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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진료 집단 거부, 위법이다vs아니다

비대면 진료 집단 거부, 위법이다vs아니다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3.12.1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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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협 산하 의사회 불참 움직임…복지부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
법조계 "집단행동 주도시 투표, 결의, 이행, 제제 단계별 검토 필요"

일선 개원가가 비대면진료 거부 움직임을 보이자 정부가 강하게 맞섰다. 대한개원의협의회 등 사업자 단체가 집단으로 '불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라며 엄중 조치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비대면진료 거부라는 집단적인 행동이 과연 법을 위반하는 것일까. 

과거 의료계가 정책을 거부하며 집단 행동을 보인 데 대한 대법원 판례를 살펴보면 '강제성'에 따라 유무죄가 갈렸다.

보건복지부는 18일 대한개원의협의회를 언급하며 "사업자단체가 회원을 대상으로 단체 차원의 불참을 요구하고 있다"라며 "이는 사실상 부당한 제한행위에 해당해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해 공정거래법 위반이라 판단되면 '시정명령, 과징금,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엄중한 단어도 들어 있었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보건복지부는 소아청소년과의사회의 달빛어린이병원 시범사업 정책 거부 사례를 예로 들었다. 2017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소청과의사회가 의사회원의 달빛어린이병원 사업 참여를 방해했다며 과징금 5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소청과의사회는 달빛어린이병원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사들에게 사업을 취소하도록 압력을 행사, 회원 자격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소청과 전문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업에 참여한 의사의 접속을 제한하고, 의사 정보를 공개해 비방 글을 작성하는 등 심리적 압박도 가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사업에 참여한 17곳의 의료기관 중 7곳이 사업을 취소했는데 5곳은 소청과의사회 영향을 받았다. 대법원은 "소청과의사회는 구성원이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말 것을 사실상 강요했다"라며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며 공정위 손을 들어줬다.

반면, 원격의료, 의료영리화 등 정부 정책을 반대하며 집단휴진을 주도했던 의협은 공정거래위원회에게 이겼다. 의협은 2014년 3월 10일 정부가 추진하던 의료영리화와 원격의료를 반대하며 집단휴진을 했다. 이에 공정위는 같은해 5월 의협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원을 부과했다.

당시 대법원은 의협 승소 판결을 내린 서울고등법원의 판단을 인정했는데 원심 재판부는 "의협이 휴업에 참여할지 구성사업자(회원)에게 직ㆍ간접적으로 강요하거나 휴업 불참으로 갈 불이익 또는 징계를 사전에 고지하지 않았다"라며 "사후에도 불이익이나 징계를 가했다고 볼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의협이 휴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것은 구성사업자들이 다수 의사에 따라 휴업실시 여부를 결정하고자 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며 "휴업결의ㆍ통지ㆍ권고 등의 행위는 공정거래법 제26조(대규모 내부거래의 이사회 의결 및 공시) 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법조계는 사적 단체가 모여 회원들에게 집단 행동을 주도할 때는 '강제성'이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전문 변호사는 "의사회나 협회의 집단 행동의 공정거래법 위반은 경우에 따라 다르다"라며 "회원에게 어떻게 안내고, 독려하며, 이행을 하지 않았을 때 어떤 제재가 있었는지 등 법적 다툼에 들어간다면 다양한 요소를 따져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도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모호한 표현을 썼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집단행동을 주도할 때는 투표, 결의, 이행, 제제 등 단계별로 강제성이 있는지, 위법적인 부분은 없는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가 언급한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앞서 "의료현장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고 수렴과정 조차 없었다"라며 "졸속행정에 일방적인 정책 추진"이라고 강하게 항의한 바 있다.

나아가 산하 개원의사회는 비대면진료 위험성을 회원들에게 적극 알리고 불참 또는 참여 시 주의를 당부하는 등 각자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확대시행되는 당일 '불참'을 선언하는 입장문을 냈는데 보다 강경한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시범사업 참여 의료기관 명단 공개등의 강수를 둔 것.

대개협은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을 거부하더라도 '합법적' 대응이 중요하다는 점을 주지시키는 내용의 공문을 산하단체에 발송한다는 방침이다. 

김동석 대개협 회장은 "과징금 처분 등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한 위험성과 신중한 법적 검토 후 집단 행동을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각 과 의사회에 보낼 것"이라면서도 "앞서 보건복지부와 가진 간담회에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관련 핫라인을 구축해 문제점이 있으면 논의하기로 했던 약속을 뒤로 하고 위법을 운운하는 정부는 유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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