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예견된 인공혈관 사태…방관한 정부, 반성하라"
의협 "예견된 인공혈관 사태…방관한 정부, 반성하라"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9.03.1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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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사태 시작...학회·전문언론 문제 제기했지만 '외면'
"인공혈관 20개 긴급 공급 다행...하지만 근본 해결책 아냐"
대한의사협회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 ⓒ의협신문

'인공혈관 사태'가 이미 예견됐음에도 정부가 수술 중단을 비롯한 긴박한 문제가 발생할 때까지 방관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14일 "국민 생명을 방관한 정부는 반성하고,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정부의 무사안일식 대책을 비판했다.

인공혈관 사태는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치료재료 보험상한가 인하정책에서 비롯됐다. 계속적인 인공혈관 보험수가를 인하하자 국내에 인공혈관을 공급하고 있던 고어코리아가 2017년 2월 27일 한국시장에 제품공급을 종료키로 했다. 이로 인해 인공혈관을 사용해야 하는 '폰탄 수술' 등의 소아심장 수술 문제가 불거졌다. 2017년 9월 국내 고어사 측이 한국 시장을 철수했지만 인공혈관 재고분이 바닥나 수술 중단 위기가 닥칠 때까지 1년 반 동안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보건복지부 등 관련 공무원들은 고어사 측과 공식적인 연락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장수술 중단 문제는 선천성 심장병 환아의 어머니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인공혈관 공급을 호소하고,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화제가 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선천성 심장병인 저의 아이가 (폰탄)수술 받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제발...]이라는 사연이 올랐다. 청원 기간 마감은 31일까지다. ⓒ의협신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선천성 심장병인 저의 아이가 (폰탄)수술 받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제발...]이라는 사연이 올랐다. 청원 기간 마감은 31일까지다. ⓒ의협신문

사태가 공론화되자,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뒤늦게 고어 사와 연락, 11일 인공혈관 20개를 긴급 공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공급 중단 사태 해결을 위해 제조사를 방문·공급을 요청하고, 국제적 협력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만이다.

의협은 "인공혈관 긴급 공급 결정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된 정부의 방관을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전문학회가 문제의 심각성을 지속 제기했음에도 정부가 안일한 태도를 고수해 왔다고 날을 세웠다.

의협은 "인공혈관 사태는 이미 2017년 이전에 시작된 일이다. 인공혈관 제조사는 당시 외국에 비해 절반 이하의 공급 단가, 정부 기관의 경직된 업무처리 방식에 반발해 한국 시장에서의 철수를 통보했다"며 "2017년,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는 정부에 수차례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했다. 지속적인 문제 해결을 촉구했고, 언론 또한 이를 다루었다. 하지만 정부는 귀담아듣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안정적인 공급기반 마련을 위한 아무런 대책없이 민간업체와의 힘겨루기를 종료했다. 소아흉부외과 수술을 집도하는 병원에서 임시방편으로 많은 양의 인공혈관을 사두어 심각성이 드러나지 않았던 2년 동안, 정부는 문제를 방관했다"고 비판한 의협은 "정부는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재고가 소진되어 비상사태가 발생한 뒤에야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인공혈관이 필요한 소아 심장 수술의 건수는 국내에서 연간 50~150건 정도로 비교적 적다. 환자 생명에 필수적인 수술임을 생각했을 때, 정부가 최소한의 노력을 기울였다면 이번 인공혈관 사태는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대체할 수 없는 필수 치료재인 인공혈관 문제를 해결해야 했을 지난 2년간, 소아 심장병 환자를 위한 전문가들의 말에 귀를 닫았고, 예측되는 국민건강의 위협에 무사안일의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한 의협은 "비급여의 급여화, 일부 검증되지 않은 한방치료의 급여화 등에 막대한 재원을 투자했을 뿐"이라며 생명보다 한방 지원을 우선하는 모순적 의료제도에 문제를 제기했다.

의협은 "정부는 이번 인공혈관 사태의 원인이 정부 기관의 오판과 태만에 있음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해야 한다"며 "전문가의 의견에 귀 기울여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필수의료의 범주와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올바른 의료 정책의 수립을 통해 이번 인공혈관 사태와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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