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동 경상남도의사회장 면담 "대화 못 나눌 정도"
검찰청·경찰청 잇따라 방문 "엄중 처벌해달라" 요청
환자 보호자로부터 무차별 폭행 당한 창원 S대학교 부속 병원 전공의 건강상태가 알려진 것보다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보도 직후 피해자인 지 모 전문의(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2년·34세)를 직접 면담한 박양동 경상남도의사회장은 5일 본지와 통화에서 "고막 파열로 전치 4주 진단을 받았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박 회장은 "계속해서 멍한 상태로 정신을 추스리지 못하고 있다. 말을 거의 못해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하다"며 안타까워 했다. 담당 의사의 소견도 전했다. 이어 "고막 치료는 약 4주 정도 걸리지만 정신과 치료는 언제 까지 받아야할지 모르는 상태다. 진료 복귀가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 회장은 4일 창원검찰청 마산지청을 방문해 가해자의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다. 박 회장은 서홍기 지청장을 만난 자리에서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의료인폭행방지법의 취지를 설명하고 의료인이 폭력행위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이유가 궁극적으로 환자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5일 오후에는 경상남도경찰청장을 만나 철저한 수사를 통해 가해자를 엄벌에 처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상남도의사회는 오는 9일 산하 시군구의사회장 연석회의를 열어 의료인폭행방지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각 지역 의사회를 통해 해당 지역 국회의원에게 전달할 것을 요청할 방침이다.
앞서 지 모 전문의는 최근 자신의 딸이 치료받은 경과에 불만을 품은 이 모씨로부터 병원내에서 수 차례 구타당했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의료계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의협은 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가해자의 엄격한 처벌과 의료인폭행방지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한편 현직 치과의사인 가해자의 관할 경남치과의사회는 4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이 모씨(39세·서울T치과)에 대한 대한치과의사회 윤리위원회의 징계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기로 결의했다.
박영민 경상남도치과의사회장은 "의사회도 충격을 많이 받았지만 치과의사회도 파장이 심각하다. 이 모 원장은 이번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치과의사의 명예를 심각하게 손상시켰다. 환자를 못보게 격리시켜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의료인단체의 자율징계권을 보건복지부에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