문
(가운데)김동석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 (왼쪽 위) 송재찬 대한병원협회 수가협상단장, (왼쪽 아래) 김수진 대한치과의사협회 보험이사, (오른쪽 위) 박영달 대한약사회 수가협상단장, (오른쪽 아래) 이진호 대한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 ⓒ의협신문

2023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최종 협상 하루 전까지 대략적인 추가소요재정(밴딩) 규모가 나오지 않으면서 '줄줄이 결렬' 사태 등 극한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진호 대한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은 5월 27일 2차 수가협상 직후 대기 중인 기자들을 발견한 뒤 "뭐라고 하지?"라며 혼잣말을 내뱉었다. 2차 수가협상 날까지 밴딩 규모가 제시되지 않자 "협상할 내용이 없었다"는 상황을 표한 것.

국민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는 지난 2차 회의에서 1차 밴딩(추가소요재정) 폭을 합의하지 못했다. 이후 2차례에 걸친 가입자단체 간담회가 이어졌지만, 2차 수가협상 일정이 끝날 때까지 합의 안은 나오지 않았다.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되면서, 공급자단체들은 '1차 밴딩 폭'조차 제시받지 못한 채 2번째 협상을 마쳐야 했다. 

최종 협상 하루 전까지 통상적으로 제시되는 대략적인 추가소요재정 규모가 나오지 않으면서 '줄줄이 결렬'사태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수가협상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1차 밴딩 규모가 제시되면 공급자단체가 협상을 이어가면서 규모를 조금씩 올리는 방식이 진행됐었다"며 "이번에는 이러한 규모 제시가 없었기 때문에 공급자 입장에서는 협상을 통해 규모를 늘리는 시도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전 유형 단체가 결렬을 선언할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전했다.

앞서 윤석준 국민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장 역시 "5월 31일 전까지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아무련 변화가 없다면, 극한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며 최종 협상 난항을 전망했다.

이진호 대한한의사협회 협상단장은 "2차 수가협상까지 밴딩을 제시받지 못한 것은 처음이다. 마지막 협상 날 (밴딩 규모를)줄 것 같다"며 "정말 황당한 상황이다. 타결 가능성에 대해 암울함을 느낀다. 협상을 안해본 경험이 없어서 두려운 마음까지 든다"며 불안한 심경을 밝혔다.

첫 번째로 2차 수가협상을 시작한 대한치과의사협회는 1차 밴딩 폭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 불만을 표하며 "지금쯤은 어느 정도 논의를 하고, 그걸 갖고 얘기를 시작하는 것이 협상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배경이 마련되지 않은 것 같아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불쾌감을 표했다.

송재찬 대한병원협회 수가협상단장은 "그동안 5월 30일 이전에는 어느 정도 밴딩 규모가 나와 얘기가 진행됐다"며 "지난 4년간 수가협상을 진행하면서 2차 수가협상 날까지 추가소요재정 규모가 나오지 않았던 것은 처음"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대한약사회는 2차 협상 전 밴딩 제시를 하지 않은 데에 '가입자의 오만'이라는 표현까지 사용, 강도 높은 비판으로 이목을 끌었다.

박영달 대한약사회 수가협상단장은 밴드 인상 폭을 제시받지 못한 점을 짚으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가입자를 충분히 설득하지 못했건, 가입자들이 오만했건, 밴드도 제시하지 않고, 2차 협상에 참석하게 된 것이 굉장히 서운하다. 가입자들이 이런 형태의 협상을 이끌어가선 안 된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대한의사협회의 경우 현 수가협상 구조의 불합리성을 지적, 재정운영위원회에 공급자가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했다.

김동석 의협 수가협상단장은 "가입자를 직접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재정운영위원회에 공급자가 참여해야 한다"며 "계속 이런 방식의 협상이 이어진다면 의미가 없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하고, 통보하는 방식과 다른 게 없다"고 지적했다.

공급자 단체 "코로나19 손실보상, 수가협상 연계는 말도 안 돼"

김동석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김동석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2차 수가협상을 마친 공급자단체는 '코로나19 손실보상'과 수가협상을 연계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2차 협상장에서 이들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가입자단체의 의지를 전해들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병협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 의료계 활약을 부각하며 또 다른 팬데믹 발생 시 병원계를 설득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재찬 병협 협상단장은 "코로나19가 재유행할 수도 있고, 또 다른 팬데믹이 올 수 있다. 적은 밴딩과 인상률을 갖고 추후 병원의 협조를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병협도 병원을 설득하고, 참여를 끌어낼 수 있도록 권고해야 하는데 과감하게 나서서 얘기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차 협상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 제외'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던 한의협도 이번 2차 협상 직후에는 해당 문제를 짚었다. 최종 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밴딩 폭을 늘려야 한다는 다른 공급자단체 목소리에 힘을 보탠 것.

이진호 한의협 협상단장은 "손실보상은 말 그대로 손실의 보상이다. 마이너스에 대한 보상이라는 것"이라며 "의료기관만 받은 것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전 국민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진행됐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에 허탈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약사회는 소상공인들의 재난지원금 규모를 집계, 형평성 차원에서도 이 부분을 수가협상과 연계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영달 약사회 협상단장은 "소상공인들이 중앙 정부에서 받은 손실보상 재난지원금이 2020년도부터 2022년 2월까지 약 35조 7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별도로 지급한 액수를 제외한 금액"이라며 "여기에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손실보상으로 통과된 추경액이 24조 5000억원 규모로, 이를 더하면 총 60조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자영업자한테는 손실보상금으로 60조원을 지원하면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헌신한 보건의료인에 1조원 더 쓰는 것이 그렇게 배가 아픈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의협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의료기관의 피해와 헌신을 강조하면서 수가협상과는 별개의 사안임을 재차 강조했다.

김동석 의협 협상단장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수입 측면의 피해도 있었지만 여러 감염이나 사망 사례가 나왔다. 코로나19 관련 비용은 이런 의료계 희생이나 헌신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목숨을 걸고 진행한 코로나19 검사·치료에 대한 부분을 수가협상과 연결시키는 것은 정말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큰 폭의 밴딩 규모를 요구하며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의료기관의 피해와 원가 이하 수가 현실을 호소하기도 했다.

김동석 단장은 "오늘 협상장에서 밴드를 2∼3조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했다"며 "필수의료 붕괴, 동네의원 붕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수가 인상을 통한 적정화를 거듭 주장했다. 이것이 이번 수가협상의 키포인트라고 했다"고 말했다.

2023년도 환산지수를 결정지을 최종 수가협상은 오는 5월 31일 진행된다. 재정운영위원회 첫 밴딩 규모 제시가 최종 협상 직전 진행될 것으로 보이면서 올해 협상 역시 '밤샘 협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밤샘 협상이 이어질 경우 최종 환산지수는 6월 1일 새벽 경 공개될 전망이다.

한편, 지난 2022년도 환산지수 협상에서는 병협과 치협이 결렬을 선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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