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소청과 붕괴 '결정적 Scene 7'…CPR이 절실하다!
기획 소청과 붕괴 '결정적 Scene 7'…CPR이 절실하다!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1.06.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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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과 개원가 줄줄이 '폐업'...2, 3차 병원도 상황 심각
아동병원도 못버텨 병상 '폐쇄'...'아동' 빼고 일반병원 전환하기도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1. 2021 전공의 모집, 소청과 기피 '최악'…빅5 대형병원 모두 '미달' 사태

2020년 12월 2일, 2021년 레지던트 모집 결과가 발표됐다. 많은 전공의가 빅5 대형병원에 몰려 '빅5'의 인기를 다시 한번 실감했다.

하지만 소아청소년과만은 사정이 달랐다. 소청과는 166명 정원에 56명(33%)이 지원, 역대 최하의 지원율을 기록했다.

다른 수련병원에 비해 사정이 나은 빅5 병원은 총 정원 819명에 975명의 지원자가 몰리며 선전했다. 반면 '소아청소년과'는 5곳 모두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1년전 2020년도 레지던트 모집 당시에도 소청과는 평균 69%로 미달 경향을 보였다. 그나마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이 지원율 '1:1'로, 간신히 정원을 채웠다.

하지만 올해는 빅5 병원 5곳 모두 전공의 정원을 채우지 못하면서 소청과 기피현상을 그대로 보여줬다. 

#2. "소아환자 받지 않습니다"

지방 소재 A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에 '경증 소아환자를 받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

안내문에는 "소아청소년과 전문 의료진 확보가 어렵다"며 "소아 응급환자들의 적절한 진료를 위해 일반 경증환자의 경우 집 주변의 병원을 이용해 달라"는 당부가 적혀 있다.

A대학병원 측은 "전공의 모집에서 지원자를 구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전공의 정원이 4명이었지만 1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전공의를 구하지 못한 병원은 전문의 채용 공고를 냈지만 여기서도 지원자를 구하지 못했다.

#3. 청와대에 올라온 절규 "죽어가는 소아청소년과를 제발 살려주세요!"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쳐) ⓒ의협신문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쳐) ⓒ의협신문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소아청소년과를 살려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랐다. 서울시내 대학병원에 종사하고 있는 의료진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우리나라 의료 상황을 알리기 위해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의료정책 전문가가 아니라 어떤 방법이 소청과를 살릴 올바른 길인지 모른다. 하지만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으로서 현 사태가 얼마나 급하고 심각한지는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소청과의 경영난으로 인해 병원에서 어린이나 청소년을 치료할 의료진을 고용하지 않고, 지원자 역시 점차 없어지고 있다고 했다. 

청원인은 "아동 환자를 돌볼 의료진이 없어, 교통사고 이후 수술을 늦게 받아 사망한 케이스나 응급실조차 들어가지 못해 사망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이라면서 "더 큰 문제는 병동 입원 상황에서 나타나고 있다. 치료 지연, 치료의 질 저하, 합병증 증가, 입원 기간 연장 등 소아 환자들의 전반적인 삶의 질이 나빠질 것이다. 이는 예정된 의료 재난"이라고 하소연 했다.

해당 청원은 지난 6월 5일 516명의 동의에 그치며 이름 모를 의료진의 비명으로 남았다.

#4. 전국 '아동병원' 124곳…5곳 문 닫고, 병실 폐쇄 10곳 이상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소아청소년과 의료기관들이 '급'을 떼고(?) 한목소리로 경영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수술이나 기타 처치 비율이 적은 소아청소년과는 특성상 사회 구조적 '인구 감소' 흐름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대부분의 진료가 감기나 독감 등 감염병을 주로 다루기 때문에 코로나19 상황에서 또 한 번 강펀치를 맞은 셈이 됐다.

박양동 대한아동병원협회장은 "코로나19 위기로 모두가 힘든 상황이지만 소청과, 특히 아동병원의 경우 도무지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아동병원협회가 실시한 2020년도 아동병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도 3~6월 외래환자 수는 전년 대비 59%, 입원환자는 73%나 감소했다. 이로 인한 외래수익은 50%, 입원진료 수익은 71% 감소했다.

박양동 회장은 "모두 힘들지만 아동병원의 경우, 입원 시설이나 고용을 기본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환자가 없다고 해서 병실을 줄이거나 고용을 줄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전국 124곳의 아동병원 중 10곳이 넘는 병원이 병실을 폐쇄했다. 5곳은 아예 문을 닫았고, 3∼4곳은 입원 병실을 모두 폐쇄했다"고 아동병원이 직면한 심각한 상황을 전했다.

"앞으로 많은 아동병원이 타이틀을 포기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곳만 몇 군데 된다. 아동병원에서 '아동'을 빼고, 일반진료를 보는 병원이 이미 나오고 있고, 앞으로 더욱 확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공의 모집 미달에 대해서도 "미래가 없는데, 누가 지원하겠나? 아동병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본수가 만으로도 병원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 아이도 낳지 않는다. 정부와 보험당국이 손놓고 있으니 소아외과, 소아비뇨의학과, 소아정형외과 등 세부전공 역시 사라지고 있다. 아이들의 안전망과 생명권이 무너지고 있다"고 했다.

#5. 아이를 진료할 수 있는 병의원이 사라진다!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A소아청소년과 출입문 앞에 폐업 안내문이 붙어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A소아청소년과 출입문 앞에 폐업 안내문이 붙어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이르면 올가을부터 아이들은 아파도 갈 병원이 없어질 것이다. 의료취약지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서 근무 중인 B교수(소아청소년과)는 소청과 세부·분과 전문가가 점점 사라지고 있음을 짚으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교수는 "소청과는 운영할수록 병원에서 적자를 보는 구조다. 이에 대부분의 병원에서 스텝을 잘 안 뽑는다. 우리병원만 해도 소화기 영양이나 내과, 내시경 등 소청과 관련 영역을 전부 교수 한 명이 감당하고 있다"며 "쉽게 말해 1인 1분과 운영이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적은 인력이 세부 전공에 관련 없이 모든 과를 감당하고 있다는 것. 전임의나 전공의를 구하지 못해 '당직'으로 빈자리를 메꾸고 있다는 현실도 전했다.

B교수는 "응급실, 중환자실, 병동 운영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소청과 전공의를 유지할 수 없어 철수한 병원도 많다"면서 "지방병원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중환자실을 운영할 인력이 없으니 전공의 빈자리를 스텝들이 당직을 서고 있다. 모두가 번아웃될 때까지 언제까지 돌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호소했다.

"각 세분과를 전공할 전문가가 사라져 간다. 이는 의료체계의 한 축이 붕괴된다는 의미다. 수가가 너무도 낮은 현실에서 기부나 정부의 지원 없이는 버틸 재간이 없다".

허탈한 목소리로 B교수는 소아의료체계의 붕괴를 경고했다.

#6. "우리 아인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요?"

지난 5월. 또 경기도 용인에 있는 C소아청소년과의원이 문을 닫았다.

해당 지역 맘카페에는 의원 문 앞에 붙은 '그동안 성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내문 사진이 게시됐다.

맘카페 회원들은 "소아과가 갈 곳이 점점 없어진다", "소아과들이 다 어려운가보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또 다른 곳을 알아봐야되겠다", "이젠 어디로 가야하나"라며 동네 소청과의원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짚은 댓글들도 눈에 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요양기관 개·폐업 현황> 통계를 살펴보면 최근 5년간 소청과 의원급 폐업은 2016년 107곳, 2017년 125곳, 2018년 121곳, 2019년 98곳, 2020년 154곳에 달했다. 2020년에는 처음으로 개원보다 폐업이 많은 역전 현상을 보였다.

#7. "더이상 미룰 수 없어...소아청소년과 CPR 필요하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2019년 1분기 대비 2020년 1분기(1~3월) 소아청소년과 진료비와 내원일수가 각각 27.5%, 23.2% 급감했다. 2019년 3분기 대비 2020년 3분기의 소아청소년과 내원 일수는 44.9% 감소했고, 요양급여 비용도 5,664억에서 3,411억으로 39.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혜란 대한의사협회 사회참여이사(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는 소아청소년과를 살리기 위한 '심폐소생술(Cardiopulmonary Resuscitation:CPR)'이 필요하다고 절박한 입장을 전했다.

양혜란 이사는 대한의사협회 '소아청소년과 정책 개선 특별위원회(위원장 은백린·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이사장)' 간사를 맡고 있다. 의협은 진료 인프라 붕괴 위기에 직면한 소아청소년과를 살리겠다며 지난달 소청과 특위를 구성했다.

양 이사는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 죽어가는 환자를 살리는 것처럼, 소청과에도 수가 개편을 비롯해 당장 여러 시도가 필요하다"면서 "현재 소아청소년과 진료체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가 개편은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에 8가지 정책을 제안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당장 아동이나 청소년을 케어할 전문가를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들을 위해 제대로 된 상담, 진료, 교육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제안에서 여러 제도 개선 방안을 함께 제시했다"면서 "정부의 의료정책에 소청과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단기적인 처치부터 우선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소아청소년과 병의원 도산·전공의 미달...아동청소년 진료병원 사라져

최근 몇 년간 헤드라인을 장식한 '소아청소년과 위기' 관련 기사 제목들이다. 전문가와 언론의 계속된 지적에도 정부의 지원대책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지난 5월 24일 의협 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소청과 CPR을 위한 정책 건의안이 보건복지부에 전달됐다.

정책 건의안에는 소아청소년 진료수가 체계 개편, 교육상담료 신설 등 그간 소청과 학회와 의사회 등이 제시한 대안을 집대성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청과 전문가들이 일본에서 시행하고 있는 소아청소년과 별도 수가를 지속해서 언급한 만큼 이번 건의안에 담았을 가능성도 크다.

소청과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이젠 정말 사망 직전"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절박한 심정을 담은 정책 건의안 대해 정부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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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2021-06-21 19:18:08
당장 전공의, 펠로 지원자가 없네요..

소나타 2021-06-24 16:08:24
저기요 소아과는 지금 CPR 친지 3시간은 지났어요. 소생 불가.
그냥 소아과 전공의 1년에 50명이면 충분해요.
작년 소아과 전공의 지원 인원 50명 정도인데 딱 적절

의사123 2021-06-24 08:19:10
다 죽었는데 CPR을 치면 무슨 의미가 있지?

당연하지 2021-06-24 13:47:52
지금 같은 시국에 소청과를 어떻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