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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쉬운데?' 한의사 대표의 '안전불감증'
'이렇게 쉬운데?' 한의사 대표의 '안전불감증'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6.01.1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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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청희 의협 부회장 "이정도는 괜찮겠지...우려스러워"
"의협은 밥그릇 싸움 아닌 국민 건강 위해 싸우는 것"

한의사 대표의 불법 현대의료기기 공개시연과 '오진'이 연일 언론 도마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필건 한의협회장의 공개시연은 한의사도 현대의료기기를 얼마든지 잘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의도였으나 오히려 '사용해선 안된다'는 주장에 힘을실어주는 역풍을 맞고 있다. 

김 회장은 시연에 참여한 29세 남성의 골밀도 측정값이 'T-score -4.4'라며 '골감소증'에 해당하고 '골수 보충약을 사용하면 된다'고 처방했다. 그러나 의학계는 T 수치가 마이너스 4.4 정도면 측정 오류 또는 매우 희귀하고 심각한 골다공증이고, 애초부터 50세 이하에선 T 값이 아닌 Z값을 적용해야 한다며 김 회장의 시연을 '엉터리'로 규정했다.

▲ 강청희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한의협회장의 예고된 '패착'은 우리나라 한의사들이 품고 있는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안전불감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게 의료계의 지적이다.

김 회장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기계에 갖다 대기만 하면 측정이 되고 수치가 나온다. 이게 무슨 어려운 내용이 있나.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렇게 쉬운것을 사용한다고 보건복지부가, 양의사협회가 한의사를 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청희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은 14일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나와 김 회장의 언행을 '안전불감증'이라고 진단했다.

강 부회장은 "한의사협회는 쉽게 말해 '돈을 벌기 위해 이 정도 기기는 사용해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에 만연된 안전불감증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의료기기를 한의사가 잘못 사용해 결과값을 잘못 해석하고, 그릇된 판단으로 환자 치료시기를 놓쳐 파생되는 위험성이 큰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주장에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도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강 부회장은 "정부가 의료를 경제논리·산업논리로 바라보고 일자리 창출, 국부 창출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한의사로 하여금 잘못된 판단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면서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해서 생기는 모든 문제가 국민 안전에 위협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의협은 강력히 반대하고 정부와 싸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의료기기 사용 여부는 현행법상 면허에 의해 충분히 구분돼 있고 교육과 평가에 따른 기준에 의해 설정돼 있다. 면허체계는 업권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보다 전체적인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이것을 마치 잘못된 규제라며 없애겠다고 생각하는 정부의 정책방향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의료기기를 둘러싼 갈등은 의료계와 한방 사이의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강 부회장은 "현대의료기기 논란은 한의사들이 국민의 안전을 생각하지 않고 의료기를 써서 돈을 벌고 싶다, 의료기기 업자들을 위해 의료산업을 부흥시키고 싶다, 일자리를 창출시키고 싶다는 논리에서 나온 밥그릇 전쟁"이라며 "이 전쟁에서 의협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싸우는 것이지 의사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서 싸우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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