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말랑말랑 청소년의 뇌

[신간] 말랑말랑 청소년의 뇌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3.07.18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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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드 부에노 지음/이진아 옮김/원더박스 펴냄/1만 9800원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절제를 모르며 늘 뼈로통하다. 어른을 공경하지 않고 교육의 의미를 모르며 도덕성을 갖추지 못했다." (아리스토텔레스)

"요즘 젊은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어른을 공경하지 않고 부모님의 말씀을 거스른다. 법도를 무시하고 터무니없는 생각에 가득 차 반항적인 태도를 보인다. 도덕성이 무너지고 있다. 이들을 어찌해야 하는가?" (플라톤)

"젊은이와 아이는 가장 다루기 힘든 존재다. 친근하게 대하면 버릇없이 굴고, 거리를 두면 토라진다." (공자)

"젊은이들은 오만하다. 자기들끼리 자주 어울리며 스스로 대단하다고 착각한다." (프리드리히 니체)

그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다. 대부분의 어른들이 몇 번쯤은 내뱉었던 익숙한 말들이다.  

우리는 모두 청소년기라는 강력한 시기를 보냈지만, 어른이 되면 우리의 아이들을 이해하기 힘들다. 기성 세데의 청소년과 청년에 대한 비슷한 불만은 시대를 막론하고 늘 존재한다. 

많은 어른은 청소년과 청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고, 청소년과 청년은 어른들과 소통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것 같다. 

왜 그럴까. 

스페인의 생물학자이며, 유전학과 신경과학의 통섭을 연구해 온 다비드 부에노 전 옥스퍼드대 교수가 쓴 <말랑말랑 청소년의 뇌>가 우리글로 옮겨졌다. 

청소년기가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 알기 위해서는 그 이면의 생물학적 이유를 이해해야 한다. 그 모든 이유는 어떤 식으로든 뇌와 관련된다. 

이 책은 태아가 잉태되는 순간부터 성인기에 이를 때까지 뇌의 발달 모습을 다루며, 특히 청소년기 뇌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주목한다. 어떤 기관은 '과잉'이고, 어떤 기관은 '부족'하다. 그래서 그들의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책에서는 청소년기에 과도하게 활성화된 선조체와 성인에 비해 아직 완전치 않은 전전두피질을 중심으로 청소년기 행동의 특성을 촘촘히 살핀다. 

조절과 집행 기능을 하는 전전두피질은 10대 후반부터 시작해 20대 중반이 돼서야 비로소 성장한다. 반면에 청소년기에는 '보상'과 '쾌감'을 담당하는 선조체가 어른에 비해 과활성화 된다.

어른들이 이해하지 못하거나 쓸데없는 짓이라고 부르대는 일을 서슴없이 하는 이유는 때론 너무 활성화돼 있는 뇌의 부위, 아직 덜 발달된 뇌의 부위 때문이다.   

이 책은 뉴런과 뉴런의 연결망, 뇌의 가소성과 뉴런의 가지치기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유전자가 행동에 미치는 영향과 '후성유전 표지'를 포함한 유전자와 환경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또 감정과 감정의 의식적 조절, 뇌의 집행 기능이 어떻게 과제와 보상을 처리하는 지, 진화를 통해 어떻게 과거가 현재에 영향을 미치며 현재를 통해 청소년이 어떻게 미래를 만들어가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어른들은 왜 청소년을 이해하는 데 그리도 어려움을 겪으며, 어른의 뇌에서 과거 자신의 청소년기의 모습을 어떻게 바꿔 믿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저자는 "모든 청소년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단 하나의 해법은 없다. 이 책을 통해 인류 모두가 지나는 중요하고도 필연적인 청소년 시기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고자 한다"면서 "청소년기는 인간 고유의 시기이며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결정적인 시기다. 청소년과 우리 자신에 대한 이해가 조금이나마 깊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두 7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청소년기의 이유 ▲이유있는 반항: 지속적인 변화를 야기하는 뇌·뉴런·유전자 ▲청소년기의 생물학적 변화 ▲청소년 뇌 속 탐험 ▲동기부여·한계·위험: 청소년기의 위험하지만 근사한 삼중주 ▲청소년의 뇌는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 싶어할까? ▲어른들 또한 한 때 청소년이었다 등을 통해 잊혀졌던 자신의 청소년기를 되살리고, 곁에 있는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다가서게 한다(☎ 02-72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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