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대생 절반 '지역 출신'에도 의료 불균형 여전?…"정주 여건 개선해야"

지방의대생 절반 '지역 출신'에도 의료 불균형 여전?…"정주 여건 개선해야"

  •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3.08.01 17:32
  • 댓글 3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3년 26개 지역 의대 합격자 2066명 중 1082명 '지역 인재 출신'
신현영 의원 "취약지 의사 인력 수급 실효성 있는 정책 절실"
의협 "충분한 보상·처우 개선 등 유인 기전 마련해 의사 지역 정착 유도해야"

제87회 의사국시 필기시험이 시작된 1월 5일 오전, 고사장인 서울 중랑구 서일대학교 앞에서 한양대 의대 학생들이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김선경기자] ⓒ의협신문
지난 1월 서울 중랑구 서일대학교 실시된 제87회 의사국시 필기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수험생들이 고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김선경기자] ⓒ의협신문

지역 의료 불균형 대안으로 제시된 지역인재특별전형으로 인해 지역 의과대학의 '지역 출신' 합격자가 올해 전체 합격자의 절반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계는 지역의료 불균형을 위해 근본적으로 근무환경 개선 등 의사들이 자연스럽게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8월 1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3년도 26개 지역 의대의 '지역 출신' 합격자 현황 통계를 공개했다. 

26개 지역 의대는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이외 지역에 위치한 26개의 의대로 강원권, 대구·경북권, 부산·울산·경남권, 제주권, 충청권, 호남권 등 6개 권역으로 구분된다.

26개 지역 의대 전체 합격자 2066명 중 52.4% 인 1082명이 '지역 출신' 합격자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전체 의대 정원 3058명의 35.4%에 해당되는 수치다.

2023년도에 지역 출신 학생이 해당 지역 의과대학에 입학한 비율은 부산대학교가 81.60%로 가장 높았으며, 동아대학교 (80.40%), 전남대학교 (77.20%), 조선대학교 (64.10%), 경상국립대학교 (63.30%)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26개 지역 의대 중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가톨릭관동대학교 등 강원권 2곳은 지역출신 합격자 비율이 각각 18.60%, 14.00% 로 의무비율 20% 를 채우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출신 합격자는 집계가 시작된 2018년 721명, 2019년 845명, 2020년 889명, 2021년 856명, 2022년 947명, 2023년 1082명 등 2015년 지역인재특별전형 제도 도입 이후 꾸준히 늘었다. 올해까지 6년간 26개 지역 의대 전체 합격자 1만 1741명 중 45.5% 인 5340명이 지역 출신으로 지역 의대에 합격했다.

지역인재특별전형은 지역 내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현상을 막고,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이 지역사회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특히, 지역 의료를 책임질 의사가 부족해지면서 지역인재특별전형은 의료서비스의 지역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지역인재특별전형이 실제로 지역 의료 불균형을 해소하는 실효성 있는 대안인지는 의문이 뒤따른다.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이 교육부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비수도권 의학계열 졸업자 가운데 근무지가 파악된 1만 3743명 중 43.1%(5923명)가 해당 지역을 떠나 서울·인천·경기 지역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난 5년 동안 자신이 졸업한 지역에 취업한 경우는 30.3%(4171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료계는 지역의료불균형 해소를 위해 지역의 열악한 진료 환경 등 근무 환경 개선을 강조하고 있다.

전라남도의사회는 "지역 내 필수 증증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필수 중증의료를 다룰 수 있는 전담 의료기관의 배치 편중성을 개선해 기본적인 접근성을 높이고, 기피과에 대한 지원을 늘려 중증을 담당하는 진료 과목 전문의 수를 늘리며, 교육·문화·주거 등의 주변 인프라 개선을 통해 중증 담당 의료진의 지역 정착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한 바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역 의료인력 공백을 막기 위해 의사 인력의 수도권·대도시 쏠림 등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며 "국가와 지자체의 강력한 행정적·재정적 지원 대책을 추진해 취약 지역에 각종 인프라 구축 및 충분한 보상, 처우 개선과 같은 유인 기전을 마련하고 지방에 다양한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국가적인 계획을 수립해 우수한 인재들이 자연스럽게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상황이 더욱 심각한 지방 및 의료취약지역의 필수의료 제공 인력에 대해 인건비 등을 지원해 취약지역에 필수의료 인력들이 충분히 유입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취약지의 필수의료가 붕괴되지 않도록 대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현영 의원 역시 "의료의 지역 격차가 심화되면서 취약지의 의사 인력 수급에 있어 실효성 있는 정책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지역 출신 의대생이 의사 면허와 전문의 취득 후 지역에 남아 공헌할 수 있는 기전이 작동하도록 의사양성 정책 초기 설계 단계에서부터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지역인재특별전형을 50%까지 확대할 의지를 보인만큼 지역인재전형이 취지에 맞게 지역 의료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장기적 추적 관찰 연구 또한 같이 진행돼야 한다"며 "지역 출신 의대생 선발에 이어 전공의 선발과 수련 과정까지도 지역에서 충분히 포용 가능하도록 정부가 적극 의료계와 소통하고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을 구현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