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시설 소각 허용으로 의료폐기물 대란 모면?
다른 시설 소각 허용으로 의료폐기물 대란 모면?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8.07.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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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20일 의료폐기물 소각 시설 확대 예고
의료폐기물 '급증' 미봉책보다 근본대책 필요

감염 위험이나 위해성 정도가 가장 낮은 '일반의료폐기물'을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이 아닌 지정폐기물 소각장이나 사업장 일반폐기물 소각시설에서 폐기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현재 전국 13개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은 대부분 소각처리 능력을 넘어선 상황이다. 처리 못 한 의료폐기물이 쌓이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지난 20일부터 8월 29일까지 일반의료폐기물을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이 아닌 곳에서 폐기할 수 있도록 하는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일반의료폐기물은 의료법상 '의료기관 중 입원실이 없는 의원, 치과의원, 한의원에서 발생하는 감염성이 적은 폐기물'이다.

예고된 '시행규칙 별표5'에 따르면 일반의료폐기물을 의료폐기물 이외의 '지정폐기물'이나 '사업장 일반폐기물' 소각시설로 반입해 소각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의료폐기물 처리시설의 처리용량 한계로 처분되지 못한 의료폐기물이 대상이다. 

매년 의료폐기물이 급증하고 있지만, 의료폐기물을 위탁 처리하는 소각시설은 전국적으로 13곳에 불과해 처리능력이 한계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14만 4000t이던 의료폐기물은 2017년 20만 7000t으로 44%가 늘었다. 의료이용량이 증가하고, 인구 고령화도 가속화돼 의료폐기물은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이같이 의료폐기물 배출량 증가세는 뚜렷하지만 2017년 기준 소각시설마다 '허가받은 처리용량 기준'의 115%를 처리하고 있어 적정기준을 넘어섰다.

최대 소각가능량을 기준으로 봐도 89% 수준이라 의료폐기물 대란이 우려된다.

지자체 등의 반대로 신규 폐기물 처리시설 건립이 쉽지 않은 데다 의료폐기물 처리시설은 일반폐기물 처리시설 건립보다 더 까다롭다.

현재 의료폐기물 처리시설은 수도권과 충청권에 3곳, 호남권에 2곳, 영남권에 5곳 등 13곳이 있다. 제주도에는 의료폐기물 소각장이 없어 육지에 있는 소각장으로 실어 날라야 하는 형편이다.

시행령이 개정되면 일단 의료폐기물 대란은 급한 고비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환경부는 우선 2020년까지 2017년보다 의료폐기물을 20% 줄이겠다는 목표를 지난 6월 22일 발표했다.

의료폐기물과 함께 폐기되는 일반폐기물을 분리수거하도록 독려하고, 대형병원의 멸균시설 설치를 확대할 계획이다. 폐기물처리업 허가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병원계와 의료계는 일반폐기물뿐 아니라 요양병원 등에서 배출되는 감염 가능성이 낮은 기저귀와 같은 폐기물을 의료폐기물이 아닌 일반폐기물도 분류해 줄 것을 요청했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의료감염관리를 강화해 의료폐기물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며 "관련 부처간 협의를 통해 복잡한 의료폐기물 분류체계를 개선하고, 규제와 처벌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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