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전공의 환경' 바뀔까?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전공의 환경' 바뀔까?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9.08.16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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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 증거자료 있어도 공개하기 "부담스럽다"
이승우 회장 "위에서부터의 문화개선 노력이 더 중요"
(사진=pixabay) ⓒ의협신문
(사진=pixabay) ⓒ의협신문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7월 16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해당 법은 2018년 2월 서울아산병원 고 박선욱 간호사 죽음을 계기로, 간호사들 사이의 괴롭힘을 뜻하는 '태움'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전격 추진됐다.

병원 내의 '괴롭힘' 주 타깃이 되는 건 간호사들 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6월, 연대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A교수가 전공의들에 폭언과 폭행을 한 일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전공의들은 겉으로 드러난 사건 외에도 전공의들을 향한 '폭언·폭행'은 비일비재하다고 말한다. 대전협은 "2015년에도 전공의에 대한 교수의 폭행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과연, 전공의들의 수련환경 개선에 효과가 있을까.

A전공의는 "너무 바빠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최근 시행됐는지도 몰랐다"고 하소연했다.

"전공의라는 교육생의 신분에서, 그런 법이 생겼다고 해서 크게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면서 "막상 괴롭힘을 당했다고 해도, 문제를 제기했을 때 돌아올 피해가 두려울 것 같다. 의사 사회는 넓고도 좁다고 들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전공의는 병원 내에서 교육을 받는 입장이다. 지도 교수의 폭언이나 폭행 등 부당한 대우가 있더라도, 수련 기간 동안 이를 고발하는 데는 큰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B전공의는 "폭행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술실에서 욕설을 듣는 것은 거의 일상생활"이라며 "실제로 수술실은 생명을 다루는 장소라는 개념이 크게 다가와, 생명을 살리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폭언이나 폭행 등은 묵인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카리스마 있다는 평가를 듣기도 한다"고 말했다.

"괴롭힘 금지법이 처음 나왔을 때, 주변 전공의들과 우리도 고발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농담삼아 이야기한 적은 있다"며 "하지만 이를 진지하게 우리 상황에 적용하자는 목소리는 없었다. 심한 폭행이 아니라면, 이 법을 적용하려는 전공의는 아마 아무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공의들 스스로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효과에 대해 물음표를 그리고 있다는 것.

이승우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등 폭언·폭행에 대해 고발할 수 있는 근거가 하나 더 생긴 것은 환영할 일"이라며 "하지만, 전공의 입장에선 이를 공개하기 부담스러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모든 전공의의 상황을 알 순 없지만, 주변 전공의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을 때, 해당 법이 생겼다고 해서 체감할 수 있는 어떤 조치나 변화는 없어 보인다"면서 "병원 자체적인 홍보나 개선 노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진단했다.

이승우 대전협회장은 "그동안은 폭행 사실을 신고해도, 전공의를 설득하거나 회유해 아무런 조치 없이 사건을 마무리하려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괴롭힘 금지법과 같은 법안 마련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생각했을 때,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짚었다.

"문화가 바뀌기 위해선 무엇보다 '위에서부터'의 개선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한 이승우 회장은 "지도교수나 수련병원 스스로가 개선하려는 노력과 함께 사회적으로도 전공의에 대한 폭언·폭행의 경각심을 계속 강조한다면, 법안보다도 더 큰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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