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결사적으로 반대해온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도입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추동력을 잃고 사라질 전망이다.

의료영리화, 일부 기업에 대한 특혜 의혹에도 꿋꿋하게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추진하던 보건복지부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부터 원격의료에 대한 언급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국회와 정부 부처 관계자들은 지난 24일 보건복지부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추진 계획이 제외됐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와 관련 국회 관계자는 "보건복지부 업무보고 내용에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내용이 빠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 입장에서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와 맞지 않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 더불어민주당은 원격의료를 의료영리화 정책의 하나로 판단해 강하게 반대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의료영리화 전면 재고를 공약으로 내세웠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보건복지부가 먼저 원격의료 이야기를 꺼낼 처지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나아가 "정부 부처 입장에서는 새로 바뀐 정권의 공약에 맞춰 업무계획을 세워 보고할 수밖에 없다. 만일 보건복지부 업무보고 내용에 원격의료 관련 내용이 있었다면, 의료인 간 원격의료와 의료취약지에서 제한적으로 보조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정도였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모 전직 보건복지부 고위공무원도 같은 분석을 내놨다. 그는 "박근혜 정권이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강력히 추진할 때 역시 보건복지부의 입장은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10여 년의 시범사업을 하고도 원격의료 추진 필요성에 대한 확신이 없었지만, 대통령과 청와대의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정권이 바뀌면 바뀐 정권의 정책 기조에 따라 정책 추진 여부와 우선순위가 바뀌기 마련이며, 해당 부처 공무원들은 그에 따라 실행방안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현재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도입 관련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 중"이라면서 "법안 심사 과정에서 보건복지부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은 업무보고 내용 함구령을 핑계로 원격의료 관련 사항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