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PA 모시기? 간호법 시행 아직인데 채용관 '빼곡'

'너도나도' PA 모시기? 간호법 시행 아직인데 채용관 '빼곡'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4.09.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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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안 통과 2주일만, PA 간호사 모집글 봇물
현장은 이미 PA 업무 확장 "이런 업무까지 넘겨도 되나 싶어"

간호사 채용 사이트 중 하나인 N사이트에는 9월 10일 기준, PA 모집글이 총 69개 올라와 있었다. 해당 모집관은 최근 한 달 동안 크게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특히 간호법 제정 직후, 모집 글이 빠르게 업로드 되고 있는 모습이다. ⓒ의협신문
간호사 채용 사이트 중 하나인 N사이트에는 9월 10일 기준, PA 모집글이 총 69개 올라와 있었다. 해당 모집관은 최근 한 달 동안 크게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특히 간호법 제정 직후, 모집 글이 빠르게 업로드 되고 있는 모습이다. ⓒ의협신문

"PA 간호사 모집합니다"

간호법안이 보건의료단체의 반발을 뚫고 국회를 통과한 지 2주일. 제정안은 시행까지 대통령의 공포와 '9개월 경과' 절차만 남은 상태다. 남은 절차가 무색하게, 간호법안 통과를 기점으로 PA 모시기에 불이 붙은 정황이 포착됐다.

PA의 자격 부여 기준과 범위, 안전판, 책임소재 등을 전혀 정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PA 모집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는 것. 국민의 건강과 생명과 직결되는 의사 업무를 안전판 없이, 무분별한 위임 행위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의협신문]은 간호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8월 28일 이후 2주가 경과한 시점에서, 간호사 채용 사이트 중 하나인 N사이트를 확인해 봤다. 해당 사이트에서는 PA·SA 모집관을 따로 운영하고 있었다. 

9월 10일 기준, PA 모집글은 총 69개. 해당 모집관은 최근 한 달 동안 크게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특히 간호법 제정 직후, 모집 글이 빠르게 업로드 되고 있는 모습이다. 

PA 모집 카테고리에 올라온 총 69개의 채용글 중 52개가 최근 한 달 안에 올라온 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에서도 절반이 넘는 35개 모집글이 8월 28일 간호법이 제정된 이후 올라왔다.

문제는 아직 간호법안이 시행되지도 않았을뿐더러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간호법안은 PA 관련 체계를 전혀 정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범위·교육·자격 요건 미정 상태, 현장은 이미 PA 업무 확장 중 "이런 업무까지 넘겨도 되나 싶어"

이번에 국회를 넘은 '간호법안'에서 정한 것은 기한 뿐. PA의 자격 부여 기준과 범위, 안전판, 책임소재 등을 전혀 정리하지 못했다. 어떤 사람에게 어디까지의 업무를 부여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PA 제도화 근거는 간호법안 제12조와 제14조에 포함됐다. 

12조 2항에서는 진료지원인력(PA)를 가장 먼저 언급하고 있다. 여기에서 '병원급 의료기관 중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기관에서 환자의 진료 및 치료행위에 관한 의사의 전문적 판단이 있은 후에 의사의 일반적 지도와 위임에 근거해 진료지원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제14조는 진료지원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자격 요건을 정하고 있다. ▲전문간호사 자격을 보유하거나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임상경력 및 교육과정의 이수에 따른 자격을 보유하면 된다.

진료지원업무의 구체적 기준과 내용, 교육과정 운영기관의 지정·평가, 병원급 의료기관의 기준 및 절차·요건 준수에 관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PA가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어떤 교육을 받아야 할지, 그 교육은 어디에서 하고 누가 평가할 것인지, PA 업무 수행 가능 의료기관 지정 기준과 절차는 어떻게 될지를 모두 보건복지부에 넘긴 것이다.

PA 제도화는 공포 후 9개월 뒤 바로 시작된다. PA 교육과정 운영기관 지정과 평가는 법 시행 후 3년 이내 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시점부터 실시하도록 했다.

간호법안 통과 이후, 구체적인 업무·교육·관리 체계가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장은 이미 간호법안을 불법의 영역을 처벌하지 않는 '무적의 카드로' 쓰고 있는 양상이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서 근무 중인 A전문의는 10일 본지와의 대화에서 "간호법이 통과됐지만,  어떤 업무를 어떻게 나누는지 세부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 병원이나 과목마다 사정이 다르기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정리될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장에서는 추후에 정해질 업무 범위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A전문의는 "각 과의 필요에 따라 업무 범위를 분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사로서, 의사가 보기에 이런 업무까지 넘겨도 되나 싶은 일까지 분류되는 일도 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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