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이 열차 내 심정지 환자를 심폐소생술로 살려낸 일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지난해 11월 19일 오후 9시 서울역에서 울산으로 내려오는 KTX 열차에서 출발한지 3분만에 승객 한명이 갑자기 호흡곤란을 일으키며 쓰러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최욱진 울산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서울에서 열린 학회 참석 후 울산으로 가기 위해 열차를 탔으며, 기내방송에서 의료인을 찾는 방송을 듣고 환자에게 달려갔다.

최 교수는 즉시 가슴압박과 구강대구강인공호흡을 번갈아 시행하는 동시에 KTX열차내 자동제세동기를 가져올 것을 승무원에게 주문했다. 그는 부정맥유무를 확인하고 즉각 제세동기를 시행했다.

이후 빠른 의료기관으로 이송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가까운 광명역에 열차를 정차시키고 119 구급대로 가까운 응급센터로 이송할 것을 승무원에게 건의했다.

최 교수는 환자와 함께 하차해 구조대원과기관내삽관, 수동제세동기 적용 및 전문심장소생술을 시행하며 광명성애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했다.

이후 환자는 빠른 응급처치와 판단 덕분에 특별한 후유 장애없이 퇴원 후 회복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철도공사에서는 이런 선행에 감사장을 전하려 했지만, 병원 의료진에게 환자를 안전하게 인계 후 이름을 밝히지 않고 조용히 자리를 떠나 최 교수를 찾지 못했다.

그러다 당시 KTX에 있던 목격자가 미담사례를 전하며 뒤늦게 이 사실이 알려졌다. 한국철도공사는 19일 최 교수에게 감사편지와 감사장을 수여했다.

최 교수는 "환자가 건강을 회복 중이어서 다행"이라며 "응급의학과 전문의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어 그는 "이런 상황은 주위에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누구나 심폐소생술을 익혀둬야 한다"고 강조했다.