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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 '약점' 알게 된 병원들, 나아질 것"

"중환자실 '약점' 알게 된 병원들, 나아질 것"

  • 박소영 기자 syp8038@daum.net
  • 승인 2016.12.20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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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때 단 12곳만 1등급...중환자실 적정성평가 2차 평가 곧 시작
이규덕 심평원 평가위원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역할 고민해야"

지난 5월 중환자실 적정성평가 결과가 첫 공개됐다. 전국 266개 대상기관 중 1등급은 고작 12곳. 내로라하는 상급종합병원들도 대부분 2등급에 머물며 체면을 구겼고, 종합병원들의 80% 이상이 3등급 이하로 가히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 이규덕 심평원 평가위원 ⓒ의협신문 박소영
곧 시행될 2차 평가에서는 좀 나아질 수 있을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9일 서울 및 경기권역을 대상으로 제2차 중환자실 적정성평가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이규덕 심평원 평가위원은 본지와 만나 "1차 평가 이후로 병원들은 자신들의 약점을 알게 됐다. 2차 평가 때는 많이 나아질 것"이라 전망했다. 다음은 이 위원과의 일문일답.

평가지표가 1차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너무 변화가 크면 어떤 점이 좋아졌는지 모른다. 수준이 오를 때까지는 그대로 밀고 나가야 한다. 1차 평가 때는 1등급 병원이 12개밖에 없었다. 지난번 평가로 상종에서는 많은 준비가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 2차 평가 때는 적어도, 상종에서는 많이 올라올 것으로 생각한다.

중환자실 사망률은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모니터링 지표다. 감염률도 마찬가지다
지표 중증도 보정이 이뤄져야 하는 지표들인데, 그렇다면 사망률 조사를 1년 내내 해야 한다. 상종과 종병에 따라 사망률이 다를 수도 있고, 제대로 해서 사망률이 높을 수도, 엉터리로 해서 낮을 수도 있다. 감염률이 높다고 해서 나쁘고, 낮다고 해서 좋은 병원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중환자라도 중증도는 다르기에 아직 이 점들은 평가가 어렵다.

영상의학과와 핵의학과 등 7개 과는 전담전문의에서 빠졌다
2차 평가에서는 전담전문의를 '환자 증상을 진단하고 치료방법 결정하는 진료과 전문의'로 정의를 명확히 내렸다. 항의한 과들도 있었다. 하지만 가령, 영상의학과가 전담전문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나? 아니다. 할 수 있는 과는 정해져 있다. 그 사람들이 전담전문의 교육을 받고 전담해야 그 역할을 할 수 있어 내린 결정이다.

현재 수행 유무만 평가하는 감염관련 번들 지표는 향후 어떤 방향으로 진행할 건가?
지금으로써는 감염관련 번들을 수행하는 병원이 많지 않다. 대학병원 몇 개 정도만 한다고 알고 있다. 이번 수행 유무 평가는 감염관리와 관련해 해당 병원에서 뭘 하는지를 알아보는, 현황 파악 차원이다. 안 한다고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2차 평가 끝나고 자료가 확보되면 그 이후에 구체적인 계획을 논할 것이다.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문화에 개선이 필요하다면?
현재로써는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개념이 정착돼 있지 않다. 중환자실에 근무하던 중간에 외래를 보다가, 몇 개월 단위로 외래로 로테이션된다. 또 '내가 입원시켰으니 내가 주치의'라는 개념이 강하다. 중환자실과 병실을 오가는 관계보다는, 가능한 중환자실에 전념해야 한다.

외국에서는 전담전문의가 중환자 입원도, 퇴원도 시킨다. 그런데 우리나라 중환자실 중에는 사망률이 최고 60%인 곳도 있었다. 진짜 중환자라기보다는 곧 돌아가실 분이 들어간 것이다. 중환자실은 사람을 살리는 곳이지 임종을 지키려고 만드는 곳이 아니다. 외국에서는 '이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돌볼 환자가 아니니, 데리고 가'라고 하기도 한다. 전담전문의의 역할에 대한 병원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

가령 중환자실에서 환자 처치에 대한 주요 결정을 하고 병실로 올려보내면, 병실 주치의가 주요 처치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환자가 산다. 외국에서도 이렇게 했더니 사망률이 굉장히 줄어들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를 위해 감염관련 번들도 조사하고 여러 준비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력과 인프라 지표를 두고 종병들의 원성이 대단하다
어려움은 알고 있다. 그러나 평가다운 평가를 해야 병원이 바뀐다. 외국에서는 간호사 1명이 돌보는 환자가 1명 혹은 2명이다. 일대일이 이뤄지는 것이다. 우리도 여기까지는 노력해야 한다. 이번부터 의사, 간호사, 시설장비의 표준화점수를 공개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객관적으로 도출되는 항목들은 이렇게 맞추라고 공개하는 것이다.

종병들은 수가도 낮은데 상종으로 뺏긴다고 아우성이다
모든 중환자가 빅5로만 몰리는 건 아니다. 환자가 가까운 데로도 가야지 항상 멀리 갈 수는 없다. 뇌졸중이나 심장발작도 일단 가까운 병원으로 가라고 하지 않나. 지역에서도 갈 만한 1∼2등급 병원을 만든 후 4∼5등급은 정부지원으로 끌어올리는 순서가 돼야 맞다. 물론 종병에 정부지원은 필요하다.

중환자실 적정성평가 관련해서 개선이 더 필요하다면?
정부에서 중환자실 청구를 따로 하도록 해야 한다. 똑같은 처치라도 중환자실은 굉장히 급하게 한 것이다. 환자가 죽고사는 문제다. 수가를 올려줘야 병원도 따로 청구할 것 아닌가. 정부에서는 급하게 처리하는 정책이 많은데, 전체를 보고 큰 틀에서 해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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