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우물 파는 외골수가 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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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3.0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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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의 길 성공의 길<9>

전문병원이 살아남는 법

언제부터인지 전문병원이란 칭호가 의사, 혹은 의료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물론이고 일반인의 입에서도 자연스럽게 나오기 시작하였다.

종합병원을 선호하고, 대형병원 및 유명한 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려는 환자들의 마음, 접근성이 용이하고 비용이 저렴한 1차 의원, 때로는 비용은 많이 들지만 이유도 모르게 왠지 신뢰가 간다고 생각되어 단순질환인데도 찾아가야만 하는 3차 대형 대학병원 사이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경영난에 허덕이는 2차 병원 이른 바중소병원에 대한 대책의 일환으로 최근 전문병원의 설립을 생각하고 실천으로 옮긴 병원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런 추세와 맞물려 정부에서도 전문병원에 대한 시범사업을 시행한 지도 벌써 3년째에 이르며, 전문병원의 향후 역할과 지역병원의 활성화를 통한 의료서비스제도의 개선을 목적으로 의료법이 개정되었다.

현재 전국의 전문병원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척추와 관련된 정형외과 혹은 신경외과 그리고 안과·항문외과등이 길게는 수십년전부터 혹은 최근 몇 년간 급작스럽게 전문병원으로 자리잡고, 대학병원과의 경쟁에서도 뒤떨어지지 않는 신임을 얻고 있다.

대학병원 못지 않은 전문병원 늘어나

최근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노인전문병원 및 요양병원을 이런 전문병원의 범주에 넣어야 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또한 제도가 낳은 기형적인 전문병원의 형태임은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전문병원이라고 반드시 앞날이 밝고, 생명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2차 병원 혹은 1차 의원들의 연합에 의해 전문병원으로 탈바꿈을 시도하기 전에 과연 어떤 질환을 중심으로 특화를 시킬 것인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현재까지(언제 바뀔지는 모르지만) 정부에서 고려하는 전문병원은 과별 전문병원과 질환별 전문병원을 모두 인정하고 있지만 광범위한 과별 전문병원이 언제까지 인정될지는 미지수다.

세분화된 분과전문의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여러 학회와 전문의들도 성이 차지 않아 '용한의사'를 찾기에 바쁜 대한민국 소비자(?)들의 요구에 의해 앞으로는 과별 전문병원 또한 특정질환에 한해서만 전문병원이 인정되지 않을 까 하는 생각도 드니 질환을 고려해서 전문병원을 정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란 생각은 피해의식의 산물인지도 모르겠다.

까다로운 대한민국 소비자 요구로 전문병원 세분화 가속화될 듯

그렇다면 과연 어떤 질환을 대상으로 전문화를 하고 특화를 시켜나가야 할까?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질환의 빈도가 높고, 비보험이 많은 분야의 질환을 다루는 것이 수익성과 지속성 모두를 고려할 때 가장 안전할 것이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다.

그러나 나름 대한민국 최초의, 물론 처음부터 의도했던 것은 아니고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치다보니 어느날 자연스럽게 안과전문병원이 되어버린 곳에서 근무하는 필자의 짧은 소견으로도 이런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즉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을 가지고, 또한 안일하게 정부의 지원을 믿고 전문병원을 만들어 투자를 하면 작금의 요양병원 사태와 같은 일이 발생할 것은 뻔한 일이고, 현재의 경제상황을 굳이 고려하지 않더라도 경기와 맞물리게 되면 또 다른 실패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전문병원 개원에 정부지원 만 믿다간 실패 뻔해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름대로 성공을 하였다고 평가를 받는 필자의 병원의 예를 들어보면 혹시 답을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김안과병원의 예를 들어보기로 하겠다.

김안과병원은 '영등포김안과'라는 이름으로 더욱 많이 알려져 있다. 김안과를 영등포에 개원한 1962년도에는 사대문 안, 그 중에서도 종로가 상권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이미 종로에는 공안과와 신안과란 유명한 안과가 있었고, 지금은 찾아보기가 어렵지만 의사들 역시 또한 상도(?)를 지켜야 했으므로 그것을 피해 개원할 장소를 찾아야만 했다.

그 당시 영등포는 지금의 강서구·양천구등을 포함하여 약 160만명의 인구가 있었으며, 영등포역은 지방에서 오는 사람들의 접근성이 아주 뛰어난 곳이었으므로 지금 생각해보아도 영등포에 둥지를 튼 것은 미래를 내다본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김안과병원 성공열쇠는 돈 쫓지 않고 '질병치료하는 병원'이미지 구축

설립자이신 김희수 현 건양의대 총장은 당시 미국에서 유학하며 국내에 없던 안과장비를 도입하여 진료를 시작하였으니, 국내에서는 들어보지 못한 최신장비에 대한 소문이 인터넷이 없던 당시에도 환자들의 입으로 전해져 더욱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안과를 개원하여 첫 몇 년간은 가족을 동원하여 수년간 손수 전단지를 만들어 영등포 일대 벽을 도배하였으니, 당시에 찾아오는 환자만 봐도 충분하던 의료계에 홍보란 개념을 도입한 흔치 않은 예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렇듯 개원장소의 선택, 최신장비 및 신기술과 홍보라는 세박자에 김희수 총장님의 근면함과 돈을 쫓지 않고, 질병을 치료하는 병원으로 환자를 가려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안과시장에 라식이란 수술법의 도입으로 저마다 돈되는 사업을 쫓고 있을 때도 묵묵히 망막이란 분야를 센터화시켜 질병을 보는 병원으로의 이미지를 굳힌 것이 김안과병원이 47년간 버텨온 가장 큰 힘이 아닌가 생각한다.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

만들기도 어렵지만, 일단 만든 후에는 초심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한 우물만 파는 우직함과 의사로서의 사명감, 모든 기업에게 요구되는 사회공헌이야말로 전문병원이 살아남는 가장 좋은 해답이란 생각이 든다.

▲ 김성주(건양의대 김안과병원장)
대한민국 최고의 의료경영과정으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는 AHP와 손잡고 의협신문이 8회에 걸쳐 의료경영 지상강좌를 펼친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는 의료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이전의 경영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살아남는 것이 지상과제가 됐다. 의료시장 개방·FTA 등 최근 급격히 변화하는 의료환경과 2008년 불어닥친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의료기관들의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기획을 마련한다.

약력 / ▲ 중소병원협의회 이사
        ▲ 대한안과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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