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의사도? '사직서' 내고 이탈 조짐 포착 

선배의사도? '사직서' 내고 이탈 조짐 포착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4.02.1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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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학과 신경외과 등 필수의료 진료과 전문의 사직서 등장
단체행동 후원금 지원·수련중도 포기의 채용 등 다양한 지원책도

의대정원 확대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반대하며 전공의, 전임의 등 젊은의사의 집단행동에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에서 실제 전문의들의 이탈도 속속 포착되고 있다. 정부 정책에 반대한다는 의견과 함께 사직서를 제출하는 의사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

2~3월 시기상 사직이 많은 철임을 감안하더라도 다른 의료기관으로의 이직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임상 현장에서 정부 정책에 반대한다는 이유를 담아 사직서를 제출하는 의료진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의 사직서가 온라인을 통해 공유되면서 그 파장이 확산될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 종합병원 신경외과 과장은 사직서를 제출하며 그 이유로 "필수의료 패키지와 의대정원 증원 문제를 접하면서 가슴 깊은 곳에 간직하던 의사로서의 자긍심이 바닥으로 추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생을 바쳐 이뤄낸 단 한 가지의 성과가 있다면 의사면허증, 전문의자격증"이라며 "이 소중한 것들이 국가 권력기관, 고위 관료들로부터 너무나도 쉽게 명령한다, 취소한다는 등으로 하찮게 여겨질 때 비참한 기분과 분노가 가슴속에서 터질 듯하다"고 썼다.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사상적인 충격이 해결될 때까지는 의사로서 직무를 도저히 수행하기 힘들다"는 토로도 담았다.

이보다 앞서 지방 한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도 이달까지만 근무하겠다며 사직서를 내고 대외적으로 공유했다. 그 역시 사직서에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확대와 허울뿐인 필수의료 패키지로는 더 이상 미래가 없다고 생각돼 개인적으로 사직한다"고 했다.

사실 의사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게 특별한 일은 아니다. 실제 2~3월은 사직과 이직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시기라는 게 정설. 다만, 여기서 주목할 점은 사직의 이유가 현재 정부 정책에 반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방 한 종합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주변을 보면 2020년 보다 반발심이 더 크다. 의사증원도 증원이지만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담긴 내용에 반발심이 특히 크다"라며 "필수의료과가 아닌 마이너 진료과는 제한하고, 인턴 수련 기간을 2년으로 늘리는 등 의료진을 부족한 필수의료로 몰기 위한 정책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입원전담전문의, 전임의 모두 들썩들썩하고 있다"라며 "사실 의사들 입장에서는 한두 달 수입이 없어도 버틸 수 있다. 조용한 사직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한 대형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역시 "응급의학과는 2~3월 100명 이상이 이동을 하는 철이다. 문제는 이들이 새로운 병원으로 이직을 하는 것인가인데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의사들의 마음에 상처가 나면 과연 이전만큼의 열과 성을 다해서 최선을 다할까. 의사들의 이탈이 가시화됐고 그런면에서 정부는 이미 진 것"이라고 일침 했다. 

젊은의사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사직' 움직임을 선배의사로서 적극 측면 지원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투쟁에 들어가는 비용 지원 의사가 압도적이다. 이미 2020년 집단행동 당시에도 대전협으로 후원이 쏟아져 현재도 수십억원이 투쟁기금 형태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외과 수련을 중도 포기한 의사도 환영한다며 일자리 보장을 약속하는 개원의도 등장했다. 

경기도 한 종합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는 "주변에는 전문의 월급 중 10%씩은 대한전공의협의회로 후원하자는 의견이 많다"라며 "2020년 같은 파급력은 보이지 않지만 동력이 훨씬 더 강력하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세라 대한외과의사회장은 최근 의사 커뮤니티 게시판에 '수련 중도 포기의 환영'이라는 글을 올렸다. 연차와 상관없이 외과 수련을 중도에 포기한 의사를 채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 이 회장도 정부가 발송한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 행정명령서를 받았다.

이 회장은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하기 전에 올린 글"이라며 "자발적이고 개별적인 생각에 올렸다. 문제가 있다면 법적 판단을 당당히 듣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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