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모지 다름없던 치매치료, 열매 일궈냈죠"

"불모지 다름없던 치매치료, 열매 일궈냈죠"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2.04.0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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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설희 이사장, 치매학회 10주년 소회 밝혀
200→2054명 회원 대폭 증가…대국민 홍보 강화 계획

▲ 한설희 이사장은 치매 발병시기를 5년 늦춘다면, 환자가 반으로 줄어들 거라며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협신문 이은빈
노인인구가 늘면서 치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억·언어·판단력 등 인지기능 감소로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특유의 증상 때문에 매스컴에서도 단골 메뉴로 등장하곤 한다.

그러나 십 수년 전만 해도 치매는 병이 아니었다는 게 의료계 안팎에서의 인식이다.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었거니와,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간주하고 방관하는 분위기 탓에 환자 가족만 남몰래 속을 앓았다.

대한치매학회가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1996년 소모임 형식의 연구회로 첫 발을 내딛어 2002년 정식 학회로 발족, 강산이 변한다는 세월을 지나오기까지 회원수는 200명 안쪽에서 2054명으로 10배 이상 껑충 뛰었다.

한설희 대한치매학회 이사장(건국의대 신경과)은 <의협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불모지에서 시작해 명실공히 국내 유수 학회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며 '산고를 겪으며 낳은 자식'에 학회를 비유했다.

"전국적으로 치매환자는 40만 명에 이릅니다. 노인인구 10 명 중 1명은 치매를 앓고 있다고 보면 돼요. 학회를 만들고, 정착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인식 때문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치매라는 학문 자체를 제도권 관심 안으로 들여온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치매는 노년층에서 5년 단위로 발병률이 두 배가 된다. 발병시기를 5년만 늦출 수 있게 되면, 환자는 반으로 줄어들 거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현재 화이자, 릴리 등 다국적제약사가 지원하는 치료제 개발 공동연구에서 대한치매학회는 주도적인 위치에 서 있다. 관련 프로젝트가 진행 될 때마다 연구 진행자로 초대 받는 등 한국에 대한 인식도 격상했다.

치매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학술적 성과도 중요하지만, 정부 차원의 지원과 협조도 뒤따라야 한다. 한 이사장은 치매환자를 국가에서 장애인으로 인정하고 각종 복지혜택을 줘야 한다고 했다.

▲학회 창립 10주년 기념 떡케이크.
"단기간 약물 치료로는 완치를 기대하기 힘든 질환이에요. 멀쩡히 걸어 다닌다고 해서 비장애인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무엇보다 치매환자는 이동하기가 불편하잖아요.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학회는 2015년 열리는 국제혈관인지장애학회(VAS-COG) 유치를 목표로 일본과 경쟁 중이다. 올해부터는 대국민 홍보 강화의 일환으로 올바른 인식개선 사업과 함께 치매환자들의 교통수단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추진할 예정이다.

3월 31일 열린 춘계학술대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친 한설희 이사장은 "정부에서 노인성 질환 관리 정책을 수립할 때 목소리를 내는 등 전문가로서 할 일이 많다"면서 "치매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차기 대한치매학회 이사장은 한일우 용인효자병원장, 회장은 최문성 부산메리놀병원 신경과장이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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