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의료진 무죄받기 까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의료진 무죄받기 까지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02.21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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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의료진 7명 모두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금고형 구형 충격
재판부, "감염 부실 인정되지만 사망과 인과관계 입증 어렵다" 판단
ⓒ의협신문 김선경
ⓒ의협신문 김선경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에 연루된 7명 전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지질 영양 주사제를 분주하는 과정에서 의료인으로서 감염 관리에 대한 부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지질 영양 주사제에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감염되고, 이로 인해 환아들이 패혈증 증상을 보이다가 사망했다는 인과관계를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며 무죄를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재판부는 21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을 둘러싼 업무상 과실치사 사건에서 검찰의 구형을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은 신생아 중환자실을 담당한 조수진 교수와 P교수에게 금고 3년을, S교수와 수간호사에 금고 2년을, 전공의와 간호사 2명에게 금고 1년 6개월을 각각 구형했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은 2017년 12월 16일 발생했다.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환아 4명이 오후 9시 32분부터 오후 10시 53분까지 순차적으로 사망한 것.

사건이 발생하자 이대목동병원은 관할 보건소와 경찰 등 관계기관과 원인 파악에 나섰고, 질병관리본부도 대응팀을 병원에 파견, 역학조사를 실시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역학조사 과정에서 이번 사건 원인으로 감염이 의심되는 정황이 나왔다고 밝혔다. 신생아 3명의 혈액 배양검사에서 세균 감염 의심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신생아 사망 사건은 언론에 집중적으로 보도되면서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했다. 국회에서도 이 문제를 깊이 있게 다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017년 12월 19일 전체회의를 열어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너무 늑장 대응을 한 것이 아니냐고 질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의 혈액에서 검출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환아에게 투여된 지질 영양 주사제에서도 검출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018년 1월 12일 주사제 오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환아가 사망했다(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주사 취급 과정에 관여한 간호사 2명과 수간호사·전공의·주치의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수사 결과가 나오자 의료계는 분노했다. 열악한 신생아 중환자실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의료진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방향으로 수사를 진행했다는 것.

그래픽 / 윤세호기자 seho3 ⓒ의협신문
그래픽 / 윤세호기자 seho3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는 성명을 내고 "신생아 사망 사건은 예고된 참사였다"며 수사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대목동병원 요양급여비용 부당청구 현황 조사를 내세워 긴급 현지조사를 실시하고, 신생아 사망 시 신고 의무화, 위반 시 처벌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신생아 중환자실 안전관리 단기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사건을 병원의 책임과 의료진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모습을 보이자 의료계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신생아 중환자실의 운영 현실을 외면한 채 의료진이 감염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발생한 사건으로 비쳐서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2018년 1월 26일 성명을 통해 이대목동병원과 경찰청 수사를 대놓고 비판했다. 대전협은 "병원이 몇몇 교수 및 전공의, 간호사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면서 꼬리 자르기를 하고 있고, 경찰청도 강압적인 수사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도 힘을 보탰다. 소청과의사회는 "보건복지부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의료계의 강력한 비판이 잇따르자 이대목동병원은 뒤늦게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건이 일어난 지 3개월 여 만인 2018년 2월 8일 처음으로 신생아 사망에 대해 병원 책임을 인정하고, 유족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병원이 너무 늦게 국민과 유족에게 사과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피해 가지 못했다. 

경찰이 당직을 선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던 중 전공의를 참고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자 대전협은 '강압 수사'를 거듭 비판했다.

의협도 2018년 3월 5일 경찰이 신생아 중환자실 교수 2명을 추가로 입건키로 한 결정에 강력히 항의했다. 소청과의사회는 "경찰이 구둣발로 신생아 중환자실 수사를 해 감염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알 수 없게 됐다"며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고대전공의협의회도 전공의 강압 수사 중단을 촉구하며 시위에 동참했다.

의료계의 이런 요구에도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주치의 등 교수 2명과 수간호사·간호사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대한의사협회 새 회장에 당선된 최대집 당선인은 2018년 4월 1일 이대목동병원 교수 구속영장 청구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의료진 구속 영장 청구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벌이면서 의협 차원의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그러나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018년 4월 4일 의사 2명과 간호사 1명을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018년 4월 6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의료인 3명은 물론 나머지 4명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의협은 2018년 4월 8일 서울 광화문 앞에서 '문재인케어 저지와 중환자 생명권 보호대회'를 열고 경찰의 수사와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를 규탄했다.

의료계의 규탄 집회가 열린 5일 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이대목동병원 조수진 교수를 구속적부심서 석방을 결정했다. 

8차례 이어진 법원 공판에서는 신생아들의 사망 원인을 놓고 변호인 측과 검찰 측이 맞섰다. 

의료진 측 변호인들은 폐기물 통에서 수집한 검체를 인정할 수 없고, 방진복을 미착용한 경찰에 의한 오염 가능성을 제기했다. 유전자 표준검사 방법을 놓고도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소아감염병학회 전문가는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와 증거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질 영양 주사제의 분주 문제를 놓고도 공방이 계속됐다. 간호사 관리 및 감독에 대한 책임 문제도 나왔다.

2019년 1월 16일 마지막 공판에서 검찰은 이대목동병원 사태와 관련 의료진 7명 전원에게 금고형을 구형, 충격을 던졌다.

그러나 법원은 의료진이 감염 관리에 대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은 인정되지만, 지질 영양 주사제를 분주하고 주사하는 과정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감염되고, 이로 인해 환아가 패혈증으로 사망했다는 인과관계가 충분히 입증되지 못한다고 판단, 의료진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017년 12월 16일 발생한 신생아 사망 사건은 1년 2개월여 만에 1심 판결이 나왔지만 검찰 항소로 최종 확정 때까지 치열한 법정 공방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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