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 환아에 40도 온수 목욕 '안아키' 27일 선고
화상 환아에 40도 온수 목욕 '안아키' 27일 선고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8.07.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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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 이후 새 카페 개설 여전히 활동…회원 5440명 달해
의협 "정상 육아·올바른 의료 기회 박탈 '중범죄'" 비판
'<span class='searchWord'>안아키</span>(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카페 폐쇄 후 2017년 6월 20일 '<span class='searchWord'>안아키</span>(안전하고 건강하게 아이 키우기)'로 줄임말은 같은 카페가 개설됐다. ⓒ의협신문
'안아키(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카페 폐쇄 후 2017년 6월 20일 '안아키(안전하고 건강하게 아이 키우기)'로 줄임말은 같은 카페가 개설됐다. ⓒ의협신문

극단적 자연주의 육아와 의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요법을 공유하고 무허가 한방 소화제 등을 제조·판매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안아키(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 카페 운영자인 A한의사가 27일 대구지방법원 1심 재판대에 선다.

2017년 5월 16일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현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은 경찰청에 '안아키(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 카페 운영자인 A한의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했다.

A한의사는 2015년 12월부터 2017년 4월까지 410차례에 걸쳐 자신의 한의원과 안아키 카페에서 해독작용이 있다고 홍보하며 활성탄 숯가루를 개당 1만 4000원에 구입해 개당 2만 8000원에 489개를 판매하고, 2016년 4월부터 2017년 5월까지는 자택에서 창출·대황·귤피·신곡 등 9가지 한약재를 발효시킨 한방 소화제를 개당 3만 원에 549개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구지방검찰청 환경보건범죄전담부는 2월 5일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부정의약품 제조)'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A한의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A한의사는 논란이 커지자 '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안아키) 카페를 폐쇄했다가 2017년 6월 20일 '안전하고 건강하게 아이 키우기'(안아키)라는 카페를 만들었다. 24일 현재 회원 수는 5440명이다.

대구지검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조업 허가나 품목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약품을 만들어 판매한 데 대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형 및 제품가격의 2∼5배 상당의 벌금형을 부과할 수 있는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안아키' 카페는 ▲영·유아 필수예방접종'이 오히려 아이를 해친다 ▲영아의 감기를 '김 쐐기·발효식'으로 치료해야 한다 ▲화상 입은 아이는 40도의 온수로 목욕시켜 치유해야 한다 등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요법을 제공·공유해 논란을 일으켰다.

'안아키'식 치료법으로 피해를 입은 사례는 육아 정보를 공유하는 M커뮤니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안아키'식 요법을 따라했다가 아이가 피를 토하고, 종기가 심해졌다"는 사진과 사연이 눈길을 끈다.

"아이가 피를 토하기 전까지 '안아키'의 정보와 A한의사의 말을 맹신했다"는 B씨는 "A한의사와 카페에서 '맘닥터'라 불리는 이들의 단호한 상담과 카페 엄마 회원들의 순종적인 모습 등을 보면서 그들이 말하는 '자연치유'를 신뢰하게 됐다. 아이가 가벼운 감기에 걸렸을 때 카페의 조언대로 '김 쐐기'를 통해 아이의 증상이 호전되자 카페에 대한 큰 신뢰가 자리 잡았다"고 털어놨다. 

"아이가 다시 기침이 나면서 고열이 났지만 카페에서는 '기침은 원래 한 달 정도 간다. 한 달만 지나면 자연치유 된다, 김 쐐기와 각탕에 발효식으로 소화를 도와라' 등의 조언만 되풀이 했다"며 "'아이가 아플 때일수록 해독하면 빨리 호전된다'는 카페의 조언에 A한의사의 한의원까지 찾아가 그들이 말하는 '해독'을 했다"고 말했다.

"우리 아이는 갑상샘 호르몬 수치가 낮은 상태로 갑상샘 약을 복용 중"이라고 밝힌 B씨는 "한의원에서 '이 아이는 약을 먹여선 안 되는 아이'라며 갑상샘 약을 중단하고 보약을 먹일 것을 권했고, 나는 그것을 그대로 따랐다"면서 "이후 아이에게 설사와 겨드랑이 종기, 두드러기 반응이 나타나 상담했지만 카페에서는 이를 '명현현상'이라고 불렀다. 이러한 이상 반응을 생후 3주째 맞은 'BCG(결핵예방접종)'의 부작용이라고도 말했다"고 전했다.

"아이의 증상이 악화돼 A한의사의 한의원을 다시 찾아가자 긴 침으로 종기를 찌르는 시술까지 했다. 종기 속의 농은 치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B씨는 "안아키 카페에는 외부에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맹신이 존재한다"며 "지난날 어리석은 자신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또 다른 피해자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새로 개설된 '안아키'카페에 대한 걱정도 함께 남겼다.

2017년 9월 아동에게 백신을 접종시키지 않으면 부모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안아키방지법(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보건복지위에 상정된 이후 여전히 계류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비대면·면허 밖 의료가 이뤄지는 카페를 폐쇄할 권한이 없다"며 실효성 있는 제재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 역시 "과징금 부과 등 징계를 논의 중이지만 협회 차원에서 김씨나 카페를 직접 제재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심각한 상태의 피해제보들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한의협은 지난 달 'A씨가 불복했다'는 이유로 윤리위원회의 회원권리 정지 등 징계에 대해 '재심 중'이라고 밝히며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정성균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지 않은 치료행위는 아이들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중범죄"라면서 "부모들의 정상적인 육아를 방해하고, 아이들이 올바른 의료를 받을 기회를 박탈하는 행위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사회에 끼치는 해악 수준이 심해 '카페 개설·운영' 등 개인의 자유를 주장할 수 있는 선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법적·제도적으로 이와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받지 않은 안아키식 육아 정보와 요법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음에도 A한의사는 유사 안아키 카페를 개설, 버젓이 활동을 하고 있는 상태.

대구지방법원은 수많은 피해사례를 양산하며 사회적 물의를 빚은 '안아키'를 법적으로 다스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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