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 감염 위험 연구 "신뢰성 의문"
기저귀 감염 위험 연구 "신뢰성 의문"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19.07.1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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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아닌 의료폐기물 뒤섞여 있는 중간처분업체서 시료 채집
요양병원협회 "폐기물공제조합 연구...대조군·선행연구도 없어"
환경부는 지난 6월 26일 요양병원 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는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의료폐기물 지정소각시설은 전국적으로 13곳에 불과, 처리 물량을 초과하면서 수거·운반 업체가 의료폐기물을 쌓아둘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을 늘려야 하지만 주민 반대에 직면했다. 감염 우려가 없는 기저귀만이라도 일반폐기물로 분류하자는 대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진=pixabay]
환경부는 지난 6월 26일 요양병원 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는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의료폐기물 지정소각시설은 전국적으로 13곳에 불과, 처리 물량을 초과하면서 수거·운반 업체가 의료폐기물을 쌓아둘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을 늘려야 하지만 주민 반대에 직면했다. 감염 우려가 없는 기저귀만이라도 일반폐기물로 분류하자는 대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진=pixabay]

한국의료폐기물공제조합(폐기물공제조합)이 요양병원에서 배출하는 일회용 기저귀를 일반폐기물로 전환해선 안된다며 근거로 제시한 중간 연구보고에 치명적인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료 채집부터 오류가 있고, 대조군과 선행 연구 조차 없어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것.

폐기물공제조합은 10일 서울녹색환경지원센터(연구책임자 이재영·서울시립대 교수/위탁연구책임자 김성환·단국대 교수)에 의뢰, 전국 105곳 요양병원에서 배출한 일회용 기저귀를 조사한 결과 97곳에서 감염성균이 검출됐다는 중간 연구보고 결과를 발표했다. 폐기물공제조합은 의료폐기물 수집·운반 업체와 소각장 운영자 등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폐기물공제조합은 중간 연구결과를 인용, 105곳 요양병원에서 배출한 기저귀 중 폐렴구균 80개, 폐렴균 18개, 녹농균 19개가, 대장균 69개, 부생성포도상구균 55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74곳 요양병원 기저귀에서 각종 화농성 염증과 패혈증 등을 초래할 수 있는 황색포도상구균은 검출됐다는 게 중간 연구보고의 요지. 

의폐공제조합은 중간 연구보고를 근거로 제시하며 요양병원에서 배출하는 일회용 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일반폐기물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환경부의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요양병원협회는 11일 "환경부 개정안은 감염 우려가 낮은 치매·만성질환자가 배출하는 기저귀를 일반폐기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라며 "감염병으로 요양병원 격리실에 입원한 환자의 기저귀는 대상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요양병원협회는 "중간 연구보고를 살펴보면 연구에 필수적인 비교대조군이 없다.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면서 "일반 병실에 있는 환자에서 나온 기저귀와 일반인의 대소변에서 나온 시료를 비교분석해 비감염병 질환자가 배출한 기저귀를 일반폐기물로 전환하는 게 타당한지 여부를 판단해야 함에도 이런 대조군과 관련한 연구가 전무하고, 선행연구조차 언급하지 않았다"고 연구설계부터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특히 연구자들이 시료를 확보한 장소가 요양병원 일반 병실이 아닌 의료폐기물이 뒤섞여 있는 중간처분 업체라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자들은 8개 의료폐기물 중간처분 업체를 방문, 총 105개의 기저귀 시료를 채집했다고 보고했다.

요양병원협회는 "요양병원 일반 병실에 있는 환자들의 기저귀에서 시료를 확보해 감염성·전염성·위해성 연구를 진행해야 함에도 연구자들은 의료폐기물 수거업체를 방문해 기저귀를 채집했다"며 "기저귀가 격리실 환자의 것인지, 일반병실 환자에서 나온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감염내과 전문의들은 "일반인의 대변에서도 대장 장내세균이 100여종, 개체 수로는 100조개 이상의 유익균과 유해균이 상존할 수 있어 단순히 균이 발견된 사실만으로 감염성을 단정할 수 없고, 임상적 질환과 연관해서 봐야 한다"며 "비감염성환자의 기저귀에서 감염성균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해 타인에게 감염성균을 전파한다거나 위험하다고 판단할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조언했다.

감염내과 전문의들은 "중간 연구보고에서 언급한 폐렴균·황색포도상구균 등은 건강한 사람도 보유하고 있는 '상재균'"이라며 "상재균을 감염 위험인자로 간주하면 일반인의 대변까지 의료폐기물로 분류해 소각 처리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손덕현 대한요양병원협회장은 "인플루엔자·반코마이신내성황색포도알균(VRSA)·반코마이신내성장알균(VRE) 등 감염병 환자들이 배출하는 기저귀는 의료폐기물로 소각처리하고, 이와 무관한 비감염성 기저귀에 한해 일반폐기물로 분류하자는 것"이라며 "일본·캐나다·미국 등에서도 감염성이 없는 일반환자의 기저귀는 의료폐기물이 아닌 일반폐기물로 처리하고 있다. 국민이 감염에 노출될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의료법 시행규칙에는 요양병원 입원대상으로 ▲노인성 질환자 ▲만성질환자 ▲외과적 수술 후 또는 상해 후 회복기간에 있는 자를 규정하고 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한 감염병환자·감염병 의사환자 또는 병원체보유자 등은 입원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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