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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조건 수용 = 수가인상' 공식 언제까지?

'부대조건 수용 = 수가인상' 공식 언제까지?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4.05.29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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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수가협상서 '진료비 목표관리제' 제안
공급자 단체 "구체적 방법 없이 무조건 수용하라니"

 ▲내년도 수가 협상에 들어간 건보공단과 의약계 대표들. 맨 오른쪽이 최재욱 의협 상근부회장. ⓒ의협신문 김선경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단체와의 '2015 수가협상'이 중반을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공급자단체들이 공단의 부대조건 제시에 부정적인 의견을 전달했다. 비현실적이고 구체성이 없는 조건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26일 끝난 2차 협상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은 5개 의약단체에 '진료비 목표관리제' 도입을 제시하고, 3차협상전까지 의견을 제시하라고 요청했다.

지난해 수가협상에서는 공단이 부대조건 요구 포기선언을 한 것과 달리, 또 다시 부대조건을 내밀며 수가인상과 연결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공단은 지금까지 부대조건을 내걸고 협조를 약속하면 수가를 인상시켜 주고, 그렇지 않으면 일종의 패널티를 주는 방식을 관행처럼 진행해 왔다. 

실제로 2013년 수가협상에서 공단과 부대조건을 합의한 병협과 약사회는 각각 2.2%, 2.9%로 평년보다 다소 높은 수준의 수가인상률을 얻어냈다. 반면 의협에는 총액계약제와 성분명처방을 부대조건을 제시했으나 부대조건을 거부해 협상이 결렬됐으며, 결국 상대적으로 낮은 2.4%가 제시되기도 했다.

이번 협상에서 각 단체에 공통적으로 요구한 부대조건인 '진료비 목표 관리제'는 사실상 총액계약제를 의미하기 때문에 의료계가 수용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조건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진료비 목표관리제는 수가계약 시 보험자와 공급자가 가격과 양을 고려한 다음 연도 목표비를 합의하고, 이를 기준으로 내후년 환산지수를 결정하는 구조를 말한다. 이 방식을 도입하면 다음연도 실제 진료비가 목표진료비 보다 높으면 수가를 인하하고, 낮으면 수가를 인상하게 된다.

 ▲공단(왼쪽)과 의협측 협상단이 1차 수가협상 회의를 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공급자 단체 "무리한 부대조건 수용 불가" 원칙

공단이 제시한 부대조건에 대해 의협은 진료비 목표관리제가 의원급의 유형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철호 의협 협상단장(부회장)은 "진료비 목표관리제는 진료비 증가율이 급증하는데 고려를 해야 한다"며 "공단이 제시한 자료에서도 의원급 유형이 힘들다는 부분이 드러나고 있고, 의원급은 행위 증가율이 평균에 턱없이 못 미치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제 걸음마를 띤 아기에게 마라톤을 하라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면서 부대조건 반대입장을 건보공단측에 전달했다. 

이어 이 단장은 "병원급 유형은 대통령 공약에 따라 4대 중증질환과 3대비급여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환자쏠림현상과 진료비 증가가 명확하다"며 "의원급 유형은 이제 생존을 걱정할 지경에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인정하고 공단 재정운영위원회도 지속가능한 건강보험의 재정측면에서도 이 부분을 심각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미 10여년간 의원급 차등수가제를 시행하면서 1조원에 달하는 재정절감에 기여해온 만큼,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의협은 무리한 부대조건을 수용하지 않고 협상을 거쳐 합의를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대한병원협회 또한 부대조건을 배제하고 협상을 진행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병협 수가협상단 관계자는 최근 병원경영상태가 어려워 수가 인상분을 주장하고 있지만, 부대조건만큼은 제안하지도, 수용하지도 않겠다는 내부지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 지난 26일 열린 의협-공단 2차 수가협상 회의전 의협측 대표단들이 논의를 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단체끼리 눈치 작전 유도...공단의 '게임' 인가?

대한약사회는 이번 부대조건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도, 새로운 부대조건 제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영달 약사회 보험위원장은 "진료비 목표관리제는 약국에 실현가능성이 없다"며 "환산지수를 올릴 수 있는 방향의 부대조건이라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도 부대조건 제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공급자단체 협상 관계자는 "진료비 목표관리제에 대해 어떤 구체적인 얘기도 없었다. 언제 시행할지, 어떤 방법으로 진행될지 전혀 언급이 없었다"며 "무조건적으로 제안하고 시행여부를 묻는 상황에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런 구체적 수치도, 구체적인 방법도 없이 게임을 하자고 하니 협상을 진행하는데 답답하다"며 "무리하게 부대조건을 내걸고 결국 각 단체들마다 눈치작전을 펼치게 하는지 지켜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공단과 의약단체들은 29일부터 3차협상에 돌입하며, 3차협상에서 구체적인 수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수가협상 기한은 6월2일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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